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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3. 靜躁稍分 昏明頓異 정조초분 혼명돈이

時當喧雜則平日所記憶者 시당훤잡즉평일소기억자 皆漫然忘去 개만연망거 境在淸寧則夙昔所遺忘者 경재청녕즉숙석소유망자 又恍爾現前 우황이현전 可見靜躁稍分昏明頓異也 가견정조초분혼명돈이야 때가 시끄러우면 평소 기억한 것은 모두 내키는 대로 잊어버리고 맑고 편안한 곳에 있으면 옛날 잊어버린 것도 또한, 갑자기 눈앞에 나타나네. 고요함과 시끄러움은 조금 다르며 어둠과 밝음도 갑자기 다름을 알 수 있네. 喧雜(훤잡) : 소리가 크고 요란하다, 왁자하다 漫然(만연) : 되는대로, 내키는 대로 境(경) : 곳, 장소, 상황 淸寧(청녕) : 마음이 탐욕이 없어 깨끗하고 편안함 《老子道德經(노자도덕경)》39.法本章(법본장)에 昔之得一者 석지득일자 天得一以淸 천득일이청 地得一以寧 지득일이녕 ...... 天無以淸 將恐裂 천무이청 장공렬..

264. 臥雲弄月 絶俗超塵 와운농월 절속초진

蘆花被下 臥雪眠雲 노화피하 와설면운 保全得一窩夜氣 보전득일와야기 竹葉杯中 吟風弄月 죽엽배중 음풍농월 躱離了萬丈紅塵 타리료만장홍진 갈대꽃 솜이불 아래 눈에 누워 구름 속에서 잠자면 둥지 하나로 밤의 좋은 기운을 온전히 지키리라 댓잎잔에 바람을 읊고 달을 보며 시를 짓노라면 벌겋게 치솟아 불거진 먼지 같은 속세를 피하리라! 蘆花(노화) : 갈대꽃 蘆花被는 갈대꽃 솜으로 만든 이불로 거칠고 질이 낮은 투박함을 말한다. 窩(와) : 움집, 둥지 一窩는 한 배, 한 우리를 일컫기도 한다 夜氣(야기) : 한밤에 자라는 좋은 기운, 맹자가 한 말로 모든 것이 잠든 밤이나 새벽의 청정하고 잡념없는 순수한 마음가짐을 말한다. 《맹자孟子,고자상告子上》편에 梏之反覆 곡지반복 則其夜氣不足以存 즉기야기부족이존 夜氣不足以存 야기..

265. 俗不及雅 淡反勝濃 속불급아 담반승농

袞冕行中著一藜杖的山人 곤면행중저일여장적산인 便增一段高風 변증일단고풍 漁樵路上著一袞衣的朝士 어초노상저일곤의적조사 轉添許多俗氣 전첨허다속기 周知 주지 濃不勝淡俗不如雅也 농불승담속불여아야 고관의 행차에 명아주지팡이를 든 은자가 나타나면 문득 한 단계 고상한 기풍을 더해준다. 낚시꾼과 나무꾼의 길에 곤의 입은 관료가 나타나면 오히려 매우 많은 속된 기운이 더해진다 두루 아는 것처럼 짙음은 맑음을 못 이기고 속됨은 청아함만 못함이다 袞冕(곤면) : 곤룡포와 면류관/고위 관료 곤룡포는 천자나 상공의 예복이며 면류관은 천자,제후,경,대부들이 쓴 예모다. 著(저) : 나타나다 藜杖(여장) : 명아주 줄기로 만든 지팡이 왕유의 시 에 安得舍羅網 拂衣辭世喧 안득사라망 불의사세훤 悠然策藜杖 歸向桃花源 유연책려장 귀향도화원 ..

266. 出世涉世 了心盡心 출세섭세 요심진심

出世之道即在涉世中 출세지도즉재섭세중 不必絶人以逃世 불필절인이도세 了心之功即在盡心內 요심지공즉재진심내 不必絶慾以灰心 불필절욕이회심 속세를 벗어날 방도는 세상 물정을 겪는 그 안에 있어 세상을 등지려 사람과 인연을 끊을 필요는 없다. 마음을 깨닫는 공력은 마음을 다하는 그 안에 있어 재와 같은 마음이고자 욕망을 끊을 필요는 없다. 出世(출세) : 불교, 속세를 떠나다, 출가하다 涉世(섭세) : 세상을 살아나감 涉은 겪다, 경험을 쌓다 逃世(도세) : 세상을 피해(避世) 벼슬 않고 은거함 후한말에서 서진초 학자 황보밀(皇甫謐,215-282)의 《고사전高士傳·노래자老萊子》에 老萊子者楚人也 當時世亂 노래자자초인야 당시세란 逃世耕於蒙山之陽 도세경어몽산지양 노래자는 초나라 사람이다, 당시 세상이 어지러워 세상을 등지..

267. 身放閑處 心在靜中 신방한처 심재정중

此身常放在閒處 차신상방재한처 榮辱得失 誰能差遣我 영욕득실 수능차견아 此心常安在靜中 차심상안재정중 是非利害 誰能瞞昧我 시비이해 수능만매아 이 몸을 늘 한가한 곳에 내버려 두는데 영욕과 득실로 누가 나를 내보낼 수 있겠는가? 이 마음을 늘 고요함 속에 편히 하는데 시비와 이해로 누가 나를 속여 넘길 수 있겠는가? 方(방) : 내버려 두다, 제 멋대로 하다 差遣(차견) : 사람을 시켜 보냄 瞞昧(만매) : 속여 넘기다(=瞞混만혼) 송나라 이후 금나라 동해원(董解元)의 에 甚不肯承當 심불긍승당 抵死諱定 저사휘정 只管廝瞞昧 지관시만매 只管廝咭啈 지관시길행 심히 받아들이지도 않고, 죽기로 물리치고 오로지 속여 넘기고, 오직 놀리기만 하네 라는 기록이 있다.

268. 雲中世界 靜裡乾坤 운중세계 정리건곤

竹籬下忽聞犬吠鷄鳴 죽리하홀문견폐계명 恍似雲中世界 황사운중세계 芸窓中雅聽蟬吟鴉噪 운창중아청선음아조 方知靜裡乾坤 방지정리건곤 대나무 울 아래 느닷없이 개 짖고 닭 울음 들리나 어슴푸레 구름 속 세상 같고 서재 안에서 매미와 갈까마귀 울음이 크게 들리나 바야흐로 고요함 속의 세계를 알겠네. 竹籬(죽리) : 대나무 울타리 恍(황) : 활홍하다, 멍하다, 어슴푸레하다 芸窓(운창) : 서책이 좀 먹는 것을 막으려 운초(芸草)를 사용한 데서 유래하여 서재를 멋스레 이르는 말이 되었다. 당나라 소항(蕭項)의 에 却對芸窓勤苦處 각대운창근고처 擧頭全是錦爲衣 거두전시금위의 부지런히 애썼던 서재창을 다시 마주하여 머리 들어보니 모두 비단으로 옷을 입었네 라는 구절이 있다. 雅(아) : 맑다, 우아하다, 크다 蟬吟(선음) : ..

269. 不希榮達 不畏權勢 불희영달 불외권세

我不希榮 아불희영 何憂乎利祿之香餌 하우호이록지향이 我不競進 아불경진 何畏乎仕官之危機 하외호사관지위기 나는 영화를 바라지 않는데 어찌 이익과 관록의 미끼를 걱정하겠는가? 나는 앞다퉈 싸우지 않는데 어찌 벼슬살이의 위기를 두려워하겠는가? 利祿(이록) : 이익과 관록 香餌(향이) : 냄새 좋은 미끼 사람의 마음을 유혹하는 재물 따위를 비유하는 말 서한의 환관(桓寬)의《염철론鹽鐵論·포현 褒賢》에 香餌非不美也 향이비불미야 龜龍聞而深藏 귀룡문이심장 鸞鳳見而高逝 난봉견이고서 미끼가 아름답지 않지는 않았으나 거북과 용이 듣고는 깊이 숨었고 난새와 봉황이 보고는 높이 날아갔네. 라는 구절이 있다. 競進(경진) : 서로 앞다투려 싸우다(=爭進) 《초사楚辭》에 衆皆競進以貪婪兮 중개경진이탐람혜 憑不厭乎求索 빙불염호구색 모두가..

270. 玩物喪志 借境調心 완물상지 차경조심

徜徉於山林泉石之間 상양어산림천석지간 而塵心漸息 이진심점식 夷猶於詩書圖畫之內 이유어시서도화지내 而俗氣潜消 이속기잠소 故君子 고군자 雖不玩物喪志 수불완물상지 亦常借境調心 역상차경조심 산 숲속 샘과 바위사이를 어슷거리니 속세의 마음이 점점 없어지네 시, 서, 화 속에 태연자약하니 속된 기운이 슬그머니 사라지네. 그런 까닭에 군자는 비록 사물에 푹 빠져 뜻을 잃지 않지만 늘 자연환경을 빌려 마음을 가다듬는다 徜徉(상양) : 힘없이 천천히(한가로이) 거닐다 塵心(진심) : 속세의 일에 더럽혀진 마음 漸息(점식) : 점점 그치다, 없어지다 夷猶(이유) : 태연자약하다, 주저하다, 머뭇거리다 俗氣(속기) : 속된 기운, 질리는 풍속(=俗臭) 潜消(잠소) : 슬그머니 사라지다 玩物(완물) : 경물을 감상하다/명사로 노..

271. 繁華之春 不若秋實 번화지춘 불약추실

春日氣象繁華 춘일기상번화 令人心神駘蕩 영인심신태탕 不若秋日 불약추일 雲白風淸 蘭芳桂馥 운백풍청 난방계복 水天一色 上下空明 수천일색 상하공명 使人神骨俱淸也 사인신골구청야 봄날 날씨는 벅적하고 화려하다. 사람의 마음을 늘어지고 좋게 만든다. 그러나 가을날만 못하다. 구름 희고 바람 맑으며 난초와 계수 향기롭고 물과 하늘이 한 색이며 위아래가 넓고 밝으니 사람의 마음과 몸을 모두 맑게 한다. 繁華(번화) : 번성하고 화려함, 선명하고 곱다 心神(심신) : 마음과 정신 駘蕩(태탕) : 자유분방하다, 제멋대로다, 화창하다 蘭芳(난방) : 난초의 그윽한 향기 桂馥(계복) : 계수나무 향기 蘭芳桂馥은 蘭薰桂馥(난훈계복), 桂馥蘭香(계복난향) 과 같은 말이며 은혜와 공로가 오래 전해짐을 이른다 空明(공명) : 공활하고..

272. 得詩眞趣 悟禪玄機 득시진취 오선현기

一字不識而有詩意者 일자불식이유시의자 得詩家眞趣 득시가진취 一偈不參而有禪味者 일게불참이유선미자 悟禪敎玄機 오선교현기 한 글자도 모르나 시의 맛을 가진 자는 시인의 참 멋을 얻고 하나의 게송도 모르나 선의 맛을 가진 자는 선교의 깊고 오묘한 이치를 깨닫네. 識(식) : (몸소 체득하여) 알다 詩意(시의) : 시의 뜻, 시정(詩情) 시적 정취 偈(게) : 게송(偈頌), 불시(佛詩), 가타(伽陀) 參(참) : (탐구하여) 깨닫다 玄機(현기) : 깊고 묘한 이치 《장자莊子》에 夫博之不必知 부박지불필지 辯之不必慧 변지불필혜 聖人以斷之矣 성인이단지의 무릇 많이 아는 자도 꼭 (도를) 알 지 못하고 말을 잘한다는 자도 꼭 슬기롭지는 않다. (그리하여) 성인은 그런 것을 끊어 버린 것이다. 라는 구절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