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근담(菜根譚)/후집

229. 世間廣狹 由于自造 세간광협 유우자조

허접떼기 2024. 3. 30. 16:24

흑룡강 출신 화가 모성(牟成,1942~)의 설월도(雪月圖)

歲月本長而者自 세월본장이망자자촉

天地本寬而者自 천지본관이비자자애

 

風花雪月本閒 풍화설월본한

勞攘者自 이로녕자자용

 

세월은 본디 길지만 바쁜 자가 스스로 다그치고

천지는 본디 너른데 속좁은 자가 스스로 좁다하네

 

바람과 꽃, 눈과 달은 본디 한가로운데

바삐 어수선한 자가 스스로 쓸데없이 번거롭네.

 

() : 서두르다, 바쁘다

() : 다그치다

() : 도량이 좁다, 천하다, 비열하다

() : 좁다, 협소하다

風花雪月(풍화설월) : 바람과 꽃과 눈속의 달

 성어로 문학 작품의 대상인 자연 경물임

 자구에 얽매여 내용이 빈약한 시문을 말함

 이 말이 처음 등장한 곳은

 송나라 소옹(邵雍,1012-1077)

  《伊川擊壤集序이천격양집서

  雖死生榮辱 轉戰于前 수사생영욕 전전우전

  曾未入于胸中증미입우흉중

  則何異四時風花雪月 즉하이사시풍화설월

  一過乎眼也 일과호안야

  죽고 사는 것 영예와 치욕이 앞에서 전전해도

  일찍이 마음속에 들어오지 않으니

  어찌 사계절 자연의 경물이

  눈 앞에서 다르게 휙 지나가겠는가?

  라 적은 기록에 있다.

勞攘(노녕) : 혼란스럽다, 초조하다, 바삐 일하다

  攘()은 어지럽다, 어수선하다라는 뜻이다.

  첫 출처는 주자와 그의 제자들의 문답을 적은

  《朱子語類주자어류67권에 있다.

 

  某近看易 모근간역

  見得聖人本無許多勞攘 견득성인본무허다로녕

  自是后世一向亂說 자시후세일향난설

  妄意增減 망의증감

  硬要作一說以强通其義 경요작일설의강통기의

 

  아무개가 근래 역경을 보고 

  성인이 본디 많이 어수선하지 않음을 알고

  요즘부터 줄곧 함부로 지껄이며

  뜻을 잃어버리고 늘리거나 줄여

  기어이 그 뜻을 억지로 전달하려 주장한다.

  기록이 있다.

 

() : 쓸데없이 많다, 바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