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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1. 眞不離幻 雅不離俗 진불리환 아불리속

金自鑛出 玉從石生 금자광출 옥종석생 非幻無以求眞 비환무이구진 道得酒中 仙遇花裡 도득주중 선우화리 雖雅不能離俗 수아불능이속 금은 쇳돌에서 옥은 돌에서 나온다. 변화 없이 참모습을 찾을 수 없다. 도는 술에서도 얻고 선인은 화류계에서도 만난다. 올바르다 할지라도 세속을 떠날 수는 없느니라. 鑛(광) : 쇳돌, 광석(鑛石), 광산(鑛山) 幻(환) : 변하다, 가공적이다. 眞(진) : 진면목, 참모습, 실물 花裡(화리) : 직역으로는 꽃 속이나 여색(여자와의 성적관계)이나 화류계를 말함 雅(아) : 바르다(雅正), 고상하다(高雅)

312. 凡俗差別 無須取捨 범속차별 무수취사

天地中萬物 천지중만물 人倫中萬情 인륜지만정 世界中萬事 세계중만사 以俗眼觀 紛紛各異 이속안관 분분각이 以道眼觀 種種是常 이도안관 종종시상 何煩分別 何用取捨 하번분별 하용취사 천지간의 모든 물체와 인간관계의 모든 감정과 세상의 모든 사정들은 속인의 눈으로 보면 분분하게 모두 다르나 도인의 눈으로 보면 갖가지가 한가지다. 어찌 번거롭게 나누며 왜 취하고 버리는가! 人倫(인륜) : 인간 생활, 인간 관계 俗眼(속안) : 속인의 평범한 견해 紛紛(분분) : 분분하다, 어수선하게 많다 種種(종종) : 갖가지, 여러 가지 常(상) : 항구불변의 일정한 것 煩(번) : 번거롭다, 성가시다, 답답하다

313. 被窩神酣 藜羹味足 피와신감 여갱미족

神酣布被窩中 신감포피와중 得天地沖和之氣 득천지충화지기 味足藜羹飯後 미족여갱반후 識人生澹泊之眞 식인생담박지진 베 이불 덮고 움집에서 푹 잘 수 있다면 천지간의 조화를 이루는 기운을 얻을 수 있고 명아주국에 밥이나마 맛나게 먹었다면 인생의 담박한 진미를 알리라. 酣(감) : ‘거나하게 취하다’가 본뜻이나 여기서는 숙면하다, 푹 자다를 말한다.(酣睡) 酣은 酣足으로 시원하고 통쾌한 만족을 말하고 酣暢은 감정이 충만하다, 酣邊은 흥취가 넘치다, 酣酣으로 경치가 너무 아름다울 때 쓴다 布被(포피) : 베 이불 布被瓦器(포피와기)는 검소한 생활을 말한다. 窩(와) : 움집, 굴 沖和(충화) : 성정이 부드럽고 온화하다 《도덕경道德經》42장(道化章)에 萬物負陰而抱陽 沖氣以爲和 만물부음이포양 충기이위화 만물은 음을 업..

314. 了心悟性 俗卽是僧 요심오성 속즉시승

纏脫只在自心 전탈지재자심 心了則屠肆糟店居然淨土 심료즉도사조점거연정토 不然 불연 縱一琴一鶴一花一卉 종일금일학일화일훼 嗜好雖淸魔障終在 기호수청마장종재 語云 어운 能休塵境爲眞境 능휴진경위진경 未了僧家是俗家 미료승가시속가 信夫 신부 얽매임과 벗어남은 그저 자기 마음에 있는 것! 깨달으면 푸줏간이나 주막이라도 정토에 사는 것! 그러하지 않으면 설사 거문고 하나 학 한 마리 꽃 하나 풀 하나라도 즐겨함이 맑다 한들 끝내 악마의 방해가 있으리라 이런 말이 있다 능히 속세를 참다운 지경으로 기릴 수 있고 깨닫지 못하면 절간도 속세의 집인 것이라고, 믿을만 하도다 纏脫(전탈) : 얽매임과 해탈 了(료) : 끝내다, 깨닫다 屠肆(도사) : 푸줏간 糟店(조점) : 주점 淨土(정토) : 극락세계, 서방정토 縱(종) : 설령 ..

315. 萬慮都損 一眞自得 만려도손 일진자득

斗室中萬慮都損 두실중만려도손 說甚畵棟飛雲珠簾捲雨 설심화동비운주렴권우 三杯後一眞自得 삼배후일진자득 唯知素琴橫月短笛吟風 수지소금횡월단적음풍 썩 작은 방 안에서도 온 시름이 모두 덜어지는데 ‘단청한 마룻대는 구름을 날고 주렴은 비를 둘둘 마네’ 라는 말은 지나치네. 석 잔 후 하나의 진리가 절로 얻어지며 질박한 거문고 소리가 달빛을 가로지르고 짧은 피리 소리도 바람을 읊음을 누가 알리오! 斗室(두실) : 아주 작은 방 說甚(설심) : 말(說)이 지나치다(甚) 棟(동) : 마룻대, 용마루 밑에 서까래가 걸리게 된 도리 珠簾(주렴) : 구슬 등으로 물건을 꿰 만든 발 捲(권) : 둘둘 말다 畵棟飛雲 珠簾捲雨는 요절한 천재시인 왕발(王勃,647-674)의 에 나오는 싯구에서 따왔다. 왕발의 시는 이렇다 滕王高閣臨江..

316. 天性未枯 機神觸事 천성미고 기신촉사

萬籟寂寥中忽聞一鳥弄聲 만뢰적요중홀문일조농성 便喚起許多幽趣 변환기허다유취 萬卉摧剝後 忽見一枝擢秀 만훼최박후 홀견일지탁수 便觸動無限生機 변촉동무한생기 可見性天未常枯槁 가견생천미상고고 機神最宜觸發 기신최의촉발 온갖 소리 고요한 중에 문득 한 마리 새 울음이 들려 곧 허다하고 그윽한 풍치를 불러일으키네 온갖 초목이 쓰러진 뒤 문득 한 가지 홀로 빼어나 보니 문득 무한한 생명의 기틀을 자극하여 건드렸네. 천성은 일찍이 메말라 시든 적 없음을 볼 수 있고 현묘한 기미가 가장 알맞게 촉발되었음을 볼 수 있네. 萬籟(만뢰) : 자연에서 일어나는 여러 가지 소리 萬籟俱寂(만뢰구적) - 아무 소리 없이 잠잠하여 고요함 寂寥(막료) : 고요하다, 적적하고 쓸쓸함 忽(홀) : 느닷없이, 문득 弄聲(농성) : (짐승) 울음소리..

317. 善操身心 收防自如 선조신심 수방자여

白氏云 백씨운 不如放身心 冥然任天造 불여방신심 명연임천조 晁氏云 조씨운 不如收身心 凝然歸寂定 불여수신심 응연귀적정 放者流爲猖狂 방자유위창광 收者入於枯寂 수자입어고적 唯善操身心的 유선조신심적 欛柄在手 파병재수 收放自如 부방자여 백거이가 말했다. 몸과 맘을 내버려 두고 묵묵히 하늘의 조화에 맡기라고 조형은 말했다. 몸과 맘을 거두어 진중히 적정의 상태로 돌아가라고 내버려 둔다는 것은 떠돌다 미쳐 날뛰게 됨이고 거둬들인다는 것은 맛이 없고 적막할 따름이라 오로지 몸과 마음을 잘 다루는 이야말로 손에 근본을 쥐고 자유자재로 거둬들이거나 내버려 두거나 하느니라. 白氏(백씨) : 백거이(白居易,772-846) 백거이의 의 시에 나오는 구절이다. 沈憂竟何益 只自勞懷抱 침우경하익 지자노회포 깊은 근심은 끝내 얼마나 쌓..

318. 自然人心 融和一體 자연인심 융화일체

當雪夜月天心境便爾澄徹 당설야월천심경변이징철 遇春風和氣意界亦自冲融 우춘풍화기의계역자충융 造化人心混合無間 조화인심혼합무간 눈 내린 밤 달빛이 나타나니 심경이 곧 아주 맑아지고 봄바람에 따스해지니 정취도 절로 부드럽고 평안하네. 대자연의 조화와 사람 마음이 한 데 섞여 틈이 없네. 月天(월천) : 월천자(인도신화 달의 신 찬드라Candra) 여기서는 달, 달빛이다(=月光, 月亮) 便(변) : 곧, 즉시, 바로 爾(이) : 이와 같다, 이러하다 澄徹(징철) : 맑고 투명하다, 아주 맑다 意界(의계) : 문학작품에 표현된 경지, 경계, 정취 청대 조익(趙翼,1727-1814)의 《후원거시後園居詩》에 顧獨少外營 意界轉栩栩 고독소외영 의계전허허 외딴 작은 외영을 돌아보면 정취는 오히려 생생했다. 는 싯구가 있다. 冲..

319. 文以拙進 道以拙成 문이졸진 도이졸성

文以拙進道以拙成 문이졸진도이졸성 一拙字有無限意味 일졸자유무한의미 如桃源犬吠桑間鷄鳴 여도원견폐상간계명 何等淳龐 하등순롱 至於寒潭之月古木之鴉 지어한담지월고목지아 工巧中便覺有衰颯氣象矣 공교중변각유쇠삽기상의 글은 서툴러야 나아지고 도는 모자라야 이룬다. 졸이란 한 글자는 무한의 뜻이 있다. 무릉도원에 개 짖고 뽕나무 사이 닭 운다고 하니 얼마나 순수하고 질박한가! 차디찬 못의 달과 고목의 갈까마귀를 말한다면 공교함 속에 되려 쇠잔한 날씨를 느끼게 된다! 拙(졸) : 서투르다, 꾸민 데가 없이 순수하다. 《도덕경 道德經》에 大成若缺 其用不弊 대성약결 기용불폐 大盈若沖 其用不窮 대영약충 기용불궁 大直若屈 대직약굴 大巧若拙 대교약눌 大辯若訥 대변약눌 靜勝躁 寒勝熱 정승조 한승열 淸靜爲天下正 청정위천하정 크게 이룸은 ..

320. 以我轉物 逍遙自在 이아전물 소요자재

以我轉物者 이아전물자 得固不喜失亦不憂 득고불희실역불우 大地盡屬逍遙 대지진속소요 以物役我者 이물역아자 逆固生憎順亦生愛 역소생증순역생애 一毛便生纏縛 일모변생전박 내가 물질을 부리는 자는 얻어도 본디 기쁘지 않고 잃어도 걱정하지 않는 법 넓고 큰 땅 모두 유유자적할 곳이네! 물질이 나를 부리는 자는 역경에는 원한이 생기고 순경에는 애착이 생기는 법 터럭 하나에도 다시 번뇌가 생겨나는 것이네! 轉(전) : 다루다, 부리다, 조종하다 物(물) : 사물, 물질, 자기와 상대적 개념의 환경 固(고) : 본디부터, 물론...거니와(固然) 大地(대지) : 하늘에 대한 땅. 天地라 적은 책도 있다 逍遙(소요) : 아무 구속을 받지 않다, 자유롭게 거닐다 자적하여 즐기다 逆(역) : 역경逆境, 불행한 처지 順(순) : 순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