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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1. 心無風濤 性有化育 심무풍도 성유화육

心地上無風濤 심지상무풍도 隨在皆靑山綠水 수재개청산녹수 性天中有化育 성천중유화육 觸處見魚躍鳶飛 촉처견어약연비 마음에 풍랑이 치지 않으면 곳곳마다 청산이요 녹수로다. 천성에 자연이 만물을 키우는 힘이 있으면 닥치는 곳마다 물고기 뛰고 솔개가 나는 모습 보네. 心地(심지) : 심지, 마음씨 風濤(풍도) : 바람과 큰 물결 =風浪 隨在(수재) : 이르는 곳마다, 처처(處處)에 性天(성천) : 천성 化育(화육) : 자연이 만물을 발육하다 《중용中庸》에 能盡物之性 능진물지성 則可以贊天地之化育 즉가이찬천지지화육 만물의 본성을 다할 수 있다면 천지의 만물발육을 밝힐 수 있다. 는 내용이 있다. 觸處(촉처) : 가서 닥치는 곳마다 魚躍鳶飛(어약연비)는 《시경》에 鳶飛戾天 魚躍于淵 연비려천 어약우연 솔개가 날아 하늘에 닿..

292. 自適其性 宜若平民 자적기성 의약평민

峨冠大帶之士 아관대대지사 一旦睹輕蓑小笠 일단도경사소립 飄飄然逸也 표표연일야 未必不動其咨嗟 미필부동기자차 높은 관에 큰 띠를 두른 선비도 잠시나마 가벼운 도롱이에 작은 삿갓을 쓰고 정처 없이 떠돌며 한가로운 이를 보게 되면 꼭 탄식에 흔들리지 않는다고 할 수 없다. 峨冠大帶(아관대박) : 높은 관에 큰 띠, 사대부의 복장으로 峨冠博帶아관박대와 같다 원나라 관한경(關漢卿,1234?-1300?)은 원곡(元曲)사대가의 수장격이다. 그가 지은 첫 절에 必定是峨冠博带一個名士大夫 틀림없이 높은 관에 너른 띠를 둘렀으니 일개 유명한 사대부이리라. 라는 대목이 나온다. 一旦(일단) : 일단, 잠시, 잠깐 睹(도) : 직접 보다. 목도(目睹)하다 蓑(사) : 도롱이(짚 따위로 만든 비옷) 笠(립) : 삿갓 飄飄(표표) :..

293. 魚得水游 鳥乘風飛 어득수유 조승풍비

魚得水逝 어득수서 而相忘乎水 이상망호수 鳥乘風飛 조승풍비 而不知有風 이부지유풍 識此可以超物累 식차가이초물루 可以樂天機 가이낙천기 물고기들은 물이 흘러 헤엄지지만 물에 있음을 서로 잊는다. 새는 바람을 타고 날지만 바람이 있음을 알지 못한다. 이를 인지한다면 가히 세상사 번민을 넘어서고 가히 하늘의 뜻을 즐길 수 있으리라. 逝(서) : 지나가다, 흐르다 相忘(상망) : 피차 서로 잊는다 《장자莊子》 에 泉涸 魚相與處於陸 천학 어상여처어륙 相呴以濕 相濡以沫 상구이습 상유이말 不若相忘於江湖 불약상망어강호 샘이 마르니 물고기들이 서로 뭍에 모여 서로 물기를 내뿜고 물거품으로 적시나 강과 호수에서 서로 잊고 사는 게 낫다네. 라는 구절이 있다. 識(식) : 경험에서 오는 앎. 物累(물루) : 외부관계로 주어진 번..

294. 盛衰何常 强弱安在 성쇠하상 강약안재

狐眠敗砌 호면패체 兎走荒臺 토주황대 盡是當年歌舞之地 진시당년가무지지 露冷黃花 노랭황화 煙迷衰草 연미쇠초 悉屬舊時爭戰之場 실속구시쟁전지장 盛衰何常 성쇠하상 强弱安在 강약안재 念此令人心灰 염차영인심회 여우가 무너진 섬돌에서 자고 토끼가 황폐한 누대를 뛰다니는데 모두 한창 때 노래하고 춤추던 곳이었다. 이슬이 국화를 얼게하고 연기가 시든 풀을 어지럽히는데 다 옛적 전쟁터였었다. 흥망성쇠가 어찌 변함없으랴! 강함과 약함이 어디에 존재하는가! 그걸 생각하면 사람으로 하여 맥빠지게 하노라! 敗砌(패체) : 무너진 섬돌 臺(대) : 높고 평평한 건축물/ 누대, 돈대 盡(진) : 전부, 모두 當年(당년) : 한창 때(전성기) 黃花(황화) : 국화의 다른 이름 衰草(쇠초) : 시든 풀 悉(실) : 다, 모두 常(상) :..

295. 寵辱不驚 去留無意 총욕불경 거류무의

寵辱不驚 총욕불경 閒看庭前花開花落 한간정전화개화락 去留無意 거류무의 漫隨天外雲卷雲舒 만수천외운권운서 굄을 받던 욕을 맞던 놀라지 않고 한가로이 뜰 앞 꽃이 피고 지는 걸 보며 떠남과 머묾에 마음 없이 멋대로 저 높은 곳 구름이 말리고 흩듯 맡기네 寵辱(총욕) : 굄을 받고 욕을 당함/총애와 모욕 閒(한) : 한가롭다 去留(거류) : 떠남과 머묾/죽음과 삶/ 漫(만) : 부사 멋대로/형용사 질펀하다 隨(수) : 맡기다, 좇다 天外(천외) : 매우 높고 먼 곳, 먼 하늘 저 밖 뜻밖의 것 卷(권) : 둥글게 휘말다, 돌돌 감아싸다 舒(서) : 흩어지다, 흩다 이 글은 진계유(陳繼儒,1558-1639)가 편찬했다는 에도 나온다

296. 飛蛾投燭 鴟鴞嗜鼠 비아투촉 치효기서

晴空朗月 청공낭월 何天不可翶翔 하천불가고상 而飛蛾獨投夜燭 이비아독투야촉 淸泉綠卉 청천녹훼 何物不可飮啄 하물불가음탁 而鴟鴞偏嗜腐鼠 이치효편기부서 噫!世之不爲飛蛾鴟鴞者 희!세지불위비아치효자 幾何人哉 기하인재 맑게 갠 하늘과 맑고 밝은 달! 하늘 어디인들 날아오를 수 못하랴마는 어찌 불나방 홀로 밤 등불로 몸을 던지는가! 맑은 샘과 푸른 초목! 어느 것인들 마시고 쪼아 먹지 못하랴마는 어찌 올빼미는 유난히 썩은 쥐를 즐기는가! 아! 세상에 불나방과 올빼미가 되지 않으려는 자 몇 사람이겠는가! 晴空(청공) : 맑게 갠 하늘(晴天,晴虛) 朗月(낭월) : 맑고 밝은 달 翶翔(고상) : 날아오르다 (≒飛騰) 飛蛾(비아) : 불나방, 여름 밤 불을 찾아 날아다님 啄(탁) : (먹이를) 쪼다 鴟鴞(치효) : 올빼미(와 ..

297. 就筏思舍 無事道人 취벌사사 무사도인

纔就筏便思舍筏 재취벌편사사벌 方是無事道人 방시무사도인 若騎驢又復覔驢 약기려우부멱려 終爲不了禪師 종위불료선사 이제 막 뗏목을 타고는 곧 뗏목을 버릴 생각하니 바야흐로 아무 걱정거리 없는 도인이다 나귀를 타고도 또 다시 나귀를 찾는다면 끝내는 깨닫지 못한 선사가 되고 만다. 纔(재) : 겨우, 이제 막 就(취) : (길을) 떠나다/ cf. 就航, 就船 筏(벌) : 뗏목 便(변) : 곧 舍(사) : 버리다(捨) 方是(방시) : 바야흐로 ...이다 無事(무사) : 걱정과 염려하지 않는, 무탈하다 騎驢(기려) : 나귀를 타다. 覔(멱) : 구하다, 찾다 騎驢覓驢(기려멱려)는 송나라 승려 도원(道原)의 《경덕전등록景德傳燈錄》28권에 誦經不見有無義 송경불견유무의 眞似騎驢更覓驢 진사기려갱멱려 불경을 외우며 뜻의 유무를..

298. 冷情當事 如湯消雪 냉정당사 여탕소설

權貴龍驤 권귀용양 英雄虎戰 영웅호전 以冷眼視之 이냉안시지 如蟻聚羶 여의취천 如蠅競血 여승경혈 是非蜂起 시비봉기 得失蝟興 득실위흥 以冷情當之 이냉정당지 如冶化金 여야화금 如湯消雪 여탕소설 권문귀족들이 용이 머리 쳐들 듯 날뛰고 영웅들이 호랑이처럼 싸움을 하니 차가운 눈초리로 그것을 보면 마치 개미가 누린내에 모이듯 마치 파리가 피 냄새를 다투는 듯하네. 시시비비가 벌떼처럼 일어나고 득실을 빽빽한 고슴도치 털처럼 따지니 냉정하게 그것을 마주보면 마치 용광로가 쇠를 녹이는 듯하고 마치 뜨거운 물로 눈을 없애버리는 듯하네. 驤(양) : 뛰다, 달리다, 머리를 쳐들다 용양호보龍驤虎步란 말이 있다. 용이 달리고 호랑이가 걷듯 위풍당당함이다. 冷眼(냉안) : 차가운 눈초리, 업신여겨 보는 눈 蟻(의) : 개미 羶(천..

299. 夷猶眞性 聖境自臻 이유진성 성경자진

羈鎖於物欲覺吾生之可哀 기쇄어물욕각오생지가애 夷猶於性眞覺吾生之可樂 이유어성진각오생지가락 知其可哀則塵情立破 지기가애즉진정입파 知其可樂則聖境自臻 지기가락즉성경자진 물욕에 얽매이면 내 삶이 불쌍하다 생각되고 본성에 머물면 내 삶이 기쁨임을 깨닫는다 불쌍함을 안다면 속된 생각은 곧 깨뜨려지고 기쁨을 안다면 성인의 경지에 절로 다다른다. 羈鎖(기쇄) : 얽매이다, 구속하다, 속박하다 백거이(白居易,772-846)의 시《견연犬鳶》에 上無羅弋憂 상무라익우 下無羈鎖牽 하무기쇄견 하늘의 연은 그물이나 주살의 걱정 없고 땅의 개는 고삐나 사슬로 끌려 다니지 않네 라는 싯구에서 보인다. 夷猶(이유) : 유유자적하다(=夷由), 침착하다 차마 떠나지 못하다(留戀), 계속 머무르다(=留連) 夷는 ‘걸터앉다’의 뜻이 있다. 굴원(屈..

300. 胸無物慾 眼自空明 흉무물욕 안자공명

胸中旣無半點物慾 흉중기무반점 已如雪消爐焰氷消日 이여설소노염빙소일 眼前自有一段空明 안전자유일단공명 時見月在靑天影在波 시견월재청천영재파 가슴 속에 한치의 물욕도 없다면 번뇌는 화로 위 눈과 햇볕의 얼음처럼 사라지고 눈앞에 어느 정도의 공활한 밝음이 있다면 푸른 하늘에 뜬 달과 물결 위 그림자 늘상 보리라 半點(반점) : 지극히 적은, 한치의 爐焰(노염) : 화로 불꽃 一段(일단) : 어느 정도, 일정한 공간 《소학小學》에 終身讓畔 不失一段 종신양반 불실일단 ‘죽을 때까지 밭두둑을 양보할지라도 한 단보를 잃지 않을 것이다.’라는 글이 있다. 중국과 한국의 과거 면적 호칭은 달랐다. 1단보(段步)는 300평으로 우리의 단어고 중국은 사방 6척(尺)을 1보(步) 100보(步)를 1묘(畝) 100묘(畝)가 1단(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