白氏云 백씨운
不如放身心 冥然任天造 불여방신심 명연임천조
晁氏云 조씨운
不如收身心 凝然歸寂定 불여수신심 응연귀적정
放者流爲猖狂 방자유위창광
收者入於枯寂 수자입어고적
唯善操身心的 유선조신심적
欛柄在手 파병재수
收放自如 부방자여
백거이가 말했다.
몸과 맘을 내버려 두고 묵묵히 하늘의 조화에 맡기라고
조형은 말했다.
몸과 맘을 거두어 진중히 적정의 상태로 돌아가라고
내버려 둔다는 것은 떠돌다 미쳐 날뛰게 됨이고
거둬들인다는 것은 맛이 없고 적막할 따름이라
오로지 몸과 마음을 잘 다루는 이야말로
손에 근본을 쥐고
자유자재로 거둬들이거나 내버려 두거나 하느니라.
白氏(백씨) : 백거이(白居易,772-846)
백거이의 <수하首夏>의 시에 나오는 구절이다.
沈憂竟何益 只自勞懷抱 침우경하익 지자노회포
깊은 근심은 끝내 얼마나 쌓일까?
그저 혼자 회포에 애쓰는구나!
라는 구절 뒤에 적은 싯구다.
不如(불여) : ...만 못하다, ...하는 것이 낫다
《맹자孟子》 <공손축하公孫丑下>에
天時不如地利 地利不如人和 천시불여지리 지리불여인화
하늘의 때는 지리의 이로움만 못하고
지리의 이로움은 사람의 화합만 못하다는 말이다
放(방) : 놓다, 내버려 두다
冥然(명연) : 묵묵히, 조용히
天造(천조) : 하늘의 조화, 하늘의 창조
晁氏(조씨) : 북송대 학자 조형(晁逈,951-1034)
사후 문원공(文元公)이란 불린 조형은 나이 40이 되어 벼슬길에 오르고 결혼도 하였다. 유해섬(劉海蟾)에게 도를 배워 양생술에 능했고 후에 불교의 교리를 배웠다 한다.
일찍이 백낙천(백거이)의 글이 확 트이고 활달하여 시원하게 해준다고 좋아하였다고 한다
조형이 백거이가 쓴 위 시에 빗대 쓴
<의백락천시擬白樂天詩>에 나오는 싯구를 적었다.
多圖果何益 只自芳奔競 다도과하익 지자방분경
많은 그림은 과연 얼마나 늘었습니까?
다만 스스로 향기를 내며 뛰어다닙니까?
奔競은 지지않으려 뛰다니거나 출세를 위해 분주함을 이른다.
이 싯구 뒤에 위처럼 적어 시를 썼던 것이다.
晁氏를 조보지(晁補之,1053-1110)라 하는 다른 이의 해석도 있다. 견강부회牽强附會다.
收(수) : 거두어들이다, 간직하다
凝然(응연) : 단정하고 진중한 모양
寂定(적정) : 마음을 고요히 가라앉히고 한 곳에 집중하여 망상을 일으키지 않는 상태로 마음이 흐트러지지 않고 움직이지 않는 정신 상태를 말한다
현장(玄奘)의 《대당서역기大唐西域記》권8
<마갈타국(摩揭陀國)> 방문 기록에
釋種太子今在此中 初証佛果心凝寂定 四十九日未有所食
석가 종족 태자가 지금 막 불과(佛果)를 증거하여 마음이 적정(寂定)에 머물러 있고
49일 동안 아무 것도 먹지 못하였다
고 적었다
流(유,류) : 떠돌다
猖狂(창광) : 미친 듯 날뛰다
枯寂(고적) : 메마르고 쓸쓸하다
적막(寂寞)하고 무료(無聊)하다.
的(적) : 조사로 사람 또는 사물을 나타낸다.
예로 男的은 남자를 말한다. 그래서 的을 者로 적은 기록도 있다
欛(파) : 동사로 쥐다, 잡다
柄(병) : 자루, 근본, 권력
自如(자여) : 자유자재하다, 흔들리지 않다(自若)
'채근담(菜根譚) > 후집' 카테고리의 다른 글
315. 萬慮都損 一眞自得 만려도손 일진자득 (0) | 2023.12.12 |
---|---|
316. 天性未枯 機神觸事 천성미고 기신촉사 (0) | 2023.12.11 |
318. 自然人心 融和一體 자연인심 융화일체 (1) | 2023.12.11 |
319. 文以拙進 道以拙成 문이졸진 도이졸성 (1) | 2023.12.10 |
320. 以我轉物 逍遙自在 이아전물 소요자재 (0) | 2023.12.1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