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근담(菜根譚)/후집

313. 被窩神酣 藜羹味足 피와신감 여갱미족

허접떼기 2023. 12. 15. 13:45

백이숙제를 그린 이당(李唐)의 <채미도採薇圖>를 모방한 그림

酣布被窩신감포피와중

得天地沖和之氣 득천지충화지기

味足藜羹飯後 미족여갱반후

識人生澹泊之眞 식인생담박지진

베 이불 덮고 움집에서 푹 잘 수 있다면

천지간의 조화를 이루는 기운을 얻을 수 있고

명아주국에 밥이나마 맛나게 먹었다면

인생의 담박한 진미를 알리라.

 

() : ‘거나하게 취하다가 본뜻이나

 여기서는 숙면하다, 푹 자다를 말한다.(酣睡)

 酣酣足으로 시원하고 통쾌한 만족을 말하고

 酣暢은 감정이 충만하다, 酣邊은 흥취가 넘치다,

 酣酣으로 경치가 너무 아름다울 때 쓴다

布被(포피) : 베 이불

 布被瓦器(포피와기)는 검소한 생활을 말한다.

() : 움집,

沖和(충화) : 성정이 부드럽고 온화하다

 《도덕경道德經42(道化章)

萬物負陰而抱陽 沖氣以爲和 만물부음이포양 충기이위화

만물은 음을 업고 양을 껴안는다.

부딪치는 기운을 조화로 여긴다.

라는 글이 있다.

도덕경의 해석은 너무 많고 이질적인 견해가 상충한다.

는 빚을 지다, 짐 지다를 표현하기 위해 만든 글자다.

패하다, 저버리다의 뜻으로 확장되었다.

도덕경은 음과 양이 상반되지만 상호보충과 연결성을 가진다고 일관하고 있다.

은 부드럽다, 담백하다와 솟구치다, 상충하다로 상반 의미를 가진다. 중국어의 성조도 다르다.

도덕경에 나타난 (, 맞부딪치다)의 뜻으로 쓰였다고 본다.

는 합하여 沖和로 담백하고 화평함을 뜻하고

眞氣 (진기), 元氣(원기)를 아울러 뜻한다.

 

藜羹(여갱) : 명아주국, 보잘것없는 음식을 비유(粗食)

澹泊(담박) : 욕심이 없고 마음이 깨끗함(=淡泊)