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근담(菜根譚)/후집

319. 文以拙進 道以拙成 문이졸진 도이졸성

허접떼기 2023. 12. 10. 22:08

증국번(曾國藩,1811-1872)의 글씨

文以進道以拙成 문이졸진도이졸성

一拙字有無限意味 일졸자유무한의미

桃源犬吠桑間鷄鳴 여도원견폐상간계명

何等淳龐 하등순롱

至於寒潭之月古木之지어한담지월고목지아

工巧中便覺有衰颯氣象矣 공교중변각유쇠삽기상의

 

글은 서툴러야 나아지고 도는 모자라야 이룬다.

졸이란 한 글자는 무한의 뜻이 있다.

무릉도원에 개 짖고 뽕나무 사이 닭 운다고 하니

얼마나 순수하고 질박한가!

차디찬 못의 달과 고목의 갈까마귀를 말한다면

공교함 속에 되려 쇠잔한 날씨를 느끼게 된다!

 

() : 서투르다, 꾸민 데가 없이 순수하다.

 《도덕경 道德經

大成若缺 其用不弊 대성약결 기용불폐
大盈若沖 其用不窮 대영약충 기용불궁
大直若屈 대직약굴

大巧若 대교약눌

大辯若訥 대변약눌
靜勝躁 寒勝熱 정승조 한승열

淸靜爲天下正 청정위천하정
크게 이룸은 모자란 것 같아 그 쓸모가 닳지 않고
꽉 찬 것은 빈 듯하여 그 쓸모가 다함이 없다.
크게 곧은 것은 굽은 듯하고,

뛰어난 기교는 서툰 듯하며,

큰 웅변은 더듬거리는 듯하다.

고요함은 조급함을 이기고, 추위는 더위를 이기는 법

맑고 고요함이 천하의 올바름이 되는 것이다.

라는 글이 있다.

 

桃源(도원) : 무릉도원(武陵桃源), 이상향, 별천지

何等(하등) : 어쩌면 그토록, 하등에, 얼마나

淳龐(순롱) : 淳厚와 같다, 순박하고 인정이 두텁다.

송나라 진조(陳造,1133-1203)<두모(杜母)>라는 시에

我來眷眷淳龐아래권권순방처

比屋嬉嬉路載謳 비옥희희로재구

내 늘 잊지 않았던 순박한 곳에 와보니

집집마다 기뻐 웃으며 도로가 노래로 가득 차네.

라는 글귀가 있다.

송말원초 문천상(文天祥,1236-1283)

《拔劉父老季文畫像>》

予觀其田里淳龐之狀 여관기전리순롱지상

山林朴茂之氣 산림박무지기

得壽於世非曰偶然 득수어세비왈우연

내 고향 동네 순수하고 질박한 모양을 바라보니

산림이 소박하고 도타운 기세라

세상에 장수할 땅이란 말 우연은 아니로다.

라는 글귀도 있다.

 

至於(지어) : ...로 말하면, 관해서는

() : 갈까마귀

工巧(공교) : 1. 공교롭다 - 뜻밖에 맞거나 틀림

  2. 공교하다 - 섬세하고 정교하다

便覺(변각) : 문득 깨닫다. 되려 알게 되다

衰颯(쇠삽) : 쇠잔(衰殘)하다, 낙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