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근담(菜根譚)/후집 135

246. 知足則仙 善用則生 지족즉선 선용즉생

都來眼前事 도래안전사 知足者仙境 지족자선경 不知足者凡境 부지족자범경 總出世上因 총출세상인 善用者生機 선용자생기 不善用者殺機 불선용자살기 다가오는 모든 눈 앞의 일이란 족함을 아는 자에겐 신선이 사는 곳이며 족함을 모르는 자에겐 속세일 뿐이다. 세상의 인연을 모두 드러내면 잘 쓰는 자에겐 삶의 기틀이 되고 못 쓰는 자에겐 죽음의 기틀이 된다. 都來(도래) : 모두, 늘 당나라《敦煌變文集돈황변문집》 에 只爲長時驅馳辛苦 지위장시구치신고 形貌精神都來失緖 형모정신도래실서 오랫동안 분주히 뛰어다니며 고생하시니 용모와 정신 모두 뒤죽박죽이셨네. 라는 내용이 있다. 知足(지족) : 무엇이 넉넉하고 족한 줄을 앎. 출처는 《노자(老子)》다. 하상공河上公의 장명에 따라 33장 변덕(變德)에는 知足者富 强行者有志 지족자부 ..

247. 守正安分 遠禍之道 수정안분 원화지도

趨炎附勢之禍 추염부세지화 甚慘亦甚速 심참역심속 棲恬守逸之味 서염수일지미 最淡亦最長 최담역최장가장 열을 쫓듯 세력에 빌붙는 자는 심히 비참하고 또한 심히 빨리 무너진다. 조용하고 편안히 삶을 고수하는 맛을 아는 자는 담백하고 또한 가장 오래 간다. 趨炎(추염) : 따뜻함을 쫓다. 권세에 아부하다 다른 말로 趨炎附熱추염부열이라 한다. 附(부) : 아부하다, 달라붙다 棲恬守逸(서염수일) : 조용하고 편안한 삶을 지키다 棲(서) : 깃들다, 머물다, 안정되다 恬(염) : 편안하다, 고요하다 逸(일) : 한가롭다

248. 松澗賞月 窗下讀書 송간상월 창하독서

松澗邊携杖獨行 송간변휴장독행 立處雲生破衲 입처운생파납 竹窓下枕書高臥 죽창하침서고와 覺時月侵寒氈 교시월침한전 소나무 시냇가 지팡이 들고 홀로 걷다가 구름이 이는 곳에 서니 옷이 해어졌고 대나무 창 아래 책을 높이 베고 눕다가 찬 달빛이 들어와 깨니 담요가 차네 衲(파납) : 장삼, 긴 두루마기 破衲은 해진 옷을 말한다. 高臥(고와) : 베개를 높이 하고 편히 눕는다. 벼슬을 하지 않고 은거하여 생활함을 말한다. 《진서晉書》에 사안(謝安,320-385)이 은거함을 적은 글에 卿累違朝旨 高臥東山 경누위조지 고와동산 경은 누차 조정의 교지를 거스르고 동산에서 베개 높이하여 누웠네.라 적었다. 覺(교) : 잠을 깨다 寒氈(한전) : 찬 담요 가난한 서생의 청고(淸苦)한 생활 《신당서新唐書》내 정건(鄭虔,691-7..

249. 消些幻業 增長道心 소사환업 증장도심

色慾火熾而一念及病時 색욕화치이일념급병시 便興似寒灰 변흥사한회 名利飴甘而一想到死地 명리이감이일상도사지 便味如嚼蠟 변미여작랍 故人常憂死慮病 고인상우사여병 亦可消幻業而長道心 역가소환업이장도심 색욕이 불타올라도 순식간에 아플 때를 생각하면 곧 흥분이 식어버린 재와 같을 것이다. 명리가 엿처럼 달아도 사지에 이른다고 생각하면 곧 그 맛이 밀랍을 씹는 듯하리라. 그래서 사람은 늘 죽음이 두렵고 병을 걱정하나 덧없는 업보를 없애고 도심을 기르는 것도 좋다. 火熾(화치) : 불타오르다, 세차다 한(漢)대 왕충(王充)의《논형論衡》에 火熾而釜沸 沸止而氣歇 화치이부비 비지이기헐 불길이 세니 솥의 물이 끓고 끓다 그치니 기세가 멎는다.라는 출처가 있다. 一念(일념) : 불교어, 찰나보다 극히 짧은 시간 便(변) : 곧, 즉시..

250. 退步寬平 淸淡悠久 퇴보관평 청담유구

爭先的徑路窄 쟁선적경로착 退後一步自寬平一步 퇴후일보자관평일보 濃艶的滋味短 농염적자미단 淸淡一分自悠長一分 청담일분자유장일분 앞다투는 오솔길은 비좁으나 뒤로 한 걸음 물러나면 절로 한 걸음 넓어지고 풍부한 음식의 맛은 짧지만 조금 맑고 엷게 하면 절로 맛이 약간 오래간다. 爭先(쟁선) : 앞을 다투다 徑路(경로) : 오솔길, 지름길 窄(착) : 비좁다 寬平(관평) : 넓고 고르다 濃艶(농염) : 맛이 풍부하다/색이 화려하다 滋味(자미) : 영양 많고 좋은 맛, 행복한 감정 맛으로 쓰인 출처는 《여씨춘추呂氏春秋》다. 편에 口之情欲滋味 구지정욕자미 입의 욕구는 맛이다라는 내용에서 나왔다. 淸淡(청담) : 맛, 빛깔이 맑고 엷음, 담박한 마음 一分(일분) : 약간의, 조금 悠長(유장) : 시간이 길다, 오래다

251. 修養定靜 臨變不亂 수양정정 임변불란

忙處不亂性 망처불란성 須閒處心神養得淸 수한처심신양득청 死時不動心 사시부동심 須生時事物看得破 수생시사물간득파 바쁠 때 본성을 흐트리지 않으려면 반드시 한가할 때 심신이 맑도록 수양해야 한다. 죽을 때도 마음이 흔들리지 않으려면 반드시 살아 있을 때 사물을 꿰뚫고 보아야 한다. 忙處(망처) : 바쁠 적에 處는 몸이 어떤 상태에 놓여 있다를 뜻한다. 性(성) : 본성, 타고난 사람의 천성 《대학大學》에 好人之所惡 惡人之所好 호인지소오 오인지소호 是謂拂人之性 시위불인지성 사람이 싫어하는 것을 좋아하고 사람이 좋아하는 것을 미워하는 것을 사람의 본성을 거스르는 것이라 말한다.는 내용이 있다. 須(수) : 반드시, 모름지기 心神(심신) : 마음과 정신 不動心(부동심)은 마음이 흔들리지 않는다는 뜻으로 《맹자孟子》편..

252. 隱無榮辱 道無炎涼 은무영욕 도무염량

隱逸林中無榮辱 은일임중무영욕 道義路上無炎涼 도의노상무염량 세상을 등진 이는 숲속이니 영예와 치욕이 없고 도의를 가진 이는 눈앞의 열정과 냉정이 없다. 隱逸(은일) : 세상을 피해 사는 (사람) 榮辱(영욕) : 영예와 치욕 道義(도의) : 도덕과 정의 사람이 마땅히 지키고 행하여야 할 도덕적 의리 路上(노상) : 길 위, 길바닥, 눈앞(眼前) 炎涼(염량) : 더위와 서늘함, 선악과 시비를 분별하는 슬기 世態炎涼세태염량은 세력이 있을 때는 아첨하고 세력이 없어지면 푸대접하는 인심을 비유한다.

253. 除去惱熱 身心安樂 제거뇌열 신심안락

熱不必除 열불필제 而除此熱惱 이제차열뇌 身常在淸凉臺上 신상재청량대상 窮不可遣 궁불가견 而遣此窮愁 이견차궁수 心常居安樂窩中심상거안낙와중 더위를 없앨 것까지는 없으나 이런 걱정거리를 없앤다면 몸은 늘 시원한 마루 위에 있음이며 가난함은 떠나 보낼 수 없으나 가난에 찌든 근심을 쫓아 버리면 마음은 늘 안락한 보금자리 안에 있으리라! 不必(불필) : 하지 마라, ...할 것까지는 없다. 熱惱(열뇌) : 극심한 괴로움/가뭄으로 괴로워하다 窮(궁) : 명사로 궁핍, 가난한 상태 또는 그런 기색 遣(견) : 떠나 보내다, 덜다, 쫓아 버리다. 窮愁(궁수) : 가난에 쪼들려 근심하다 窮有窮愁 富有富愁(궁유궁수 부유부수) 가난뱅이는 가난에 쪼들려 근심하고 부자는 돈이 많아 걱정이라는 뜻이니 사람은 모두 저마다 걱정이 있..

254. 居安思危 處進思退 거안사위 처진사퇴

進步處便思退步 진보처변사퇴보 庶免觸藩之禍 서면촉번지화 著手時先圖放手 착수시선도방수 纔脫騎虎之危 재탈기호지위 앞으로 나아갈 적에 곧 뒷걸음질을 생각해야만이 숫양의 뿔이 울타리에 부딪치는 화를 면하리라. 손을 댈 때부터 먼저 손을 뗄 것을 꾀해야 조금이나마 호랑이를 탄 위기를 벗어나리라. 庶(서) : 거의, 오직 ...만이 觸藩(촉번) : 울타리에 뿔이 닿다 《역경易經》대장괘(大壯卦)를 설명하는 내용에 羊觸藩 不能退 不能遂 양촉번 불능퇴 불능수 양이 울타리를 받아 물러나지도 나아가지도 못하니 라는 구절이 있다. 여기에서 저양촉번(羝羊觸藩)이란 성어가 만들어졌다. 무엇이든 뿔로 받고 나아가는 숫양이 울타리에 부딪쳐 앞으로도 뒤로도 자유롭지 못함을 이른다. 著手(착수) : 시작하다, 손을 대다 圖(도) : 꾀하..

255. 貪富亦貧 知足安貧 탐부역빈 지족안빈

貪得者 탐득자 分金恨不得玉 분금한부득옥 封公怨不受侯 봉공원불수후 權豪自甘乞丐 권호자감걸개 知足者 지족자 藜羹旨於膏粱 여갱지어고량 布袍暖於狐貉 포포난어호학 編民不讓王公 편민불양왕공 재물이나 이익을 탐하는 자는 금을 나누어 줘도 옥을 얻지 못함을 후회하고 공작에 봉해져도 제후를 받지 못함을 원망하니 권세가는 비렁뱅이를 달게 여긴다. 스스로 분수를 알아 족함을 아는 자는 명아주국이 기름진 고기와 좋은 곡식보다 맛나며 베 두루마기가 여우와 담비털옷보다 따뜻하니 평민일지나 왕이나 공작을 원하지 않네. 貪得(탐득) : 재물이나 이익을 탐하여 찾다. 分(분) : 나누어 주다, 베풀어 주다 封(봉) : 왕이 작위나 작품을 내리다 公(공) : 춘추시기 작위 중 첫째 公,侯,伯,子,男 순서임 侯(후) : 여기서는 제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