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근담(菜根譚)/후집

249. 消些幻業 增長道心 소사환업 증장도심

허접떼기 2024. 3. 3. 16:53

조맹부(趙孟頫)의 글씨

色慾火熾一念及病時 색욕화치이일념급병시

便興似寒灰 변흥사한회

 

名利甘而一想到死地 명리이감이일상도사지

便味如嚼蠟 변미여작랍

 

故人常憂死慮病 고인상우사여병

亦可幻業而長道心 역가소환업이장도심

 

색욕이 불타올라도 순식간에 아플 때를 생각하면

곧 흥분이 식어버린 재와 같을 것이다.

 

명리가 엿처럼 달아도 사지에 이른다고 생각하면

곧 그 맛이 밀랍을 씹는 듯하리라.

 

그래서 사람은 늘 죽음이 두렵고 병을 걱정하나

덧없는 업보를 없애고 도심을 기르는 것도 좋다.

 

火熾(화치) : 불타오르다, 세차다

()대 왕충(王充)논형論衡<논사論死>

 火熾而釜沸 沸止而氣歇 화치이부비 비지이기헐

 불길이 세니 솥의 물이 끓고

 끓다 그치니 기세가 멎는다.라는 출처가 있다.

一念(일념) : 불교어, 찰나보다 극히 짧은 시간

便() : , 즉시

寒灰(한회) : 식어버려 차가운 재

삼국지三國志<위지魏志> 유이전劉廙傳

  揚湯止沸 양탕지비

  使不燋爛 사불초란

  起烟於寒灰之上 기연어한회지상

  生華於已枯之木 생화어이고지목

  끓는 물을 펐다 되부어 끓는 걸 막으니

  타지 않으려다 살점이 문드러지게 함이라.

  식어버린 재에서 연기를 내는 것이오

  이미 마른 나무에서 꽃을 피우는 격이다.

라는 기록이 출처가 된다.

() :

一想(일상) : 좀 생각해보다

嚼蠟(작랍) : 아무 맛이 없다, 밀랍을 씹다

작랍은 인연과 만유를 설명한능엄경楞嚴經

8권에 나오는 낙변화천(樂變化天)을 설하는 중에

  我无欲心 應汝行事 아무욕심 응여행사

  於横陳時 味如嚼蠟 어횡진시 미여작랍

  난 욕심이 없으나 그대와 맞장구로 일을 하니

  뛰어다닐 때에도 맛은 밀랍 씹듯 하여

라는 구절이 있다.

亦可(역가) : 또한 좋다.

幻業(환업) : 덧없는 업보

업은 산스크리트어 카만(karnam,羯魔)의 한역이다

본디 선악을 떠나 만들어진 의사나 행위이 결과로

환업은 주로 죄악에 의한 결과를 말한다.

道心(도심) : 도덕의식에서 우러나오는 마음

불도를 행하고자 하는 마음

유가에서의 뜻은순자荀子<해폐海弊>

道心之微 도심지미, 도심이 작구나!에 나오며

이어져 《중용中庸에서

人心惟危 道心惟微 인심유위 도심유미

惟精惟一 允執厥中 유정유일 윤집궐중

인심은 위태롭고 도심은 희미하니

세세하고 한결같아야 진실로 그 중심을 잡는다

넓혀졌다.

불가에서는 깨달음의 경지에 이르려는 마음

즉 보리심과 같은 뜻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