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근담(菜根譚)/후집 135

356. 身居局中 心在局外 신거국중 심재국외

波浪兼天 파랑겸천 舟中不知懼而舟外者寒心 주중부지구이주외자한심 猖狂罵坐 창광매좌 席上不知警而席外者咋舌 석상부지경이석외자색설 故君子身雖在事中 고군자신수재사중 心要超事外也 심요초사외야 물결이 하늘에 맞닿으면 배 안은 두려움을 모르나 배 밖에 있는 사람은 오싹하다. 미친 놈이 날뛰며 자리를 향해 욕을 하여도 그 자리에 있는 사람들은 경계할 줄 모르나 자리 밖에 있는 사람들은 말문이 막힌다. 그러므로 군자는 몸은 비록 어떤 일에 휘말려도 마음은 반드시 일 밖으로 넘어가야 한다. 波浪(파랑) : 크고 작은 물결 兼天(겸천) : 하늘과 맞닿음. 懼(구) : 두려워하다 寒心(한심) : 오싹하다, 가엽고 딱하다. 猖狂(창광) : 미친 듯 사납게 날뜀 罵(매): 욕하다, 꾸짖다 席上(석상) : 여러 사람이 모인 자리 咋舌..

357. 減繁增靜 安樂之基 감번청정 안락지기

人生減省一分便超脫一分 인생감생일분변초탈일분 如交遊減便免紛擾 여교유감변면분요 言語減便寡愆尤 언어감변과건우 思慮減則精神不耗 사려감즉정신불모 聰明減則混沌可完 총명감즉혼돈가완 彼不求日減而求日增者 피불구일감이구일증자 眞桎梏此生哉 진질곡차생재 인생에 하나를 덜어내면 곧 하나에서 벗어난다. 마치 교유가 줄면 곧 성가심을 벗고 말이 줄면 곧 허물이 적어지고 근심걱정이 줄면 곧 정신이 소모되지 않고 총명이 줄면 처음의 상태가 보전될 수 있는 것과 같다 저들이 나날이 덜지 않고 나날이 더하려는 것은 참으로 저들의 삶을 가두고 쇠고랑 채우는 것이로다! 減省(감생) : 덜어서 줄임. 一分(일분) : 약간의, 한 몫, 일부분 便(변) : 곧, 문득 超脫(초탈) : (관습,형식 등에)얽매이지 않다, 자유롭다 交遊(교유) : 서로..

358. 滿腔皆氣 隨地有春 만강화기 수지춘풍

天運之寒暑易避 천운지한서이피 人世之炎凉難除 인세지염량난제 人世之炎凉易除 인세지염량이제 吾心之冰炭難去 오심지빙탄난거 去得此中之冰炭 거득차중지빙탄 則滿腔皆和氣 즉만강개화기 自隨地有春風矣 자수지유춘풍의 하늘의 돌고 도는 추위와 더위는 피하기 쉬워도 인간 세상의 따뜻함과 냉랭함은 없애기 어렵다. 인간 세상의 따뜻함과 냉랭함을 쉬 없앤다 해도 내 마음의 숯과 얼음 같은 어긋남은 없애기 어렵다. 이 맘의 어긋남을 버릴 수 있다면 가슴 가득 모두 부드러운 기운으로 차서 어디서라도 봄바람이 불 것이다. 天運(천운) : 하늘이 정한 운수/ 대자연의 돌고 도는 질서 易(이) : 쉽다 炎凉(염량) : 사람에 대한 뜨거운 호응과 서늘한 냉대 冰炭(빙탄) : 얼음과 숯, 화합하지 못하는 관계 滿腔(만강) : 마음 속에 꽉 참 ..

359. 口耳嗜欲 但求眞趣 구이기욕 단구진취

茶不求精而壺亦不燥 다불구정이호역부조 酒不求冽而樽亦不空 주불구열이준역불공 素琴無絃而常調 소금무현이상조 短笛無腔而自適 단적무강이자적 終難超越羲皇 종난초월희황 亦可匹儔嵇阮 역가필주혜완 차는 좋은 것만 찾지 않으면 주전자도 마르지 않고 술은 맑은 것만 찾지 않으면 술독도 빌 일이 없다. 소박한 거문고 줄이 없어도 늘 가락이 있고 짧은 피리 구멍이 없어도 절로 즐겁다. 끝내는 복희씨를 넘어서기 힘들겠지만 혜강과 완적과는 가히 상대할 수 있다. 精(정) : 정제한, 뛰어난 壺(호) : 술병, 단지, 주전자 亦을 也로 쓴 기록도 있다 燥(조) : 마르다 冽(렬) : 맑다, 차다 樽(준) : 술동이, 술단지 素(소) : 본디, 꾸미지 않은, 흰색, 소박함 無絃琴(무현금)은 줄이 없는 거문고도 마음으로 울린다 함이다 調..

360. 萬事皆緣 隨遇而安 만사개연 수우이안

釋氏隨緣 吾儒素位 석씨수연 오유소위 四字是渡海的浮囊 사자시도해적부낭 蓋世路茫茫 개세로망망 一念求全則萬緖紛起 일념구전즉만서분기 隨遇而安則無入不得矣 수우이안즉무입부득의 불가의 隨緣(수연)과 우리 유가의 素位(소위) 이 네 글자는 바다를 건너기 위한 부레와 같다. 대개 세상 사는 길이란 넓고 아득하다. 일념으로 완전을 구하면 온갖 것이 뒤엉켜 일어나니 흐르는 대로 편히 하면 들어가 못 얻을 게 없다. 釋氏(석씨) : 불가(佛家) 隨緣(수연) : 인연에 따라 사물이 생겨난다. 吾儒(오유) : 우리 유가(儒家) 素位(소위) : 그때그때의 지위나 환경 素位風光에도 언급되었다. 《中庸》에 ‘君子素其位而行, 不願乎其外’ ‘군자는 처한 위치에 맞게 행동하지 그 이외는 바라지 않는다’ 라 적고 있다. 素는 본디, 소박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