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근담(菜根譚)/후집 135

336. 機息心淸 月到風來 기식심청 월도풍래

機息時 便有月到風來 기식시 변유월도풍래 不必苦海人世 불필고해인세 心遠處 自無車塵馬迹 심원처 자무거진마적 何須痼疾丘山 하수고질구산 생각이 멈출 때 달이 뜨고 바람이 부는 것이니 세상을 고통의 바다라 할 것까지는 없다. 마음이 커다란 곳은 절로 수레 먼지도 말 발자국도 없으니 왜 굳이 언덕과 산에 미련을 두는가! 機(기) : 心機, 마음의 움직임, 생각 息(식) : 쉬다, 멈추다 不必(불필) : ...하지 마라/...라 할 것까지는 없다 心遠(심원) : 1. 마음이 넓고 초탈하다(흉회광달胸懷曠達) 삼국시대 위나라 혜강(嵇康,223-262) (359. 口耳嗜欲 但求眞趣 구이기욕 단구진취 참조) 의 에 “體淸心遠 邈難極兮(체청심원 막난극혜)” 몸이 맑고 마음이 넓으니 아득하여 다달을 수 어렵구나! 2. 지혜가 ..

337. 落葉蘊牙 生機含殺 낙엽온아 생기함살

草木纔零落 초목재영락 便露萌穎於根底 변로맹영어근저 時序雖凝寒 시서수응한 終回陽氣於飛灰 종회양기어비회 초목이 시들어 잎 떨어지자마자 곧 뿌리 밑에서 이삭의 움이 드러나고 철이 바뀌어 섣달 추위가 매서워도 끝내 동지에 재가 날리고 양의 기운이 되돌아온다. 纔(재,삼) : 겨우, 조금, 이제야, 비로소 – 재 零落(영락) : 초목이 시들어 떨어짐 / 드문드문하다 권세나 살림이 줄어 보잘것없이 됨 便(편,변) : 곧, 드디어 - 변 露(로) : 동사로 드러나다, 나타나다 萌(맹) : 움, 움트다 (본자는 𦹩) 穎(영) : 이삭의 끝 時序(시서) : 돌아가는 계절의 순서, 철의 바뀜 凝寒(응한) : 음력 섣달 심한 추위(=凝嚴) 飛灰(비회) : 고대 중국에서는 어린 갈대를 태운 재를 대나무 통에 넣어 두는데 동지..

338. 雨後山淸 靜中鐘揚 우후사청 정중종양

雨餘觀山色 우여관산색 景象便覺新姸 경상변각신연 夜靜聽鐘聲 야정청종성 音響尤爲淸越 음향우위청월 비 내린 뒤 산의 빛깔을 쳐다보니 경관이 문득 새롭게 예쁘다 느껴지고 밤은 조용한데 종소리 들리니 소리의 울림이 더욱 맑고 높구나! 餘(여) : ...한 뒤(나머지) 景象(경상) : 산과 물 등의 아름다운 모습 鍾과 鐘의 차이 쇠북을 나타내는 본디 글자는 鐘이다. 鐘의 아이 童은 떠오르는 에밀레 일화의 경우는 아니고 그저 음이다 鐘은 성루에 걸어 타격하여 시간을 알리던 도구였다. 그래서 시간의 뜻을 가진다. 지금도 중국은 지금 몇시냐?를 現在几點鐘?라 한다. 鍾은 예전 술 그릇의 하나로 量의 단위로 쓰였다. 鍾은 쇠그릇으로 술잔으로 제례의 악기로 확장되어 시부모와 쇠북의 가지게 되었다. 淸越(청월) : 소리가 맑..

339. 夜讀神淸 巓嘯興邁 야독신청 전소흥매

登高使人心曠 등고사인심광 臨流使人意遠 임류사인의원 讀書於雨雪之夜 독서어우설지야 使人神淸 사인신청 舒嘯於丘阜之巓 서소어구부지전 使人興邁 사인흥매 높은 곳을 오르면 사람의 마음을 넓혀 주고 흐르는 물을 내려다보면 사람의 뜻을 깊게 한다. 눈비내리는 밤에 책을 읽으면 사람의 정신을 맑게 하고 언덕 머리에서 천천히 휘파람을 불면 사람의 흥을 호탕하게 만든다. 曠(광) : 비우다/넓다/너그럽다/홀아비 舒(서) : 동사-펼치다/소리 지르다 형용사-느리다, 여유있다 嘯(소) : 휘파람을 불다 丘阜(구부) : 나직한 산, 언덕 巓 (전) : 산꼭대기, 산마루, 머리 興邁(흥매) : 씩씩하고 떳떳하다,호탕하다(豪邁) 興은 일으키다, 흥겹다, 창성하다 외에 명사로는 흥, 흥미, 취미의 뜻이며 어조사로 쓰이기도 한다. 邁는..

340. 萬鍾一髮 存乎一心 만종일발 존호일심

心曠則萬鍾如瓦罐 심광즉만종여와부 心隘則一髮似車輪 심애즉일발사거륜 마음이 넓으면 많은 녹봉도 작은 재물로 여기고 마음이 좁으면 한 올의 머리카락도 수레바퀴 같다. 曠(광) : 비우다/넓다/너그럽다/홀아비 鍾(종) : 곡식의 양 10釜 4승(升)은 1두(豆) 4豆는 1구(區) 4區는 1부(釜) 10釜는 1鍾(6斛4斗이며 64말임) 따라서 萬鍾은 6만4천가마니가 된다 맹자(孟子) 공손축(公孫丑) 하편에 “내 나라안에 맹자에게 집을 주고 제자 양성에 만종을 주어 모든 대부와 국민으로 하여 본받게 하노라!”하며 곡록(穀祿)을 내려 제(齊)나라 객경(客卿)으로 있던 맹자가 녹위를 반환하자 만류하며 제나라 왕이 맹자에게 머무길 청한 사실을 적고 있다. 罐(관,부) : 두레박, 물동이, 질장구 – 관 장군(배가 부르고..

341. 以我轉物 物勿役我 이아전물 물물역아

無風月花柳不成造化 무풍월화류불성조화 無情慾嗜好不成心體 무정욕기호불성심체 只以我轉物 지이아전물 不以物役我 불이물역아 則嗜慾莫非天機 즉기욕막비천기 塵情即是理境矣 진정즉시이경의 바람과 달 꽃과 버들 없이 자연의 조화를 이룰 수 없고 욕망과 기호가 없다면 몸과 마음을 이룰 수 없네 오로지 내가 사물을 다루고 사물이 나를 부려 먹지 않게 하면 기호와 욕망도 틀림없이 하늘의 뜻이요 세상의 욕망도 곧 이상향의 경지인 것이라네. 花柳(화류) : 꽃과 버드나무/유곽,기생집 造化(조화) : 만물이 나고 자라고 죽게 하는 대자연의 이치 情慾(정욕) : 정과 욕구/ 이성의 육체에 대한 욕망 嗜好(기호) : 즐기고 좋아하는 것 轉(전) : 바꾸다, 부리다, 조종하다 役(역) : 부리다, 일을 시키다 莫非(막비) : 틀림없다/설..

342. 就身了身 以物付物 취신료신 이물부물

就一身了一身者 취일신료일신자 方能以萬物付萬物 방능이만물부만물 還天下於天下者 환천하어천하자 方能出世間於世間 방능출세간어세간 능히 일신이 일신임을 온전히 알고 있는 자만이 비로소 온 사물을 온 사물에 줄 수 있고 천하를 천하에 돌려줄 수 있는 자만이 비로소 세상에 있어도 세상을 넘을 수 있는 것이다. 就(취) : 능히 ...하다/만일/다만 了(료) : 깨닫다, 알고 있다 一身(일신) : 일신/자기 한 몸/한 사람 方(방) : 바야흐로, 장차, 비로소 能以(능이) : 할 수 있다 付(부) : 주다, 부여(附與)하다 出(출) : (~의 한도를)넘다, 넘어서다 世間(세간) : 세상

343. 抱身心憂 耽風月趣 포신심우 탐풍월취

人生太閒則別念竊生 인생태한즉별념절생 太忙則眞性不現 태망즉진성불현 故士君子 고사군자 不可不抱身心之憂 불가불포신심지우 亦不可不耽風月之趣 역불가불탐풍월지취 인생이 너무 한가하면 다른 생각이 슬그머니 생기고 너무 바쁘면 본디 바탕이 나타나지 않으니 그런 까닭에 선비와 군자는 몸과 맘의 걱정을 품어 안을 수밖에 없고 아울러 풍류의 멋에 빠질 수밖에 없는 것이다. 別念(별념) : 다른 생각, 잡념 竊(절) : 부사, 남몰래, 슬그머니, 살짝 眞性(진성) : 있는 그대로의 성질 士君子(사군자) : 사회적 지위가 있고 덕망이 높고 학문에 통달한 사람 상류 계층의 인물 (중국에선 주로 비꼬는 의미로 쓰임) 抱(포) : 품다, 안다. 받아들이다 耽(탐) : 즐기다, 빠지다 風月(풍월) : 청풍명월, 아름다운 자연, 풍류 ..

344. 處處眞境 物物眞機 처처진경 물물진기

人心多從動處失眞 인심다종동처실진 若一念不生澄然靜坐 약일념불생징연정좌 雲興而悠然共逝 운흥이유연공서 雨滴而冷然俱淸 우적이냉연구청 鳥啼而欣然有會 조제이흔연유회 花落而瀟然自得 화락이소연자득 何地非眞境 하지비진경 何物無眞機 하물무진기 사람 마음은 흔히 흔들리는 곳에서 본질을 잃는다. 만일 일념조차 일으키지 않고 맑게 하고 조용히 앉아 구름이 일면 유유히 함께 가고 빗방울 떨어지면 돌연 함께 깨끗해지며 새가 울면 기쁜 마음으로 맞이하고 꽃이 떨어지면 맑게 스스로를 깨달아라! 어느 곳이나 참다운 지경이 아니겠는가! 어느 것에나 진정한 동기가 없겠는가! 多(다) : 많이, 흔히, 얼마나?! 從(종) : 좇아, 따라, ...부터, ...에서 眞(진) : 참, 진리, 본성, 본질 澄(징) : 맑다, 맑게 하다, 멈추다 滴..

345. 順逆一視 欣戚兩忘 순역일시 흔척양망

子生而母危 자생이모위 鏹積而盜窺 강적이도규 何喜非憂也 하희비우야 貧可以節用 빈가이절용 病可以保身 병가이보신 何憂非喜也 하우비희야 故達人當順逆一視 고달인당순역일시 而欣戚兩忘 이흔척량망 자식이 태어나려면 어미가 거의 죽게 되고 돈꿰미가 쌓이면 도둑이 훔쳐보니 어찌 기쁨이 걱정이 아니겠는가! 빈궁하면 아껴 쓰면 될 것이고 병이 들면 몸을 지키면 될 것이니 어찌 걱정이 기쁜 일이 아니겠는가! 그래서 통달한 이는 순종과 거역을 하나로 보고 기쁨과 슬픔 둘 모두를 잊는 것이다. 危(위) : 위태롭다, 거의 죽게 되다 鏹(강) : 돈꿰미 단단히 이어져 끊어지지 않음을 繈屬不絕강속부절이라 한다 窺(규) : 엿보다, 훔쳐보다 可以(가이) : ...할 수 있다, ...해도 좋다 星星之火 可以燎原(성성지화 가이료원)이란 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