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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 감은사지 삼층석탑과 문무대왕암

감은사는 문무왕이 짓기 시작하였으나 끝내지 못하고 죽었고 신문왕이 부왕의 유지를 이어받아 682년(신문왕 2)에 완공하였다고 《삼국유사》에 적혀 있다. 바다에서 감은사 금당까지 죽어 용이 된 부왕이 출입하도록 지었다고 《삼국사기》에 있는 데 이를 확인할 수 있었다. 절터는 동해에 이르기 직전의 산기슭에 있는데, 거기에는 큰 3층석탑 2기가 동남으로 흐르는 대종천을 앞에 두고 서 있다. 탑 사이 두 개의 잘라진 듯 누워있는 돌이 무얼까? 포개 세우면 당간지주 모양이 되지는 않을까! 중문터와 회랑터의 남쪽 절반과 금당터의 대부분이 밭이 되었고, 북쪽 회랑터 절반과 강당터는 민가가 앉았다. 불국사 석가탑이 통일신라시대 전형이다. 특징은 삼층이며 옥개석이 5단이고 두 개의 기단부를 가진다. 석가탑보다 70여 년..

여행하면서 2020.11.26

김홍도의 서원아집도와 표암의 화제

지난 번 김홍도의 선면 서원아집도를 보았다. 이것은 국립중앙박물관에 있는 비단에 그린 122.7 ×287.4cm 짜리 다. 6폭 병풍으로 제작된 듯한 이 그림에도 강세황의 제발(題跋)이 쓰여 있다. 余曾見雅集圖無慮畵數十本 여증견아집도무려화수십본 嘗以仇十洲所畵篇第一 상이구십주소화편제일 其外瑣瑣不足畫記 기외쇄쇄부족화기 今覽士能此圖 금람사능차도 筆勢秀雅布置得宜 필세수아포치득의 人物儼如生動 인물엄여생동 書於元章之題璧 서어원장지제벽 伯時之作圖 백시지작도 子瞻之寫字等 자첨지사자등 不渾其眞意與其人相合 불혼기진의여기인상합 此能神悟天授 차능신오천수 比諸十洲之纖弱 비제십주지섬약 不夤?過之 불인?과지 將直與李伯時之元本 장치여이백시지원본 相上下不差 상상하불차 我東今世乃肖?此神筆 아동금세내초?차신필 畵不固不減元本 화불고불감원본..

옛 그림 속 글 2020.11.25

김홍도의 <선면서원아집도>와 화제

송나라 초기 1086년 개봉에 있었다는 왕선 서원의 모임을 그린 그림이다. 왕선은 송나라 영종의 사위로 부마도위다. 당년은 영종의 손자인 철종의 재위 후 해가 바뀌어 원우(元祐) 원년이 된다. 소식蘇軾1037-1101, 채조蔡肇?-1119, 이지의李之義1048-1117, 소철蘇轍1039-1112, 황정견黃庭堅1045-1105, 이공린李公麟1049-1106, 조보지晁補之1053-1110, 장뢰張耒1054-1114, 정정로鄭靖老, 진관秦觀1049-1100, 진경원陳景元, 미불米芾1051-1107, 왕흠신王欽臣1034-1101, 원통대사圓通大師1027-1090, 유경劉涇1043-1100, 왕선王詵1036-1104 등 16명(진사도陳師道1052-1102까지 합치면 17명이라고 함)의 문인묵객이 이곳에서 문아의 ..

옛 그림 속 글 2020.11.01

김홍도의 단원도와 글

그림 상단에 우측에 두 절구의 시가 적혀있다. 錦城東畔歇蹇驢 금성동반헐건려 三尺玄琴識面初 삼척현금식면초 白雪陽春彈一曲 백설양춘탄일곡 碧天寥廓海山虛 벽천요곽해산허 금성당 동쪽 가에 절뚝발이 노새를 쉬게 하고, 석자 거문고로 처음 만남 노래하네. 양춘백설 한 곡 뜯으니 푸른 하늘 광활하고 바다와 산이 비었구나. 檀園居士好風儀 단원거사호풍의 澹拙其人偉且奇 담졸기인위차기 誰敎白首山南客 수교백수산남객 拍酒衝琴作許癡 박주충금작허치 단원거사는는 풍채가 좋고 반듯하며 담졸 그 사람은 크고 기이하다. 누가 흰머리의 산남의 나그네로 하여금 손뼉치며 술마시고 거문고 치며 미치게 만들었나. 滄海翁作 창해옹작 정란이 지었다. 진관동 금성당(錦城堂)이 남아 있다. 금성당은 금성대군을 주신(主神)으로 모신 굿당이다. 금성대군(14..

옛 그림 속 글 2020.10.20

균와아집도에 나타난 화가들

이 그림은 여러 사람이 합작한 이른바 다. 이 그림 상단에 적힌 내용은 이렇다. 倚几彈琴者 豹菴也 의궤탄금자 표암야 傍坐之兒 金德亨也 방좌지아 김덕형야 책상에 기대어 거문고를 타는 사람은 표암 강세황이고, 곁에 앉은 아이는 김덕형이다. ​ 含烟袋而側坐者 玄齋也 함연대이측좌자 현재야 緇巾而對棋局者 毫生也 치건이대기국자 호생야 담뱃대를 물고 곁에 앉은 사람은 현재 심사정이고, 치건을 쓰고 바둑을 두는 사람은 호생관 최북이다. ​ 對毫生而圍棋者 秋溪也 대호생이위기자 추계야 偶坐而觀棋者 烟客 우좌이관기자 연객 호생관과 마주하고 바둑을 두는 사람은 추계고, 마주 앉아 바둑을 보는 사람은 연객 허필이다. ​ 凭几而欹坐者 筠窩 빙궤이의좌자 균와 對筠窩而吹簫者 金弘道 대균와이취소자 김홍도 안석에 기대어 비스듬히 앉은 ..

옛 그림 속 글 2020.10.13

심사정의 <궁산야수>의 글

이 그림은 라는 이름으로 간송미술관에 있다. 이 그림 중앙 위에 써 있는 글은 이렇다. 窮山野水之濱, 궁산야수지빈, 固自有荒凉寥落之趣. 고자유황량요락지취. 但樹間近峰,如美人瘢痕. 단수간근봉,여미인반흔, 何不作曠埜澹沈色也. 하부작광야담침색야. 惜哉. 석재. 鶴山題 학산제 거친 산과 들판을 흐르는 물가는 본래 진실로 황량하고 쓸쓸한 정취가 있다. 그러나 나무 사이 가까운 봉우리는 미인의 흉터 같다. 어찌 빈 들에 담백하게 가라앉는 색을 그리지 않았는지! 안타깝다! 학산이 쓰다. 濱(빈)은 물가를 말한다. 窮山(궁산)은 깊은(深) 산이지만 거친(荒) 산이다. 野水(야수)는 들 밖에 흐르는 물이다. 固(고)는 부사로 본래, 본디, 원래, 전부터를 뜻하고 自(자)는 부사로 저절로, 진실로를 말한다. 寥落(요락)은..

옛 그림 속 글 2020.10.10

심사정 강세황의 한양그림

심사정(沈師正,1707-1769)의 자는 이숙(頤叔)이며 호는 현재(玄齋)다. 정선(鄭歚,1676-1759)에게 그림을 배웠다. 그리고 조영석(趙永錫,1686-1761)과 더불어 삼재(三齋)로 불린다. 그의 할아버지 때문에 죄인의 후손이라 벼슬길에 오를 수 없었다. 그의 부친인 심정주(沈廷冑,1678-1750)도 포도를 잘 그렸으며 그의 외조부 정유점(鄭維漸,1655-1703)도 그림에 능하였고 외종조부 정유승(鄭維升,?-1738)은 인물과 포도 그림에 능하였다. 이른바 경구팔경첩(京口八景帖)중에 현재가 그리고 표암(豹菴, 姜世晃,1713-1791)이 글을 쓴 작품이다. 이 그림의 글은 이렇다. 未知寫得何處眞景 其景似與不似 始不暇論第 煙雲晻靄 大有幽深靜寂之趣 是玄齋得意筆 豹菴 어느 곳의 진경을 그렸는지 ..

옛 그림 속 글 2020.10.07

오달제의 묵매도

두 해 전에 교훈적 내용을 담았다는 감계화(鑑戒畵)라고 할 수 있는 윤두서의 와 작자미상의 에 숙종이 직접 제문(製文)을 쓴 작품을 블로그에 올린 기억이 있다. 숙종이 감상하고 어제(御製)를 남긴 작품으로 남아 있는 그림 중 대표적인 두 점을 살펴보고 싶었다. 그 중 먼저 집안의 조상이기도 한 추담 달자 제자 할아버지의 묵매도를 본다. 이 그림 위에 숙종이 친필로 가지런히 평한 글은 이렇다. 妙筆吾東¹豈有二 (묘필오동기유이) 觀圖仍忽感前事 (관도잉홀감전사) 辭²君不暫心忘國 (사군부잠심망국) 對虜何嘗³口絶詈⁴ (대로하상구절리) 節義昭昭⁵三子⁶同 (절의소소삼자동) 孝忠炳炳⁷一身備 (효충병병일신비) 誰知嗣續終無傳 (수지사속종무전) 於此難諶⁸福善理 (어차난심복선리) 乙酉臘月下澣⁹題 (을유납월하한제) 신묘한 필법..

옛 그림 속 글 2020.09.24

허필의 묘길상도

이 그림 좌상에 적힌 글은 이렇다, 曾於泰岳, 見妙吉祥, 斷巖爲佛, 自是乃家法, 煙客 이전에 금강산(泰岳)에서 묘길상을 보았다. 바위를 잘라 부처를 만들었다. 대가의 수법이다. 연객 歲丁丑流金¹之月, 豹菴光之², 適往梥京,作無暑二册. 蓋䃲礡之際³, 筆端生風, 電光穿鍼, 刹那成功. 座客叫快, 全失三伏之炎蒸. 山水花鳥, 助其淸朗. 是以 名之曰無署帖. 余得見於二年之後, 冰霜之節. 無署二字, 令人肥膚生粟⁴. 思得重裘複房⁵而不得, 則丹靑造化從此可見. 而余欲翻案之爲排寒帖, 老筆已退. 亦安得句回陽和⁶, 噓出一般春光耶. 吳上舍勗汝氏⁷, 幸毋以無塩效顰⁸, 着作終爲襪材⁹之歸也 정축년(1757년) 한여름 강세황이 마침 개성에 가 ⟪무서첩⟫두 권을 만들었다. 대개 두 다리 쭉 펴고 앉아 붓 끝에 바람이 일고 번개가 바늘을 꿰..

옛 그림 속 글 2020.09.23

허필의 두보시의도

⟪두보시의도(杜甫詩意圖)⟫ 이화여대박물관에 있다. 이 그림에 허필이 적은 글은 이렇다. 讀杜家(독두가) 春日鸎啼脩竹裡(춘일앵제수죽리) 仙家吠犬白雲間(선가폐견백운간) 之句(지구) 參之艸禪戲帖(참지초선희첩) 不覺心期犂肰(불각심기이연) ‘봄날 꾀꼬리가 긴 대나무 숲속에서 울고 신선의 집에는 흰 구름 사이 짖는 개’ 라는 두보의 시 구절을 읽고 그것을 참고하여 초선(자신)이 화첩을 그렸는데 바라는 바가 잘되었다고 생각되지 않구나! 脩竹은 가늘고 긴 대나무다. 脩(수)를 사전에서 찾으면 이렇다 1. 포(脯), 포육(脯 肉: 얇게 저미어서 양념을 하여 말린 고기) 2. 건육(乾肉) 3. 닦다(=修), 수양하다(修養--) 4. 마르다, 시들다 5. 오래다 6. 멀다 7. 길다 8. 경계하다(警戒--) a. 술잔(-盞..

옛 그림 속 글 2020.09.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