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思在灞陵橋上 微吟就 시사재파릉교상 미음취
林岫便已浩然 임수편이호연
野興在鏡湖曲邊 獨往時 야흥재경호곡변 독왕시
山川自相映發 산천자상영발
파릉교 위에서 시상이 일어 조금 읊조리고 나니
우거진 숲은 곧 이미 매화 찾던 맹호연이고
경호의 굽은 모퉁이에서 흥취가 일어 홀로 갈 때
산천은 절로 꽃이 어울려 피네
詩思(시사) : 시상(詩想), 시 짓는 흥취
灞陵橋(파릉교) : 감숙성 정서(定西)에 있는 다리
파교(灞橋) 또는 와교(臥橋)로도 불린다
한나라 사람이 손님을 전송하며 파교에서 버드나무 가지를 꺾어 헤어졌다하여 만들어진 灞橋折柳(파교절류)와 시상이 잘 떠오른다 하여 생긴 파교지시사(灞橋之詩思)로 유명한 장소다.
微吟(미음) : 어렴풋 읊조리다, 입안 소리로 읊음
就(취) : 마치다, 끝내다/곧,이에
林岫(임수) : 우거진 숲
당대 왕발(王勃)의 <익주면죽현무도산정혜사비益州綿竹縣武都山淨慧寺碑>에
丹梯碧洞 査冥林岫之間 단제벽동 사명임수지간
붉은 돌계단 석굴과 어둑한 숲 사이
라는 글에 보이고
송대 <세설신어世說新語>내 <언어言語>
도일도인에 대해 일공(壹公)이 말하는 부분에
郊邑正自飄瞥 교읍정자표별
林岫便已皓然 임수변이호연
성밖 동네는 바로 순식간 회오리가 불어
숲은 벌써 밝아졌었다.는 내용이 있다
浩然(호연) : 확트이다, 넓고 크다/밝다(皓然)
《맹자孟子·공손축하公孫丑下》에
夫出晝而王不予追也 予然後浩然有歸志
晝를 떠나자 왕이 ”내 떠나지 말라“며 쫓아왔다.
나는 그런 뒤 당당히 떠날 뜻을 가졌다는
구절이 있다
파교심매(灞橋尋梅)라는 성구가 있다.
파릉교(파교)위 당나귀 타고 바람찬 눈을 맞으며 매화를 찾아 나선다는 뜻을 가진 말로
시인묵객이 자주 떠올려 쓰는 싯구이기도 하다.
파교심매의 시작은 맹호연(孟浩然,689-740)이다.
맹호연이 바람 맞으며 눈내린 파교를 지나
매화를 찾아 나섰다는 일화를 적은 기록은 많다.
원대 작가 비당신(費唐臣)의 《貶黃州》제2절에
爲不學乘桴浮海鴟夷子 위불학승부부해치이자
뗏목 타는 것을 못 배운 이를 위한
바다에 떠다니는 술 포댓자루요
生扭做踏雪尋梅孟浩然 생뉴주답설심매맹호연
서툴리 눈을 밟는 이 돌아보니
매화 찾는 맹호연이로다
명나라 다인(茶人) 정우문(程羽文,1644-1722)의
《詩本事시본사·詩思시사》에
‘孟浩然 詩思在灞橋 風雪中驢子背上’
맹호연은 파교에서 시상이 올라
풍설에 나귀등 위에 올랐네
이외에도 많은 이들이 맹호연을 언급하였다.
파교 시상은 당대 정계(鄭綮,?-899) 일화도 있다.
당나라 소종(昭宗)때 재상이었던 정계!
시에 상당한 조예가 있었다는 그에게 누군가
“요즘 새로 지은 시는 없습니까?”라고 하니
“시상은 바람불고 눈 내리는 파교 당나귀 등에
있다네(詩思在灞橋 風雪中驢子上).
이 외 어디서 할 수 있겠는가!(此外何以得之)”
라고 답하였다는 것이다.
野興(야흥) : 들놀이(대자연) 흥취
북위(北魏,386-534) 양현지(楊衒之,?-555?)의
이른바 영희지란(永熙之亂)으로 북위 수도 낙양의
그 많던 절이 붕괴되어 후세에 전하고자 지은
《낙양가람기洛陽伽藍記》 <정시사正始寺>에
是以山情野興之士 시이산정야흥지사
游以忘歸 유이망귀
이들은 산의 정감과 자연의 정취를 느낀 선비로
노닐다 되돌아감을 잊었다네
라는 기록과
당나라 두보의 조부 두심언(杜審言)이 지은
《和韋承慶過義陽公主山池》에
野興城中發 朝英物外求 야흥성중발 조영물외구
들놀이 흥취가 성 안에서 피고
조정의 영재는 속세 밖에서 찾네
라는 기록도 찾아볼 수 있다.
鏡湖(경호) : 중국 절강성 소흥(紹興)에 있는 호수
당 현종 때 비서감을 지낸 하지장(賀知章)이 늙어
고향 오중(吳中)으로 돌아갈 때 현종이 이 호수의
한 구비를 하사하여 하감호(賀鑑湖)로도 불림
曲邊(곡변) : 굽은 가장자리
相映(상영) : 서로 어울리다
당대 대문장가 한유(韓愈,768-824)의 시
《동도우춘 東都遇春》에
行逢二三月 九州花相映 행봉이삼월 구주화상영
2월과 3월 맞아 온 나라 꽃이 서로 어울리네.
라는 싯구가 있다.
이 편은
진계유(陳繼儒,1558-1639)가 편찬했다는
<소창유기.초편小窓幽記.峭編>에도 나오는 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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