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근담(菜根譚)/후집

360. 萬事皆緣 隨遇而安 만사개연 수우이안

허접떼기 2023. 11. 2. 13:40

출처/圓霖法師의 작품 부낭도해, paimai.69ys.com

釋氏隨緣 吾儒素位 석씨수연 오유소위

四字是渡海的浮囊 사자시도해적부낭

蓋世路茫茫 개세로망망

一念求全則萬緖紛起 일념구전즉만서분기

隨遇而安則無入不得矣 수우이안즉무입부득의

 

불가의 隨緣(수연)과 우리 유가의 素位(소위)

이 네 글자는 바다를 건너기 위한 부레와 같다.

대개 세상 사는 길이란 넓고 아득하다.

일념으로 완전을 구하면 온갖 것이 뒤엉켜 일어나니

흐르는 대로 편히 하면 들어가 못 얻을 게 없다.

 

釋氏(석씨) : 불가(佛家)

隨緣(수연) : 인연에 따라 사물이 생겨난다.

吾儒(오유) : 우리 유가(儒家)

素位(소위) : 그때그때의 지위나 환경

 素位風光에도 언급되었다.

《中庸》에 ‘君子素其位而行, 不願乎其外’

‘군자는 처한 위치에 맞게 행동하지 그 이외는 바라지 않는다’

라 적고 있다.

 素는 본디, 소박한, 바탕 등을 뜻한다.

浮囊(부낭) : 헤엄칠 때 어류의 부레처럼 바람을 넣어 몸이 뜨도록 만든 주머니

世路(세로) : 세상을 살아가는 길

茫茫(망망) : 넓고 멀어 아득한 모양

求全(구전) : 완전무결, 완벽을 추구하다.

萬緖(만서) : 수 많은 실마리

紛起(분기) : 말썽이 여기저기서 어지러이 일어남

随遇(수우) : 때에 따라/ 상황에 따라

随遇而安은 유가의 安分知足(안분지족), 불가의 安心立命(안심입명) 도가의 知足知止(지족지지)와 비슷하다할 것이다.

 

《맹자(孟子)》진심장구(盡心章句)하(下) 글에

孟子曰 맹자왈

舜之飯糗茹草也 若將終身焉 순지반구여초야 약장종신언

及其爲天子也 급기위천자야

被袗衣 鼓琴 二女果 피진의 고금 이녀와

若固有之 약고유지

라고 적혀있다.

(果는 시중들 와)

 

"순임금이 마른 밥과 푸성귀를 먹는 데 평생 그럴듯하더니

천자가 되어

화려한 옷을 입고 거문고 타며 두 여인이 시중드는데

마치 본디 그런듯 하더라"고 해석된다.

 

이 글에 주자(朱子)가 자신의 견해를 입히기를

言聖人之心

不以貧賤而有慕于外

不以富貴而有動于中

随遇而安 無預于己 所性分定故也

언성인지심

불이빈천이유모우외

불이부귀이유동우중

수우이안 무예우기 소성분정고야

 

성인의 마음을 말한다면

빈천하다고 밖으로 바라지 않고

부귀하다 하여 마음속으로 들뜨지 않아

어느 경우든 편안하고 자신을 예측하지 않으니

본성이 자리 잡고 있기 때문이라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