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근담(菜根譚)/후집

359. 口耳嗜欲 但求眞趣 구이기욕 단구진취

허접떼기 2023. 11. 3. 10:24

왕굉희(王宏喜)작 죽림칠현도, artfoxlive.com에서

茶不求精而壺亦不燥 다불구정이호역부조

酒不求冽而樽亦不空 주불구열이준역불공

素琴無絃而常調 소금무현이상조

短笛無腔而自適 단적무강이자적

終難超越羲皇 종난초월희황

亦可匹儔嵇阮 역가필주혜완

 

차는 좋은 것만 찾지 않으면 주전자도 마르지 않고

술은 맑은 것만 찾지 않으면 술독도 빌 일이 없다.

소박한 거문고 줄이 없어도 늘 가락이 있고

짧은 피리 구멍이 없어도 절로 즐겁다.

끝내는 복희씨를 넘어서기 힘들겠지만

혜강과 완적과는 가히 상대할 수 있다.

 

() : 정제한, 뛰어난

() : 술병, 단지, 주전자

로 쓴 기록도 있다

() : 마르다

() : 맑다, 차다

() : 술동이, 술단지

() : 본디, 꾸미지 않은, 흰색, 소박함

無絃琴(무현금)은 줄이 없는 거문고도 마음으로 울린다 함이다

調() : 명사로 음악, 가락, 어조

自適(자적) :무엇에 얽매이지 않고 한가히 편한 상태

羲皇(희황) : 삼황 중의 하나인 복희씨

匹儔(필주) : 나란히 하다, 비슷한 상대자

() : 와 같은 글자, 혜강(嵇康,223-262)을 말한다.

,,오 삼국시대에서 진()으로 통일되는 시기 위()나라 초군(譙郡)사람으로

조조(曹操)의 증손녀 장락정주(長樂亭主)와 결혼하여 중산대부(中散大夫)가 되었고 종회(鍾會,225-264)의 모함으로 처형되었다. 시문과 거문고에 능했다

완적(阮籍), 산도(山濤), 향수(向秀), 유영(劉伶), 왕융(王戎), 완함(阮鹹)과 함께 죽림칠현(竹林七賢)으로 불린다.

저서로 혜강집(嵇康集)』, 양생론(養生論)이 있다.

() : 완적(阮籍,210-263)을 말한다. 진류(陳留, 하남성 개봉 근처)사람으로 자는 사종(嗣宗)이며 조조(曹操) 군대의 격문을 써 조조가 감탄했던 건안칠자(建安七子) 중 하나인 완우(阮瑀,165?-212)의 아들이다. 보병교위(步兵校尉)를 지내 완보병이라 불리며

백안시(白眼視)라는 말이 그에게서 생겼다. 휘파람을 잘 불었고 음률에 뛰어났다.

비파에 능했다는 완함(阮鹹,229?-?)이 그의 조카다.

 

천자문에 혜금완소(嵆琴阮嘯)라는 말이 있다.

혜강의 거문고 솜씨와 완적의 피리 솜씨를 말한다.

 

죽림칠현(竹林七賢)은 진()나라 초기 유교의 형식주의를 무시하고 노장사상에 심취하여 죽림에서 술 마시고 악기를 연주하며 그들만의 이야기를 나누었던 일곱 명을 말하는데 혜강과 향수 정도만이 조금 이름 받을 만하지 진을 세운 사마씨와 연관이 있어 벼슬도 하고 더러 천수를 누렸다.  

청담파(淸談派)라 소동파, 두보 등에게 추앙을 받았고 동아시아 은일자 모임의 시작이 되었다.

우리 고려에도 무신정변을 피한 이인로, 오세재, 임춘, 조통, 황보항, 함순, 이담지를 강좌칠현(江左七賢) 또는 해좌칠현(海左七賢)이라 부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