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근담(菜根譚)/후집

356. 身居局中 心在局外 신거국중 심재국외

허접떼기 2023. 11. 4. 18:56

波浪兼天 파랑겸천

舟中不知懼而舟外者寒心 주중부지구이주외자한심

猖狂罵坐 창광매좌

席上不知警而席外者咋舌 석상부지경이석외자색설

故君子身雖在事中 고군자신수재사중

心要超事外也 심요초사외야

 

물결이 하늘에 맞닿으면

배 안은 두려움을 모르나

배 밖에 있는 사람은 오싹하다.

미친 놈이 날뛰며 자리를 향해 욕을 하여도

그 자리에 있는 사람들은 경계할 줄 모르나

자리 밖에 있는 사람들은 말문이 막힌다.

그러므로 군자는 몸은 비록 어떤 일에 휘말려도

마음은 반드시 일 밖으로 넘어가야 한다.

 

波浪(파랑) : 크고 작은 물결

兼天(겸천) : 하늘과 맞닿음.

懼(구) : 두려워하다

寒心(한심) : 오싹하다, 가엽고 딱하다.

猖狂(창광) : 미친 듯 사납게 날뜀

罵(매): 욕하다, 꾸짖다

席上(석상) : 여러 사람이 모인 자리

咋舌(색설) : 혀가 굳어지다. 말문이 막힌다.

心要(심요) : 마음의 요체

이 글에서 要는 동사로 반드시 ...해야 한다를 뜻한다.

心要熱,頭要冷(심요열, 두요냉)이란 중국 속담이 있다.

마음은 뜨거워야 하고 머리는 냉정해야 하다는 것이다.

要는 뒤 超라는 단어를 강요하는 단어로 해함이 옳다.

 

두보(杜甫)의 <추흥(秋興)> 8수 중 첫 번째 시가 떠오른다

玉露凋傷楓樹林(옥로조상풍수림)

巫山巫峽氣蕭森(무산무협기소삼)

江間波浪兼天湧(강간파랑겸천용)

塞上風雲接地陰(새상풍운접지음)

叢菊兩開他日淚(총국양개타일루)

孤舟一繫故園心(고주일계고원심)

寒衣處處催刀尺(한의처처최도척)

白帝城高急暮砧(백제성고급모침)

맑은 이슬이 단풍나무숲을 시들게 하고

무산 무협도 기운이 쓸쓸하네.

강 물결 일어 하늘에 닿듯 솟고

변방 구름 땅에 깔려 어둡구나!

국화덤불 두 송이 피면 옛날로 눈물 흘렸고,

외로운 배 한 줄 묶으니 고향 생각나더라.

겨울옷으로 곳곳에 가위와 자를 다그치고,

백제성은 높아 저물녘 다듬이질 급하구나!

 

서기정(徐其正)의 江間波浪兼天湧의 일부분/ 출처 topart.c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