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근담(菜根譚)/전집

103. 得破認眞 可負重任 득파인진 가부중임

허접떼기 2024. 7. 3. 19:58

任永紅(임영홍,1968~ )의 글씨 認眞 2009년작

 

幻迹이환적언

無論功名富貴 무론공명부귀

肢體亦屬委形 즉지체역귀위형

 

眞境이진경언

無論父母兄弟 무론부모형제

即萬物皆吾一體 즉만물개오일체

 

人能看得破認得眞 인능간득파인득진

纔可以任天下之負擔 재가이임천하지부담

亦可脫世間之韁鎖 역가탈세간지강쇄

 

덧없는 자취를 말한다면

부귀와 공명은 말할 것 없고

팔다리와 몸통도 천지가 맡겨놓은 형체에 속한다.

 

참다운 경지를 말한다면

부모와 형제는 말할 것 없고

모든 만물이 모두 나와 한 몸인 것이다.

 

사람이 능히 간파하여 참됨을 인식할 수 있다면

비로소 천하가 떠맡긴 책임을 질 수 있고

또한 세간의 고삐와 사슬에서 벗어날 수 있다.

 

幻迹(환적) : 덧없는 자취 (=환경幻境)

無論(무론) : 는 물론이고....는 말할 것 없이

肢體(지체) : 팔다리와 몸, 사지(四肢)

委形(위형) : 맡긴(주어진) 형체

 《列子열자·天瑞천서

 吾身非吾有孰有之哉 오신비오유숙유지재

 曰是天地之委形왈시천지지위형야

 내몸은 내것이 아니면 누구의 것입니까?

 “하늘과 땅이 부여한 형체니라.”

 라는 기록이 있다.

眞境(진경) : 본바탕을 잘 나타내는 참다운 경지

 당() 변방 시인 王昌齡(왕창령,698-757)의 시

 《武陵開元觀黄煉師院무릉개원관황연사원

 暫因問俗到眞境 잠인문속도진경

 便欲投誠依道源 변욕투성이도원

 잠시 진경에 이르러 그곳 사정을 물어본다면

 곧 진리의 근원을 따라 귀순하고 싶어 하리라.

 라는 싯구가 세 번째에 있다.

 

看得破(간득파) : 간파(看破)할 수 있다.

 看破는 눈으로 보아 알아냄을 말하며

 得은 동사와 보어 사이에 쓰여 가능을 나타낸다

負擔(부담) : 떠맡게 된 일이나 의무, 책임 따위

韁鎖(강쇄) : 고삐와 쇠사슬

 《漢書한서·敍傳上서전상

 今吾子已貫仁誼之羈絆 금오자이관인의지기반

 繫名聲之韁鎖 계성명지강쇄

 지금 그대는 이미 어진 도리의 굴레에 꿰였고

 명성의 고삐와 사슬에 매여 있소.

 라는 내용이 있다.

 

 

莊子장자<齊物論제물론>

天地與我竝生 천지여아병생

而萬物與我爲一 이만물여아위일

천지와 내가 아울러 자라니

만물과 내가 하나가 된다.

라는 구절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