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근담(菜根譚)/전집

101. 人心一眞 金石可鏤 인심일진 금석가루

허접떼기 2024. 7. 5. 19:32

중국 판화가 賴少其(뢰소기,1915-2000)의 금석가루 예서체

人心一眞 인심일진

便霜可飛 城可摧 변상가비 성가최

金石可 금석가루

 

사람의 마음이 한결같이 또렷하면

, 서리를 내리게 하고 성도 깨뜨릴 수 있으며

쇠와 돌도 아로새길 수 있으리라.

 

僞妄之人 약위망지인

形骸徒具 眞己已亡 형해도구 진기이망

對人則面目可憎 대인즉면목가증

獨居則形影自愧 독거즉형영자괴

 

만약 거짓되고 어그러진 사람은

그저 살아 있는 송장이라 참된 몸은 이미 사라져

사람을 대할 때 생김새가 밉살스럽고

홀로 지내도 자기 몸이 부끄러우리라.

 

一眞(일진) : 한결같이 진실하다, 또렷하다

便() : , 즉시

霜可飛(상가비) : 서리가 내릴 수 있다.

 鄒衍(추연,bc305-bc240)은 음양5행의 창시자다.

 전국시대(bc403-bc221) 제나라 사람으로

 燕()나라 소왕에게 충성을 다했는데

 여러 사람들이 그를 헐뜯어

 소왕의 아들 혜왕이 옥에 가두니

 추연이 하늘을 우러러 통곡하는 데

 5월인데도 서리가 내렸다고 하는 일화가

 《淮南子회남자에 있다.

 萬事燕王盡忠 만사연왕진충

 左右譖之 좌우참지

 王之獄 왕지옥

 衍仰天哭泣 연앙천곡읍

 天五月爲之下霜 천오월위지하상

5월 서리는 더 각색되어 <삼국유사>에도 나온다.

신라 진성여왕대 감옥에 갇힌 王巨人(왕거인)

추연의 일화를 시로 지었더니 감옥에 벼락이 치고

우박이 쏟아져 풀려났다는 기록이 있다.

 

城可摧(성가최) : 성도 무너질 수 있다.

는 때려 부수다, 깨뜨리다라는 뜻이다.

杞梁(기량, ?-bc550)은 전국시대 제나라 대부였다.

杞植(기식), 杞梁植(기량식)으로도 불린다.

제나라 莊公(장공)4(bc550) ,진을 정벌하고

()를 기습하려 ()씨들과 함께

거나라 성문 밖에 이르자

궁수들의 매복으로 27명을 베었으나 죽고 말았다.

--左傳좌전

그의 처(孟姜女맹강녀로 알려짐)

길에서 운구를 받아 슬피 곡을 하니

장공이 남에게 조문을 전하자 그의 처가

임금의 신하로 죄를 면할 수 없다면

저자나 조정에 늘어놓고 처첩이 고집 부리겠으나

죄를 면한다면 고인의 누추한 집에 둘 것이며

임금이 욕될 바 없을 것이라 하였다

--禮記예기,檀弓下단궁하

이를 두고 맹자는

기량의 처가 곡을 잘하여 나라 풍속을 바꿨다.”

하였다孟子,告子下 맹자고자하

나라 劉向(유향)

杞梁之妻無子 기량지처무자

内外皆無五屬之親 내외개무오속지친

旣無所歸 기무소귀

乃枕其夫之尸于城下而哭 내침기부지시우성하이곡

内誠動人 내성동인

道路過者莫不爲之揮涕 도로과자막불위지휘체

十日而城爲之崩 십일이성위지붕

기량의 처는 아들이 없고

내외 모두 5족의 친척이 없다.

돌아갈 곳이 없으니

성 아래 남편의 주검을 베고 곡을 하였다.

성안 사람들이 진실로 감동하고

길을 지나던 자들도 눈물을 뿌리지 않을 수 없었다.

열흘이 지나자 성이 무너졌다.

라고 적었다.

--列女傳열녀전,齊杞梁妻제기량처

당나라 말기에서 516국 시대 시화에 능한 승려

西晉서진의 崔豹(최표)古今注고금주

<音樂음악><杞梁妻기량처>라는 노래를 실었고

貫休(관휴,832-912)는 그녀를

같은 제하의 시로 만리장성에까지 이어 붙혔다.

지금에 이르러서는 신앙의 대상이 되었다.

하북성 진황도시 산해관구에 있는 맹강녀묘

 

() : 박아 꾸미다, 아로새기다

 다른 본에서는 ()으로 적혔다.

僞妄(위망) : 거짓됨과 망령됨

試經시경·桑柔상유

朋友已譖 不胥以穀 붕우이참 불서이곡

벗들도 이미 어그러져 서로 좋지 않네

라는 글귀에 孔穎達(공영달)이 주를 달기를

讒僭是僞妄之言 故爲不信也

은 어그러짐()이다. 거짓된 말이니

믿지 못하게 된 것이다.

라고 하였다.

 

形骸(형해) : 사람의 몸과 뼈

莊子장자·天地천지

汝方將忘汝神氣 여방장망여신기

墮汝形骸而庶幾乎 타여형해이서기호

그대가 그대의 우쭐거리는 마음을 잊고

그대의 몸을 내려놓아야 도에 가까운 거요!

라는 글귀가 출처라 한다.

 

() : 다만, 헛되이

() : 명사로 도구/동사로 갖추다

 形骸徒具徒具形骸의 도치형으로

 살아있는 송장을 말한다. 行尸走肉과 같다.

面目(면목) : 생김새, 몰골

形影(형영) : 형체와 그림자.

可憎(가증) : 가증스럽다, 밉살스럽다, 꺼리침하다

自愧(자괴) : 스스로 부끄러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