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근담(菜根譚)/전집

217. 讀書至樂 觀物化境 독서지락 관물화경

허접떼기 2024. 4. 8. 21:01

讀書者               독서자

讀到手舞足蹈요독도수무족도처

不落筌蹄            방불락전제

 

善觀物者               선관물자

要觀到心融神洽요관도심융신흡시

不泥迹象            방불니적상

 

독서를 잘한다는 것은

기뻐 어쩔 줄 모르는 경지에 이르도록 읽어야만

비로소 문자라는 틀에 얽매이지 않는 것이다.

 

사물 관찰을 잘한다는 것은

감정과 정신이 조화로운 때에 이르도록 보아야만

비로소 불명료한 현상에 구애되지 않는 것이다.

 

() : 잘하다, 능숙하다

() : 반드시, 요컨대, ...해야 한다

手舞足蹈(수무족도)

너무 기뻐서 덩실덩실 춤을 추다를 말한다.

孟子맹자<離婁이루>

惡可已 오가이

則不知즉부지족지도지수지무지

그만 두기 싫으니

저도 모르게 발이 뛰고 손이 춤을 추는 것이다.

라고 인의지예를 설명한 글이 있다.

 

() : 바야흐로, 비로소

筌蹄(전제)
 ‘고기를 잡는 통발(-)과 토끼를 잡는 올가미

 라는 뜻으로,

 목적을 이루기 위한 방편을 이르는 말.

莊子장자<外物외물>편에

  筌者所以在魚 전자소이재어

  得魚而忘득어이망전

  蹄者所以在兎 제자소이재토

  得兎而忘득토이망제

  통발은 고기잡이에 쓰는 것인데

  고기를 잡으면 통발은 잊고 만다.

  올무는 토끼잡에 쓰는 것인데

  토끼를 잡으면 올무는 잊고 만다.

  는 내용에서 유래한 말이다.

 不落筌蹄은 문자라는 틀에 얽매이지 않고

 더 깊은 이해를 얻을 수 있음을 말한다.

 

청대 산문가 요내(姚鼐)<夜讀야독>

  顧思文載道 고사문재도

  筌蹄徒寄耳 전제도기이

  글월에 성현의 길을 곱씹어 생각하지만

  문자에만 헛되이 기대고 있을뿐이네.

  라는 글귀가 있다.

비슷한 말로 不落窠臼(불락과구)가 있다.

 

心融神洽(심융신흡) : 心神融洽하다.

즉 감정과 정신이 조화롭다

不泥(불니) : 얽매이지 않다.

  泥는 거리끼다, 구애되다의 뜻이다

迹象(적상) : 드러나 눈에 띄지 않는 현상,

  어떤 징조나 조짐 또는 추단

  청대 백일거사(百一居士)의 필기소설

  <壺天錄호천록>

 文人筆墨隨在皆寓天機 문인필묵수재개우천기

 若必於迹象拘泥求之 약필어적상구니구지

 則鑿矣 즉조의

 문인의 필묵은 모두 천기를 함축하는데

 만약 어떤 추단에서 천기를 찾느라 구애된다면

 곧 구멍이다.

 라고 썼다.

 

360doc.com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