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경(詩經)/소아(小雅)

6. 보전지집(甫田之什) 10. 빈지초연(賓之初筵)

허접떼기 2022. 8. 20. 10:52

출처 nx.xue63.ccom

賓之初 左右秩秩 빈지초연 좌우질질

邊豆有楚 殽核 변두유초 효핵유려

酒旣和旨 飮酒孔偕 주기화지 음주공해

鍾鼓旣設 擧醻逸逸 종고기설 거수일일

旣抗 弓矢斯張 대후기항 궁시사장

射夫旣同 獻爾發功 사부기동 헌이발공

發彼有的 以祈발피유적 이기이작

 

籥舞笙鼓 樂旣和奏 약무생고 악기화주

烝衎烈祖 百禮 증간열조 이흠백례

百禮旣 백례기지 유임유림

純嘏 子孫其湛 석이순가 자손기담

其湛曰樂 各奏爾能 기담왈락 각주이능

載手仇 室人入又 빈재수구 실인입우

酌彼爵 以奏爾 작피강작 이주이시

 

손님이 모이는 첫 자리, 좌우 차례가 있네

그릇들이 놓이고 과일과 고기가 벌려있네

술은 이미 잘 익어 다 함께 마시고

종과 북이 놓였으니 손 들어 술잔이 오가네

큰 과녁이 걸렸고 궁에 화살을 얹었으며

궁사들이 모여 그 쏜 결과를 아뢰니

중심을 쏘아 맞춰 네가 술잔 들기를 바라네

 

피리 춤에 생황과 북을 치니 연주가 조화롭고

훌륭한 선조를 기리니 모든 예법에 들어맞네

여러 예절을 갖추니 크고도 성대하구나

너희에게 큰 복을 내리니 자손이 화락하리라

그 화락에 즐기며 각자 자신의 장기를 바치네

손님이 상대를 고르고 주인이 들어와 또 쏘네

빈잔을 채워 돌리니 이 시제에 바치려 함이네

 

(연) : 대자리, 술자리

秩秩(질질) : 차례, 순서가 있다.

邊豆(변두) : 고대 예기(禮器)로 굽이 높고 뚜껑이 있는데 과일을 담거나(籩) 말린 고기를 담는 그릇(核)으로 목제나 도제(陶製)를 ‘豆’라 하고 기와로 만든 것을 ‘登’이라 한다.

邊/c-c.com

有楚(유초) : 楚楚, 선명하다, 늘어놓다. 有는 형용사 사두(詞頭)로 뒷 글자와 합하여 형용사를 이룬다.

殽核(효핵) : 안주,

殽는 뼈 붙은 살이며, 核은 씨 있는 과일이기도 하다.

아울러 殽는 豆에 담고 核은 籩에 담는 것이라 한다<詩集傳>

(려) : 벌여놓다

和旨(화지) : 진하게 감미되다

旨는 맛이 있다, 아름답다의 뜻이 있다

(공) : 매우, 크게

(해) : 같이 하다, 같게 하다

(수) : 잔을 돌리다, 술을 권하다

逸逸(일일) : 한가롭다.

<毛傳>은 차례대로 오가는 것이라 했다.

(후) : 과녁

(항) : 펼치다, 걸다

(사) : 어조사

(장) : 얹다, 메우다, 벌이다

천자는 곰의 머리를 그린 흰 바탕을, 제후는 큰 사슴을 그린 붉은 바탕을, 대부는 범과 표범을 그린 백포(白布)를 사(士)는 사슴과 돼지를 그린 베를 과녁에 솔로 씌운다

천자는 1장(丈=3m)으로 삼분하여 가운데는 흰 바탕에 곰을 그리고 나머지는 붉은 색에 구름기운을 그렸다. 張은 抗과 같이 들어올리다. 펼치다이며 사마(司馬)가 과녁을 펼치면 궁에 화살을 얹어 메우는(張) 것이 예절이었다.

(동) : 회동하다, 모이다

(헌) : 아뢰다

(이) : 그것(其)

(발) : 화살을 쏘다

(공) : 결과, 공적

(적) : 과녁의 중심

(이) : 너, 그대(汝)

籥舞(약무) : 피리불며 추는 춤

(생) : 생황

(증) : 발어사로 ‘이에’

진상하다. 받치다, 올리다.라는 설이 있다

(간) : 즐기다, 기뻐하다

烈祖(열조) : 업적이 있는 조상

(흡) : 부합하다, 들어맞다

(지) : 갖추다

(임) : 크다

(림) : 많다

(석) : 내리다, 주다

純嘏(순가) : 큰 복, 純은 크다를 뜻한다.

(담) : (함께) 즐기다

(왈) : ..이다. 이에

(주) : 올리다, 바치다(獻)

(재) : 곧, 즉.

(수) : (활)쥐다, 택하다

(구) : 짝, 상대수/화살을 쏘는 예는 둘이 한 짝(匹)으로 겨루었다.

(강) : 비다, 공허하다/일설로 편안하다와 크다라 하는 해석도 있다.

(시) : 시제(時祭) 한 해 네 번 지내는 종묘제사. 일설은 時物로 제사에 올리는 제물이라 한다.

아울러 과녁을 적중한 손님이 ‘주관하다’라 해하기도 한다.

 

賓之初筵 溫溫其恭 빈지초연 온온기공

其未醉止 威儀反反 기미취지 위의반반

曰旣醉止 威儀幡幡 왈기취지 위이번번

其坐遷 屢舞僊僊 사기좌천 누무선선

其未醉止 威儀抑抑 기미취지 위의억억

曰旣醉止 威儀怭怭 왈기취지 위이필필

是曰旣醉 不知其秩 시왈기취 부지기질

 

賓旣醉止 빈기취지 재호재노

亂我邊豆 屢舞僛僛 난아변두 누무기기

是曰旣醉 不知其 시왈기취 부지기우

弁之 屢舞傞傞 측변지아 누무사사

旣醉而出 受其福 기출이출 병수기복

醉而不出 是謂취이불출 시위벌덕

飮酒孔嘉 維其음주공가 유기영의

 

손님의 첫 연회 훈훈하고 공손하였다.

취하기 전에는 위엄에 신중하더니

취하고 마니 위엄이 오락가락하고

자리를 떠나 옮기고 자주 너울너울 춤추네

덜 취할 때는 위엄과 예의로 삼가 하더니

취하니 무례하고 거만해지네

이러니 취하면 질서를 모른다하는거지

 

손님이 취해버려 부르짖고 시끄럽게 구네

내 접시를 어지럽히고 춤추며 비틀거리네

이러니 취하면 허물을 모른다하는거지

모자를 쏠리니 비뚤어지고 취하여 춤추네

취하여 자리를 떴다면 두루 복을 받을텐데

취해도 뜨지 않으니 덕을 무너뜨린다하지

음주가 훌륭하려면 좋은 예의를 가져야 하지

 

溫溫(온온) : 따스하다, 부드럽다

(지) : 조사

反反(반반) : 신중한 모양

幡幡(번번) : 오가는 모양, 펄럭이는 모양

<소아,호엽>에도 보인다.

(사) : 버리다(捨)

僊僊(선선) : 아름답게 춤추는 모양(躚躚)

抑抑(억억) : 조심하고 삼가다

怭怭(필필) : 무례하고 거만하다

(재).... : ..하면서 ..하다

呶(노) : 시끄러이 굴다

僛僛(기기) : 취하여 비틀거리는 모양

(우) : 허물(尤)

(측) : 비뚤어지다

(아) : 기울다

傞傞(사사) : 취하여 춤추는 모양 (≑僛僛)

(병) : 두루, 모두

(벌) :무너뜨리다

孔嘉(공가) : 크게 좋다, 매우 훌륭하다

(영) : 아름답다, 좋다, 착하다

 

凡此飮酒 或醉或否 범차음주 혹취혹부

旣立之 或佐之 기립지감 혹좌지사

彼醉不 不醉反恥 피취부장 불취반치

勿從 식물종위 무비대태

言勿言 匪勿語 비언물언 비유물어

醉之言 俾出童羖 유취지언 비출동고

三酌不 敢多 삼작불식 신감다우

 

무릇 이리 술을 마시니 취하거나 아니거나

감독을 세우고 혹은 기록관을 더 두는데

취해 올바르지 않으면 멀쩡한 이 부끄럽다

좇아 알리지 마라! 크게 태만하지 않도록

안 되는 말 하지 말고 어긋나면 나누지 마라

취객의 말은 되지도 않는 말을 내뱉는 것

석 잔에 의식 없는데 어찌 감히 더 권하느냐?

 

(감) : 감독하는 관리

(사) : 음주시 언행을 기록하는 관원

연회의 의례상 반드시 監을 두었으나 史는 항상 두지는 않았다고 한다.

활쏘기 뒷풀이, 즉 사례(射禮)에 이어지는 연회는 사정(司正)을 두어 감독을 하였다.

(장) : 올바름, 착함(善)

(식) : 발어사로 감탄을 나타낸다.

(위) : 알리다, 고하다

마서진(馬瑞辰,1777-1853)은

그의 저서 <毛詩傳箋通釋>, <爾雅,釋詁>에

“謂는 부지런함(勤)이다. 부지런함은 근면과 격려를 위한 것이.

부지런히 권하지 말고, 더 많이 마시게 하지 마라.”라고 했다.

(비) : ,,,로 하여금

(태) : 예의에 태만하다.

匪(비) : 非와 같다

(유) : 도리, 사리

(유) : 발어사

童羖(동고) : 뿔 없는 숫양

童은 어리다, 민둥민둥하다, 벗겨지다, 대머리를 뜻하기도 한다.

숫양이 뿔이 없다는 것은 없는 사물을 말함이다.

三酌(삼작) : <예기禮記, 옥조玉藻>에

삼작의 내용이 나온다

“군자는 술을 마심에

첫 잔을 받아 마시면 낯빛과 술빛이 같아야 하고

두 잔이면 온화하게 삼가며

예는 석 잔으로 그치니 얌전히 물러난다”

“君子之饮酒也 受一爵而色洒如也

二爵而言言斯 禮已三爵而油油以退”

공영달(孔穎達,574-648)은 <春秋傳>을 인용

“신하가 군주를 모시고 연회를 가짐에

석 잔을 넘기면 예가 아니다”라 했다.

“臣侍君宴 過三爵 非禮也”

爵/meipian.com

(식) : 알다(知), 기억하다

(신) : 하물며 어찌

又(우) : 다시 권하다. 侑(유)의 음을 빌렸다

 

이 노래는 <소아, 정월>, <소아, 초자> 다음으로 긴 시다.

주희(朱熹)는 위(衛) 무공(武公)이 술을 경계하는 뉘우침으로 이 시를 지었다고 한다. 마서진(馬瑞辰)은 대사례(大射禮)를 거행하고 시제를 올리는 모습을 적은 것이라 했다. 진자전(陳子展)은 왕엄양(汪廣洋)이 쓴 <奉旨進賓之初筵叙>의 내용 “주원장이 이 시를 읽은 후 크게 감동하여 문무대신에게 ‘빈지초연’ 수십 본을 내렸다”를 인용하여 명태조 주원장이 공신을 살육한 구실로 이 시를 이용했다고 썼다<詩經直解>