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산의 산수대련이다.
북산 김수철의 개략적인 생애는 북산의 산수화 화제에 대한 글로 대신한다.
두 그림 화제 중의 하나는 전에 살핀 북산의 산수화 화제와 같다.
문징명(文徵明,1470-1559)의 《제양일도(題養逸圖)》 시의 첫 번째 구절 중
忙身見畵剛生愧 망신견화강생괴
安得身閒似畵中 안득신한사화중
바쁜 몸이 그림을 보니 바야흐로 부끄러움이 생기네
어찌하면 몸이 그림 속에 있는 듯 한가할 수 있을까?
의 내용을 썼고
다른 하나는
죽라(竹瀨) 이일화(李日華,1565-1635)의 《자도헌잡철紫桃軒雜綴》속 <다형茶衡>과 <운천약運泉約>에 보이는 시의 구절을 썼다.
霜落蒹葭水國寒 상락겸가수국한
浪花雲影上漁竿 낭화운영상어간
畵成未擬將人去 화성미의장인거
茶熟香温且自看 다숙향온차자간
이슬이 갈대에 내려 강남은 찬데
낚시대 위로 이는 물보라와 구름 그림자
그림이 끝나 사람이 가버리란 생각을 못하고
차가 익어 향이 부드러워지자 저절로 헤아리네
蒹葭(겸가) : 갈대, 물억새, 비유하여 보잘 것 없는 신분
水国(수국) : 물이 많은 하류나 호수지역 중국 강남을 가리킨다
浪花(낭화) : 물보라, 수말(水沫), 비유하여 파문, 풍파
未擬(미의) : 헤아리지 않다
自看(자간) : 저절로 어떤 상황을 바라본다, 깨닫다.
이일화는
명말의 수장가이자 학자로 자는 군실(君實)이고 호는 구의(九疑), 죽라(竹瀨)이며 절강(浙江) 사람이다. 관직에도 연연해 하지 않았고 서화의 진위감정에 뛰어나 동기창(董其昌,1555-1636), 왕유검(王惟儉)과 더불어 ‘삼대박물군자(三大博物君子)’로 일컬어진다. 산수는 전통적 남종 화법을 배웠고 심주(沈周)와 동기창의 영향을 받았다. 『염치당집(恬致堂集)』, 『죽라화승(竹瀨花勝)』, 『육연재필기(六硏齊筆記)』, 『미수헌일기(味水軒日記)』 『자도헌잡철(紫桃軒雜綴)』 등의 저서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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