玉勒追隨子夜風 옥륵추수자야풍
金鈴搖月吠梧桐 금령요월폐오동
明朝較獵長楊館 명조교렵장양관
萬騎叢中第一功 만기총중제일공
追隨(추수)는 뒤 쫓아 따르다, 追逐(추축) 쫓아버림, 각축, 벗 사이에 서 왕래하며 사귐을 뜻하고
子夜(자야)는 자시(子時), 한밤중.
吠梧桐(폐오동)은 견폐오동(犬吠梧桐)이다
較(교)는 견주다 이고,
長楊館(장양관)은 長楊宮(장양궁)으로 써야 음률이 맞지 않나 생각한다.
분명 館이라 쓴 것은 맞다.
長楊宮(장양궁)은 秦나라 때 장안(長安)의 서쪽 있던 궁으로
漢나라 때 이궁(離宮)이 된 곳으로 수렵한 짐승으로 비교하여 상을 주던 장소로 쓰였다.
옥 굴레 달린 말들이 한밤중의 바람을 뒤쫓으니
금방울은 달을 흔들고 개는 오동나무에서 짓네.
내일 아침 장양궁에서 사냥을 견주는데
일만의 기병무리에서 제일로 공을 세우리.
이 글의 출전은 청대 건륭제에 만들어진 <흠정사고전서(欽定四庫全書)내
어정역대제화시류 권 107 목록(御定歷代題畫詩類, 卷一百七目錄)이다.
「제견(題犬)」이란 제목으로 장봉익(張鳳翼, 1527~1613)이 쓴 시다.
장봉익의 자(字)는 백기(伯起),호(號)는 경허(灵墟)이며 강소(江蘇) 소주(蘇州)사람이다.
1564년 가정(嘉靖)43년에 거인(擧人)이 되었다. 사람이 오만하고 허황되었다 한다.
시사서(詩詞書)에 능했고, 강남지역에서는 동생 연익燕翼과 헌익献翼과 더불어 3張이라 불렸고
《처실당집(處實堂集)》8권、《홍불기(紅拂記)》등을 남겼다.
금방울이 말에 달린 굴레의 장식이 아니라 개 목걸이에 달린 장식으로 등장하는
당(唐) 말기(末期)의 시인 위장(韋莊,836-910)의 《귀공자(貴公子)》가 있다.
大道青樓御苑東 玉欄仙杏壓枝紅 대도청루어원동 옥란선행압지홍
큰 길 창기의 집은 궐의 후원 동쪽에 있는데
백목련과 선행나무가 활짝 붉게 피었다.
金鈴犬吠梧桐月 朱鬣馬嘶楊柳風 금령견폐오동월 주렵마시양류풍
금방울 달린 개가 오동나무 달을 향해 짖고
붉은 갈기의 말은 버드나무 바람과 함께 운다.
流水帶花穿巷陌 夕陽和樹入簾攏 유수대화천항맥 석양화수입렴롱
흐르는 물가의 꽃은 골목길을 뚫고
석양의 따스한 나무들이 발 틈에 들어온다.
瑶池宴罷歸來醉 笑說君王在月宮 요지연파귀래취 소설군왕재월궁
예쁜 연못 주연이 끝나 취해 돌아오며
달 궁전에 있는 군왕을 조롱하네.
오동폐월(梧桐吠月) 또는 견폐오동(犬吠梧桐)을 주제로 그린 그림은 많다.
오원(吾園) 장승업(張承業,1843-1897)의 <영모도 10폭병>중에서
장승업의 <화조영모10첩병풍>에서
조석진의 모작이라고도 하는 간송재단 소유 장승업의 <오동폐월>
소림(小琳) 조석진(趙錫晉,1853-1920)의 <오동폐월도>
심전(心田)안중식(安中植1861-1919)의 <오음폐월>
등장하는 개가 가만히 있기도 하고, 달을 향해 짖기도 한다.
이경전의 일견폐(一犬吠)의 제시를 적은
긍재(兢齋) 김득신(金得臣)의 《오동폐월도》를 블로그에 올린 기억이 있다.
대나무는 번식이 잘되고 항상 푸르러 영생과 불변을 상징하고
복숭아는 장생과 벽사를 뜻하는 반면
오동나무는 봉황의 터라 불리듯 상서로움을 상징한다.
세상이 안정되고 평안한 시절에 많이 자란다고 알려졌다.
꽉 찬 보름달과 함께 그려져 안녕의 의미를 가진다.
전에 언급했듯 개의 한자어 술(戌)은 지킨다는 수(戍)와 형태가 비슷하고 발음이 비슷해,
집을 지키거나 다른 그림의 소재가 갖는 의미를 지킨다는 뜻으로 민화에서도 많이 그린다.
그런 의미에서는 개가 짖는 모습이던 아니던 중요하지 않다고 본다.
그러나 장봉익의 제시가 곁들여지는 그림이라면
긍재와 심전의 그림처럼 짖는 모습이 어울리지 않나 생각해본다.
중국 청말, 근대초기 화가들이 장봉익의 시를 적은 그림도 올려본다.
유덕육(劉德六,1806-1875)의 <건폐오동>
과상람(戈湘嵐,1904-1964)의 1952년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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