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그림 속 글

소호 김응원의 묵란과 화제2

허접떼기 2020. 1. 9. 20:52

소호 김응원의 대표 작품으로 꼽히는 10폭 병풍으로 완성한 석란도(石蘭圖).

각 그림이 세로 188.0, 가로 41.3씩이니 대작이다.

창덕궁에 있었다. 국립고궁박물관에 소장되고 있다.


좌측 상단의 시제는

판교(板橋) 정섭(鄭燮)이 서재를 정헌(靜軒)이라 이름짓고 화랑에 써 걸었다는 글이다.


蘭之氣淸 난지기청

石之體靜 석지체정

淸卽久 청즉구

靜卽壽 정즉수


난초의 기운는 맑고 돌의 몸은 고요하다

맑으니 오래도록 머물고, 고요하니 오래 산다.


이 시제로 소호가 그린 또 하나를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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離騷千載托名尊 이소천재탁명존

九畹香濃醉墨痕 구원향농취묵흔

想得靈均高潔志 상득영균고결지

聊憑紙上弔忠魂 요빙지상조충혼

 

이소부(離騷賦)는 천 년간 이름만으로도 우러르며

구원(54,000)의 향기는 짙고 묵흔에 취하게 된다.

굴원(靈均)의 고결한 의지를 생각하며

애오라지 종이위에나마 충혼을 조의한다.

 

위 글에 이소(離騷)라는 굴원(屈原, BC 343 ? ~ BC 278 ?)이 지은 부()가 언급된.

굴원은 전국시대 나라 대부(大夫)어부사(漁父辭)에 나오듯 멱라수(汨羅水)에 투신하여 죽었다.

죽은 날이 음력 55일 단옷날인데 중국에서는 이날을 문학의 날로 기린다.

굴원은 대표작인 이소(離騷)에서 자신의 이름이 정칙(正則)이며 자를 영균(靈均)이라고 썼다.

1()은 약 6천 평이다. 난초가 가득찬 넓은 동산을 말할 때 구원(九畹)이라 표현한다.


이 글을 제(題)로 한 소호의 그림을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