貞士無心繳福 정사무심교복
天卽就無心處牖其衷 천즉취무심처유기충
憸人著意避禍 험인착의피화
天卽就著意中奪其魄 천즉취착의중탈기백
可見天之機權最神 가견천지기권최신
人之智巧何益 인지지교하익
곧은 선비가 생각 없이 복을 구하자마자
하늘이 곧장 생각 없던 곳에 그 충심을 이끌어주고
간사한 자가 화를 피하려 심혈을 기울이면
하늘이 곧장 마음을 쓰는 가운데 넋을 빼앗는다.
하늘의 기지와 책략이 가장 신비로움을 보게 된다.
사람의 지혜와 기교가 무슨 도움이랴?
貞士(정사) : 지조가 곧은 선비
繳(교) : 구하다, 바라다 (=徼요,邀)
徼로 적힌 본도 있다.
《左傳좌전》<僖公四年희공4년>에
君惠繳福於敝邑之社稷 군혜교복어페읍지사직
辱收寡君 寡君之願也 욕수과군 괒군지원야
군주께서 베푸시어 폐읍의 사직에 복을 구하시고
욕되시게 과인을 거두시니 과인이 바라던 바입니다.
라는 기록에 보인다.
卽就(즉취) : 바로 즉시, 하자마자, ...하면
牖(유) : 깨우치다, 이끌다, 인도하다
衷(충) : 속마음, 우러나오는 참된 마음
憸人(섬인) : 간사한 사람
《書經서경》<立政입정>에
國則罔有立政 국즉망유립정
用憸人不訓于德 용섬인불훈우덕
是罔顯在厥世 시망현재궐세
나라에 정사가 똑바로 서지 않아
간사한 자를 등용하고 덕으로 가르치지 않으면
그 세상에 뚜렷함은 없습니다.
라는 내용이 있다.
著意(착의) : 마음을 쓰다, 심혈을 기울이다.
《楚辭초사·九辯구변》에
罔流涕以聊慮兮 망류체이료혜
惟著意而得之 유착의이득지
걱정 되어도 눈물 흘리지 않는구나!
오로지 심혈을 기울여 그것을 얻었다네.
라는 구절에서 보인다.
魄(백) : 넋, 육체
《禮記예기》에
사람이 죽으면 혼은 하늘로 돌아가고
백은 땅으로 돌아간다고 한다.
혼이란 氣기 즉 정신을 말하고
백은 이목구비를 갖춘 육체를 말한다.
(魂氣歸于天혼기귀우천 形魄歸于地형백귀우지)
機權(기권) : 빠른 책략, 재치 있는 도모
機는 재치, 기교로 靈巧영교를 의미하고
權은 임기응변, 변통, 모략을 말한다.
韓愈(한유,768-824)의 시 <送靈師송영사>에
圍棋鬭白黑 위기투백흑
生死隨機權 생사수기권
바둑판을 둘러싸고 백과 흑이 다투네
살고 죽는 것은 기지와 모략에 달렸지.
라는 싯구가 있다.
益(익) : 도움, 이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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