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근담(菜根譚)/전집

92. 人重晩晴 田看收成 인중만청 전간수성

허접떼기 2024. 7. 11. 21:34

중경 合川합천 출신 鄧眞友(등진우)의 채근담 글씨

 

聲妓晩景從良 성기만경종량

一世之煙花無碍 일세지연화무애

 

貞婦白頭失守 정부백두실수

半生之淸苦俱非

 

語云 어운

看人只看後半截 간인지간후반절

眞名言也 진명언야

 

노래 기생이 말년에 지아비를 따르면

평생의 기녀 생활은 거리낌이 없고

 

정절을 지킨 부인이 머리가 희어 정조를 잃으면

반평생 견뎌낸 어려움도 모두 잘못이 된다.

 

이런 말이 있다.

사람을 보려면 오직 나중의 절반을 보라고

정말 명언이다.

 

聲妓(성기) : 노래를 잘하는 기생(歌妓)

晩景(만경) : 저녁 무렵, 노년의 황혼

 원나라 劉祁(유기,1203-1250)歸潛志귀잠지

 麻九疇 마구주

 晚景爲趙閒閒所知 만경위조한한소지

 마구주(1182-1232, ()나라 신동으로 불림)

 말년에 趙秉文(조병문)의 지인이 되었다.

 는 기록에서 출처를 찾는다.

 

() : 남편, 지아비(=)

煙花(연화) : 기생,예기-봄날 경치, 불꽃, 사랑

 당말 시인 黄滔(황도,840-911)<閨怨규원>

 塞上無煙花 새상무연화

 寧思妾顔色 영사첩안색

 변방에 기녀가 없으니

 차라리 첩의 얼굴을 그리는 게 낫구나.

 라는 구절에서 보인다.

 

無碍(무애) : 거리낌이 없다.

揚雄(양웅,bc53-18)法言법언·君子군자

 子未覩禹之行水與 자미도우지행수여

 一東一北行之無碍일동일북행지무애야

 君子之行獨無碍군자지행독무애호

 그대는 우의 치수를 누구와 하였는지 못 보았는가?

 한번은 동으로 한번은 북으로 행차에 거침 없었네.

 군자의 행보는 그저 거리낌이 없다네!

 라는 기록이 첫 출처라 한다.

 

貞婦(정부) : 정조가 곧은 아내

失守(실수) : 정조(지조)를 잃다.

 《左傳좌전<成公十五年성공15>

 前志有之曰 전지유지왈

 聖達節次守節下失節 성달절차수절하실절

 爲君非吾節也 위군비오절야

 雖不能聖敢失守수불능성감실수호

 이전의 책에

 성인은 절개를 꿰뚫고 버금은 절개를 지키고

 아래는 절개를 잃는다 했다.

 군주를 위하는 것이 나의 절개는 아니다.

 성인이 될 수 없을지언정 감히 지조를 잃다니!

 라는 기록이 첫 출처라 한다.

 

淸苦(청고) : 어려움을 참고 견딤.

 욕심이 없어 어려움(淸貧청빈)

 《東觀漢記동관한기·鮑宣妻傳포선처전

 宣嘗就少君父學 선상취소군부학

 父奇其淸苦以女妻之 부기기청고이녀처지

 포선(bc30-3)은 일찍이 부인의 아비에게 배웠다.

 아비가 청빈함을 알아 딸을 아내로 주었다.

 라고 하는 기록이 출처의 처음이다.

 

半截(반절) : 절반

 《朱子全書주자전서10권에

 聖人說話 開口見心 성인설화 개구견심

 必不只說半截藏着半截 필부지설반절장간반절

 성인의 이야기는 솔직히 말을 하되,

 반드시 말의 절반뿐만 아니고 숨겨진 절반도 봐라.

 라는 글이 있다.

  截은 토막, 마디, 구간, 일부분을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