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근담(菜根譚)/전집

91. 天機最神 智巧何益 천기최신 지교하익

허접떼기 2024. 7. 12. 12:10

중경 合川합천 출신 鄧眞友(등진우)의 채근담 글씨

貞士無心정사무심교복

天卽就無心處 천즉취무심처유기충

 

憸人著意避禍 험인착의피화

天卽就著意中奪其 천즉취착의중탈기백

 

可見天之機權最神 가견천지기권최신

人之智巧何 인지지교하익

 

곧은 선비가 생각 없이 복을 구하자마자

하늘이 곧장 생각 없던 곳에 그 충심을 이끌어주고

 

간사한 자가 화를 피하려 심혈을 기울이면

하늘이 곧장 마음을 쓰는 가운데 넋을 빼앗는다.

 

하늘의 기지와 책략이 가장 신비로움을 보게 된다.

사람의 지혜와 기교가 무슨 도움이랴?

 

貞士(정사) : 지조가 곧은 선비

() : 구하다, 바라다 (=,)

  로 적힌 본도 있다.

 《左傳좌전<僖公四年희공4>

 君惠福於敝邑之社稷 군혜교복어페읍지사직

 辱收寡君 寡君之願也 욕수과군 괒군지원야

 군주께서 베푸시어 폐읍의 사직에 복을 구하시고

 욕되시게 과인을 거두시니 과인이 바라던 바입니다.

 라는 기록에 보인다.

 

卽就(즉취) : 바로 즉시, 하자마자, ...하면

() : 깨우치다, 이끌다, 인도하다

() : 속마음, 우러나오는 참된 마음

憸人(섬인) : 간사한 사람

書經서경<立政입정>

國則罔有立政 국즉망유립정

憸人不訓于德 용섬인불훈우덕

是罔顯在厥世 시망현재궐세

나라에 정사가 똑바로 서지 않아

간사한 자를 등용하고 덕으로 가르치지 않으면

그 세상에 뚜렷함은 없습니다.

라는 내용이 있다.

 

著意(착의) : 마음을 쓰다, 심혈을 기울이다.

 《楚辭초사·九辯구변

 罔流涕以聊慮兮 망류체이료혜

 惟著意而得之 유착의이득지

 걱정 되어도 눈물 흘리지 않는구나!

 오로지 심혈을 기울여 그것을 얻었다네.

 라는 구절에서 보인다.

 

() : , 육체

禮記예기

사람이 죽으면 혼은 하늘로 돌아가고

백은 땅으로 돌아간다고 한다.

혼이란 기 즉 정신을 말하고

백은 이목구비를 갖춘 육체를 말한다.

(魂氣歸于天혼기귀우천 形魄歸于地형백귀우지)

 

機權(기권) : 빠른 책략, 재치 있는 도모

 機는 재치, 기교로 靈巧영교를 의미하고

 權은 임기응변, 변통, 모략을 말한다.

 韓愈(한유,768-824)의 시 <送靈師송영사>

 圍棋鬭白黑 위기투백흑

 生死隨機權 생사수기권

 바둑판을 둘러싸고 백과 흑이 다투네

 살고 죽는 것은 기지와 모략에 달렸지.

 라는 싯구가 있다.

 

() : 도움, 이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