以幻迹言 이환적언
無論功名富貴 무론공명부귀
即肢體亦屬委形 즉지체역귀위형
以眞境言 이진경언
無論父母兄弟 무론부모형제
即萬物皆吾一體 즉만물개오일체
人能看得破認得眞 인능간득파인득진
纔可以任天下之負擔 재가이임천하지부담
亦可脫世間之韁鎖 역가탈세간지강쇄
덧없는 자취를 말한다면
부귀와 공명은 말할 것 없고
팔다리와 몸통도 천지가 맡겨놓은 형체에 속한다.
참다운 경지를 말한다면
부모와 형제는 말할 것 없고
모든 만물이 모두 나와 한 몸인 것이다.
사람이 능히 간파하여 참됨을 인식할 수 있다면
비로소 천하가 떠맡긴 책임을 질 수 있고
또한 세간의 고삐와 사슬에서 벗어날 수 있다.
幻迹(환적) : 덧없는 자취 (=환경幻境)
無論(무론) : …는 물론이고....는 말할 것 없이
肢體(지체) : 팔다리와 몸, 사지(四肢)
委形(위형) : 맡긴(주어진) 형체
《列子열자·天瑞천서》에
吾身非吾有孰有之哉 오신비오유숙유지재
曰是天地之委形也 왈시천지지위형야
내몸은 내것이 아니면 누구의 것입니까?
“하늘과 땅이 부여한 형체니라.”
라는 기록이 있다.
眞境(진경) : 본바탕을 잘 나타내는 참다운 경지
당(唐) 변방 시인 王昌齡(왕창령,698-757)의 시
《武陵開元觀黄煉師院무릉개원관황연사원》에
暫因問俗到眞境 잠인문속도진경
便欲投誠依道源 변욕투성이도원
잠시 진경에 이르러 그곳 사정을 물어본다면
곧 진리의 근원을 따라 귀순하고 싶어 하리라.
라는 싯구가 세 번째에 있다.
看得破(간득파) : 간파(看破)할 수 있다.
看破는 눈으로 보아 알아냄을 말하며
得은 동사와 보어 사이에 쓰여 가능을 나타낸다
負擔(부담) : 떠맡게 된 일이나 의무, 책임 따위
韁鎖(강쇄) : 고삐와 쇠사슬
《漢書한서·敍傳上서전상》에
今吾子已貫仁誼之羈絆 금오자이관인의지기반
繫名聲之韁鎖 계성명지강쇄
지금 그대는 이미 어진 도리의 굴레에 꿰였고
명성의 고삐와 사슬에 매여 있소.
라는 내용이 있다.
《莊子장자》<齊物論제물론>에
天地與我竝生 천지여아병생
而萬物與我爲一 이만물여아위일
천지와 내가 아울러 자라니
만물과 내가 하나가 된다.
라는 구절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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