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근담(菜根譚)/후집

276. 夢幻空華 眞如之月 몽환공화 진여지월

허접떼기 2024. 1. 20. 12:21

홍매가 핀 가지에 앉은 곤줄박이

髮落齒 발락치소

幻形彫謝 임환형지조사

 

鳥吟花 조음화소

自性眞如 식자성지진여

 

머리카락이 빠지고 이빨이 드무니

몸이 병들고 늙어 떨어지고 없어지는 대로 둔다.

 

새가 지저귀고 꽃들이 활짝 웃으니

본디 가지는 진성의 변함없는 진리를 깨닫네

 

() : 성글다, 드물다

幻形(환형) : 병이나 노화로 얼굴이 나빠지고 달라짐

불교에서는 사람의 몸은 흙, , , 바람이 모여진

실체가 없는 환형이라 함.

彫謝(조사) : 초목의 꽃과 입이 모두 떨어져 버림으로

늙어감을 말함

() : 꽃이 피다(=), 로 적힌 기록도 있다.

自性(자성) : 불교어, 본디 가지는 참 본성

眞如(진여) : 불교어, 항구불변의 진리

 

원각경(圓覺經) 보안보살장(普眼菩薩章)

적멸(寂滅)의 다섯 단계가 있다.

첫 번째는 몸이 소멸하는 것이다.

(), (), (), () 즉 사대(四大)가 흩어져

몸이 소멸하니 두 번째 마음마저 소멸한다

마음이 소멸하면 세 번째 경계도 같이 소멸하고

경계가 소멸하면 네 번째 생각마저 소멸하니

마지막 다섯 번째가 비환불멸(非幻不滅)

환이 아닌 것은 멸하지 않더라인데

환은 모양과 색깔이 있는 것이니

환이 아닌 것은 불멸이라는 것이며 곧 이게 원각이다.

비환불멸이니 적멸(寂滅)이며 곧 부처의 경지다.

부처를 원하는 중생에게 부처가 나타나면 응신(應身)이고

초발의(初發意) 중생에게는 보신(報身)으로 나타나며

부처의 경지로 부처를 보면 법신(法身)으로 보이는 데

이 경지는 색이 없으니 서로 보이는 일이 없고

모두가 구분되지 않는 법신 즉 진여(眞如)의 경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