身如不繫之舟 신여불계지주
一任流行坎止 일임유행감지
心似旣灰之木 심사기회지목
何妨刀割香塗 하방도해향도
몸은 묶이지 않은 배와 같아
흘러가는 대로 멈추는대로 맡겨 내버려두네.
마음은 이미 타서 재가 된 나무와 같으니
칼로 베어도 향불 피워 지워도 거리끼겠는가?
繫(계) : 매다, 묶다
坎止(감지) : 일이 어려워져 그만둠
流行坎止는 일이 잘 풀릴 때는 벼슬에 나서고
막힐 때는 은거함을 이르는 말이기도 하다.
출처는 《한서漢書》<가의전賈誼傳>이다.
意爲坎而止 乘流則行 의위감이지 승류즉행
比喻依據環境的逆順 비유의거환경적역순
確定進退行止 확정진퇴행지
뜻이 묻히면 멈추고 흐름을 타면 행동한다는 것은
비유컨대 환경의 거스름과 순종함에 따라
진퇴가 확정되면 행하고 그치고 한다는 것이다.
라는 기록에서 나왔다.
妨(방) : 방해하다, 헤살을 놓다
不妨, 何妨으로 쓰여 무방하다는 뜻이 된다.
刀割香塗의 출처는 송대 왕안석(王安石)이다.
<독유마경유감 讀維摩經有感>이라는 시에
身如泡沫亦如風 신여포말역여풍
刀割香涂共一空 도할향도공일공
몸은 물거품 또는 바람 같아서
칼로 베어도 향으로 지워도 모두 부질없다.
身如不繫之舟와 心似旣灰之木의 출처는
《장자》 잡편32 <열어구列禦寇>와
동파 소식(蘇軾)의 <자제금산화상自題金山畵像>이다.
<열어구>편에 不繫之舟가 나온다.
백혼무인(伯昏無人)이 열자에게 꾸짖으며 한 말로
巧者勞而知者憂 교자로이지자우
無能者無所求 무능자무소구
飽食而遨遊 포식이오유
汎若不繫之舟 범약불계지주
虛而敖遊者也 허이오유자야
재주 있는 자 수고롭고 아는 자 근심이 많다.
무능한 자는 아무것도 구하는 것이 없이
배불리 먹고 즐거이 노니니,
마치 매이지 않은 배가 물 위에 둥둥 떠 있듯
공허하게 노니는 것이다.
라고 한다.
소식의 <자제금산화상>에
心似已灰之木 심사이회지목
身如不繫之舟 신여불계지주
問汝平生功業 문여평생공업
黃州惠州儋州 황주혜주담주
마음은 이미 타버려 재가 된 나무와 같고
몸이란 묶이지 않은 배와 같구나!
너의 평생의 공적이 뭐냐고 묻는다면
황주 혜주 담주로 귀양한 것이라네.
라고 적었다.
塗(도) : 칠하여 없애다, 지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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