理寂則事寂 이적즉사적
遣事執理者 견사집리자
似去影留形 사거영류형
心空則境空 심공즉경공
去境存心者 거경존심자
如聚羶却蚋 여취전각예
본성이 사라지면 사물도 사라지는 것
사물을 버리고 본성을 잡고 있는 것은
그림자를 없애고 형태를 남기는 것과 같다.
마음이 비었다면 상황도 빈 것이라
상황을 지우고 마음을 남기는 것은
누린 고기를 모아 놓고 파리매를 피하는 것과 같으니라.
理(이) : 사물과 현상의 본성
事(사) : 각 사물과 현상
《화엄경華嚴經》에서는
理와 事는 상대적 개념으로 제기하며,
부처의 지혜 중 하나로 불성이 첫 정체(整體)임을 증거한다.
물질계의 환영이며 본체 세계의 진실 두 관계는 모순 없이 서로 통일되어 있음을 설명한다.
세속과 종교 수행이 단절되지 않은 것처럼 중생과 진정한 불성 사이에서도 장애와 거리낌이 없다는 것이다.
寂(적) : 적막하다, 없다, 죽다, 열반
空空寂寂은 우주 삼라만상의 실체가 모두 비어 지극히 고요함을 말한다.
寂은 寂滅의 예처럼 생멸이 함께 없어져 무위적정(無爲寂靜)하여 번뇌의 경계를 떠난 상태로 열반(涅槃)에 이른 것을 말한다. 즉 사라지는 것이고 空은 그 결과로 빈 것이다.
留(류) : 남기다, 머물다
<대당서역기大唐西域記> 8권에
석가가 발라급보리산(鉢羅笈菩提山)에서 6년의 깨달음을 구하다 정각(正覺)을 이루지 못하여 떠나면서 석실에 있는 용을 위해 그림자를 남기고 떠났다(留影而去)는 내용이 있다.
境(경) : 상태, 처지, 경계
羶(전) : 누린 내(나다), 누린 고기
却(각) : 물리치다, 피하다
蚋(예) : 파리매, 모기
불가에는 이판이 있고 사판이 있다.
이판(理判)은 참선하고 경전을 강론하며 수행하고 포교하는 승려를 일컫고
소위 공부승(工夫僧)이라 한다.
사판(事判)은 재산을 운영하고 제반 사압을 하는 등에 힘쓰는 승려로
세속에서는 산림승(山林僧)이라고 한다.
청허,부휴,벽암등의 대사들은 이판과 사판을 겸했다.
약휴 화상은 사판승으로 선암사를 지켰고 우은 화상도 유점사의 중창을 이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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