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11월 6일
어제부터 바람이 세다.
거의 태풍급이다.
민속그린식당에서 점심으로 산채비빔밥을 먹었다.
정말 돈이 아깝다.
비빔밥이 맛없기 힘든데 김밥보다 못하다.
비빔밥 하나에 12,000원 주고
비가 휘날리는 신흥사 주차장에 주차를 했다.
올해 단풍은 날씨 탓에 예쁘지 않다.
오후에는 비가 멈춘다 하였고
다행히 하늘 구름 사이로 켠켠히 푸른 색이 보였다.
남쪽 화채봉 칠선봉 능선으로 사진을 찍어봤다.
기상청이 강풍주의보를 발령하였다.
12m/s면 시속 43km... 대단한 바람이 쌍천의 물줄기를 던져버리고 있었다.
그저 산보를 하자는 기분으로 비룡폭포를 향해 걸었다.
계곡은 지난 비로 인해 물이 불어나는 중이었고
막힌 등산길은 바람이 덜하였다.
무난한 숲길을 3~40분 걷자
여섯 개 연못을 만들며 떨어진다는 육담폭포에 이르렀다.
얼마 오르지 않다가 왼쪽이 토왕성폭포 가는 길인데 막아놨다.
겨울 빙벽객에게는 열어놓겠지...
폭포 물줄기를 좌로 우로 가르는 흔들다리를 걸어 오르면 금새 비룡폭포에 다다른다.
이 정도면 이무기보다는 용이 어울린다.
비룡폭포 쉼터?자리까지 이르는 길에 반이 외국인이다.
젊은 독일 소녀 둘이 뒷따르다 이내 앞서고
토왕성폭포 전망대로 향하는 철계단으로 사라졌다.
언제 만들었을까?
전에는 돌계단에 간간이 밧줄 잡으며 휘돌아 오르던 길을 계단으로 만든 것이...
족히 10년은 넘었을 게다.
900개 넘는 계단이라 한다. 나는 오른쪽 무릎이 아팠다.
토왕성폭포전망대로 향하는 거의 수직 철계단을 오르다 북쪽 달마봉 아래에서 무지개가 생겨났다.
벌써 전망대에서 내려오는 독일 아가씨에게 무지개를 봤냐? 했더니 보았다 한다.
행운이라 전했지만 나도 님도 행운이다.
전망대에 도착하니 비가 내린 행운으로 용은 못되어도 이무기는 결코 아닌 토왕성폭포 물줄기가 나타났다.
대개 건폭을 보는 경우가 많은데 저 정도의 300미터 넘는 폭포 물이 떨어지는 것을 보는 것도 분명 행운이다.
무릎에 통증을 느껴 비껴 튼 자세로 철계단을 내려왔다.
대략 왕복 5km 2시간 걸린 듯하다.
그리고 숙소인 라마다속초로 향했다.
대포항이 많이 바뀌었다.
이리 저리 오가다. 그냥 이름이 순박한 금자네서 작은 쥐치, 광어, 마래미(새끼 부시리).. 5만원으로 맞춰 소주를 했다. 쥐치는 작아서 쪽발이 말 세꼬시..무슨 무채덤불만큼만 쓸어져 나왔다.
묵은 라마다는 일본식호텔 기분이 났다,
침대는 좋았는데 화장실은 좁았다. 그래도 바다가 바라보이는 방이라 짙푸르고 널따란 동해가 펼쳐져 있었다.
다음 날 아침 베란다에서 일출을 봤다.
2023년 11월 7일 06시 57분
동북쪽 바다에서 붉은 해가 떠올랐다.
언제나 뜨는 해지만 강렬한 에너지를 느꼈다.
출발하기 전 아침을 해결하려 무던히 검색하였지만
바닷가라 하지만 요즘 식당 음식가격은 너무 올랐고 변변하지도 않았다.
양양 군청거리 식당에서 순두부를 먹었는데 정말 내가 해도 이 정도는 아니다 싶었다.
순두부야 양념간장 맛이라지만 귀가길 내내 속을 불편하게 하였다.
그래도 훌륭한 여행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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