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근담(菜根譚)/전집

25. 降伏客氣 消殺妄心 항복객기 소살망심

허접떼기 2024. 10. 5. 19:41

필명 丑牛축우 周世和의 글씨

矜高倨傲無非客氣 긍고거오무비객기

降伏客氣下而後正氣항복득객기하이후정기신

 

情欲意識盡屬妄心 정욕의식진속망심

消殺得妄心盡而後眞心소살득망심진이후진심현

 

잘난 체하고 오만함은 객쩍은 혈기에 지나지 않는다.

객기가 떨어질 만큼 굴복된 후 바른 기풍이 펼쳐진다.

 

정욕과 의식하는 것 모두 망령된 마음에 속한다

망심이 다하도록 없앤 후 참된 마음이 드러난다.

 

矜高(긍고) : 잘난 체하고 우쭐거리다.

 삼국시대 촉()의 명장 魏延(위연)

 승상 楊儀(양의)의 불화를 적은 글에 보인다.

 性矜高當時皆避下之 성긍고당시개피하지

 唯楊儀不假借延 유양의불가차연

 延以爲至忿 有如水火 연이위지분 유여수화

 성질이 거만하고 뻐겨 당시 모두 그를 피하였으나

 오직 양의만이 위연을 용서치 않았고

 위연이 너무 화가 치밀어 물과 불처럼 되었다.

- 출처 三國志삼국지·蜀志촉지·魏延傳위연전

 

倨傲(거오) : 건방지다, 오만불손하다

공자에게 자로가 어부에 대한 지나친 대우를 적은

莊子장자·漁父어부에 나온다.

萬乘之主千乘之君見夫子 만승지주천승지군견부자

未嘗不分庭伉禮 미상불분정항례

夫子猶有倨傲之容 부자유유거오지용

今漁父杖拏逆立 금어부장나역립

而夫子曲腰磬折 이부자곡요경절

言拜而應 得無太甚乎 언배이응 득무태심호

만승의 천자도 천승의 제후도 선생을 만나면

일찍이 뜰에 나누어 서서 맞절하였고

선생은 오히려 건방진 모습이었는데

지금 어부가 노 잡고 등을 돌려 서있는데

선생은 허리 굽혀 경쇠처럼 꺽고

절하고 응대하니 너무 심한 것이 아닙니까?

 

無非(무비) : 단지에 지나지 않다.

客氣(객기) : 혈기 넘치는 용기, 객쩍게 부리는 혈기

송나라 司馬光(사마광)趙滋札子조자찰자에는

침입한 거란을 도발하게 만든 조자를 적고 있다.

今滋數乘客氣以傲使人 금자삭승객기이오사인

爭小勝以挑强胡 쟁소승이도강호

요즘 조자가 사신을 멸시하려 자주 객기를 부리고

강한 오랑캐을 도발케 하여 작은 승리를 다투니...

 

客氣는 명말청초 문장가 李漁(이어,1611-1680)

나이 마흔이 넘어 항주에 살며 창작한 소설

<玉搔頭옥소두>사양하다, 예의 바르다

뜻으로 처음 쓰여 현재에 이르고 있다.

 

降伏(항복) : 굴복시키다, 길들이다.

퇴지 韓愈(한유,768-824)가 이민족 黃洞族황동족이

옹관(邕管)을 공격한 일에 올린 글

<黃家賊事宜狀황가적사의장>에 보인다.

遣一郎官御史 親往宣諭 견일낭어사 친주선유

必望風降伏讙呼聽命 필망풍항복관호청명

한 낭관과 어사를 보내 친히 가 조서를 선포하면

소문만 듣고도 굴복해 환호하며 명을 들을 것이다.

 

() : 떨어지다, 없어지다.

正氣(정기) : 바른 기풍

意識(의식) : 특별히 느끼거나 마음에 두는 것

妄心(망심) : 도교어, 허망하게 분별하는 마음

淸淨經청정경에 적혀 있다.

衆生所以不得眞道者 중생소이부득진도자

爲有妄心 위유망심

중생이 진정한 도를 얻지 못한 까닭은

망령된 마음이 있어서다.

 

消殺(소살) : 없애다, 제거하다

眞心(진심) : 거짓이 없는 참된 마음

인도 승려 마명대사의 <大乘起信論대승기신론>

所言不空者 소언불공자

已顯法體 空無妄故 이현법체 공무망고

卽是眞心 常恒不變 즉시진심 상항불변

淨法滿足 故名不空 정법만족 고명불공

불공이라고 말한 것은

이미 법체가 공으로 망령이 없음을 드러낸 까닭이다.

곧 진심이니, 진심은 늘 변하지 않고

깨끗한 법이 가득 차 있기에 불공이라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