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근담(菜根譚)/전집

63. 謙虛受益 滿盈招損 겸허수익 만영초손

허접떼기 2024. 8. 24. 12:12

공자가 노환공의 사당에 들러 기기를 보고 듣는 모습

欹器以滿覆 기기이만복 撲滿以空全 박만이공전

故君子 고군자

居無 不居有 영거무 불거유

寧處 不處完 영처결 불처완

 

기기는 차면 엎어지고, 박만은 비어야 온전하다.

그러므로 군자는

무에 거할지언정 유에 거하지 않고,

모자란 곳에 머물지언정 갖춘 곳에 머물지 않는다.

 

欹器(기기) : 고대 중국의 제후가 처신을 경계하고자 곁에 두던 그릇

  欹()는 기운다는 뜻으로,

물이 가득 차면 뒤집히고, 비었을 때는 기울어지며,

절반 정도 차면 반듯하게 놓이는 그릇이다.

고대 중국에서 왕이 앉는 자리의 오른쪽에 놓고 보면서

'넘치지도 모자라지도 않고 알맞게' 처신하도록

스스로 경계하는 데 사용한 그릇으로서,

中庸중용의 뜻과 상통하는 점이 있다.

당나라 때 제작되었다는 기기

기기에 관한 이야기는荀子순자<宥坐유좌>편에

孔子觀於魯桓公之廟 공자관어노환공지묘

欹器焉孔子問於守廟者曰 유기기언공자문어수묘자왈

此爲何器 차위하기

守廟者曰此蓋爲宥坐之器 수묘지왈차개위유좌지기

孔子曰 공자왈

吾聞宥坐之器者 오문유좌지기자

虛則欹中則正滿則覆 허즉기중즉정만즉복

孔子顧謂弟子曰注水焉 공자고위제지왈주수언

弟子挹水而注之 제자파수이주지

中而正滿而覆虛而欹 중이정만이복허이기

孔子喟然而歎曰 공자위연이탄왈

吁 惡有滿而不覆者哉 !오유만이불복자재

 

공자가 노나라 桓公환공의 사당을 찾았을 때

기울어진 그릇을 보고 사당지기에게 무엇이냐고 묻자,

환공이 자리 오른편에 두던 그릇이라고 답하였다.

공자가 이 그릇은 비면 기울고 절반 차면 바르고

가득 차면 엎어진다고 들었다며

제자(子路자로)를 시켜 물을 떠오게 하여 부어보니

중간이면 바르고 차면 뒤집히고 비면 기울었다.

공자가 한숨을 내쉬며 탄식하여 말했다.

! 어찌 가득차고서 뒤집히지 않는 것이 있는가!

 

이 내용은 孔子家語공자가어에도 있다.

 

撲滿(박만) : 옹기로 만든 벙어리 저금통

 撲滿은 흙으로 만든 일종의 저금통으로

 돈이 가득 차면 깨뜨려야 꺼낼 수 있으므로,

 항상 비어 있어야 온전할 수 있다는 뜻이다.

한나라 목록학자 劉歆(유흠,bc53-ad23)

西京雜記서경잡기5 기록이 출처다.

撲滿者以土爲器 박만자이토위기

以畜錢具 其有入竅 이축전구 기유입규

而無出竅 滿則撲之 이무출규 만즉박지

박만이란 것은 흙으로 만든 그릇이다.

동전을 넣어 모으려 들어가는 구멍은 있으나

나오는 구멍이 없어 가득차면 그것을 깨뜨린다.

후한시기 제작되었다는 박만

 

() : 차라리 ...할지언정

() : 모자라다, 부족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