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근담(菜根譚)/전집

116. 藏巧於拙 寓淸於濁 장교어졸 우청어탁

허접떼기 2024. 6. 26. 08:58

판교 정섭의 글씨 難得糊塗난득호도를 새긴 석판

 

藏巧 晦而明 장교어졸 용회이명

솜씨는 서투름에 감추고 어둠으로써 밝히며

淸於濁 以屈爲伸 우청우탁 이굴위신

맑음은 흐림에 맡기고 굽힘으로써 펼치니

涉世之一 진섭세지일호

참으로 세상을 겪는 하나의 구명 바가지요

藏身之三窟장신지삼굴야

몸을 지킨 세 개의 굴이로다.

 

() : 감추다, 숨기다, 지키다

() : 솜씨, 재주

() : 졸하다, 서투르다

() : 쓰다, 부리다(使), ...로써()

() : 맡기다

涉世(섭세) : 세상을 살아나감

 시인 唐彦謙(당언겸,?~893)<第三溪제삼계>

  早知涉世眞成梦 조지섭세진성몽

  不棄山田春雨犂 불기산전춘우리

  일찍이 세상살이가 정말 꿈을 이루는 것임을 알아

  산에 있는 밭 쟁기질하려니 봄비를 버릴 수 없네.

  라는 싯구가 있다.

 

() : 목숨을 살리는 바가지

 본 뜻은 표주박이나 가벼워 물에 뜨고

 일상에서는 값어치 없는 물건이나 긴요할 때는

 목숨을 건지는 보물이 된다.

鶡冠子갈관자<學問학문>편에

  中流失船 一壺千金 중류실선 일호천금

  강 가운데에서 배를 잃어 한 표주박이 천금이네.

  라는 글귀의 바가지와 같은 뜻으로 쓰였다.

 

三窟(삼굴) : 狡免三窟(교토삼굴)을 말한다.

 제나라 孟嘗君(맹상군) 田文(전문)

 식객이었던 馮諼(풍훤)과의 일화에서 나온 말이다.

狡兔有三窟 교토유삼굴

僅得免其死耳 근득면기사이

今君有一窟未得高枕而臥也 금군유일굴미득고침이와야

請爲君復鑿二窟 청우ㅏ군부착이굴

  -戰國策전국책,齊策제책

꾀많은 토끼는 굴이 세 개입니다.

겨우 죽음을 면할 뿐이지요

이제 군은 굴 하나로 마음 편할 수 없습니다.

군을 위해 다시 2개의 굴을 파도록 허락하소서!

 

맹상군의 봉읍지인 薛邑설읍에 가 빚을 받아오라자

풍훤은 되려 빚을 탕감해주고 돌아와

의를 사왔다 하였고 맹상군은 언짢았다.

泯王(민왕)의 맹상군 파직으로 설읍으로 내려가니

설읍의 사람들이 1백리 밖까지 나와 기다렸고

이를 본 맹상군이 풍훤을 보며

그대가 사왔다는 의를 눈으로 보게 되었다고 하였다.

이때 풍훤이 맹상군에게 한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