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근담(菜根譚)/전집

122. 陰者勿交 傲者勿言 음자물교 오자물언

허접떼기 2024. 6. 22. 15:50

필명 晨光신광 서예가 武東茂(무동무,1964~)의 글씨

沈沈不語之士 우침침불어지사

輸心 차막수심

음침하고 말이 없는 선비를 만나면

으레 마음을 쏟지 말아야 한다.

悻悻自好之人 견행행자호지인

應須防口 응수방구

골이 잔뜩 나고 스스로를 좋아하는 사람을 보면

응당 입을 막아야 한다.

 

沈沈(침침) : 심하다/무겁다/음침하다

() : 으레(응당), 당연히/잠깐/매우

 아래 구의 과 같은 뜻으로 쓰였다.

 《墨子묵자·非命上비명상

  上之所賞 상지소상

  命固명고차상

  非賢故賞也 비현고상야

  上之所罰 상지소벌

  命固명고차벌

  不暴故罰也 불폭고벌야

  임금이 상을 주는 것은

  천명이 본디 응당 상을 주는 것이지

  어질어서 상을 주는 것이 아니다.

  임금이 벌을 주는 것은

  천명이 본디 응당 벌을 주는 것이지

  사나워서 벌을 주는 것이 아니다.

  라는 글이 있다.

() : 보내다, 쏟다.

輸心은 마음을 쏟다(=輸誠수성)

  下戰斬首하전참수 上戰輸心상전수심

  전투에서 하급자는 실제 싸우고

  상급자는 전략과 지휘에 마음을 쏟아야 한다.

  라는 뜻이다.

 《史記사기,韓非子列傳한비자열전

悻悻(행행) : 잔뜩 골이(화가) 난 모양이나

  고집이 세고 오만한 모양을 말한다.

  《孟子맹자·公孫丑下공손축하

 제나라 임금을 만났으나 자신을 등용하지 않아

 3일을 머물다 떠나는 맹자에게 尹士윤사가 나무라자

 맹자가 高子고자에게 한 말이 있다.

  諫於其君而不受則怒 간어기군이불수즉노

  悻悻然見於其面去則 행행연견어기면거즉

  窮日之力而後宿哉 궁일지공이후숙재

  임금에게 간언하였으나 받아들이지 않아 화를 내며

  얼굴에 잔뜩 골이 난 모습을 보이고 떠나면서

  하루내내 힘을 쏟고 나서 묵어야 하겠는가!

  라는 내용이 그것이다.

自好(자호) : 자애(自愛)하다

  스스로를 아낀다는 것은

  문맥상 다소 부정적인 자존감으로 해석할 수 있다.

  《莊子장자·天下천하편에

  天下大亂 聖賢不明 천하대란 성현불명

  道德不一 도덕불일

  天下多得一察焉以自好 천하다득일찰언이자호

  천하가 크게 어지러워 성현은 드러나지 않고

  도덕이 고르지 않으니

  천하 대개가 하나만 보고 스스로 좋아하게 되니

  라는 구절이 있고,

 《孟子맹자·萬章上만장상

  百里奚백리해를 두둔하며 한 말로

  鄕黨自好者不爲 향당자호자불위

  而謂賢者爲之乎 이위현자위지호

  시골에서 잘난 체하는 자들이 하지 않은 것을

  어질다 불리는 자들이 그것을 하겠는가?

  라는 내용이 있다.

應須(응수) : 응당 ...해야 한다. (=應當)

  唐당나라 시인 杜甫(두보,712-770)의

 《戲題王宰畵山水圖歌희제왕재화산수도가》에

  尤工遠勢古莫比 우공원세고막비

  咫尺應須論萬里 지척응수론만리

  먼 형세를 더울 잘 그려 옛사람은 견줄 수 없고

  지척에서 응당 만리를 따져야 한다.

  라 하는 싯구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