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근담(菜根譚)/전집

146. 人生惟危 道心惟微 인생유위 도심유미

허접떼기 2024. 5. 31. 11:48

태주(台州)출신 章士榮(장사영,1958)의 <서경> 대우모 편 글

一燈螢然萬籟無聲  일등형연만뢰무성

此吾人初入宴寂時也 차오인초입연적시야

 

夢初醒群動未起  효몽초성군동미기

此吾人初出混沌차오인초출혼돈처야

 

乘此一念廻光烱然返照 승차이일념회광경연반조

 

始知耳目口鼻皆桎梏 시지이목구비개질곡

情欲嗜好悉機械矣 이정욕기호실기계의

 

하나의 등마저 희미하고 온갖 소리 들리지 않는,

이때 우리는 처음으로 평안한 입적에 들어설 때다.

 

새벽 꿈에 처음 깨고 뭇 생명들 일어나지 않는,

이때 우리는 처음으로 혼돈의 상황에서 나올 때다.

 

이때를 틈타 한 순간 빛나는 노을 빛을 되돌리면,

 

비로소 이목구비가 모두 자신을 옭아매는 것이며

마음의 욕망과 기호 싹 다 기계임을 알게 된다.

 

螢然(형연) : 반딧불처럼 희미한 모양

萬籟(만뢰) : 온갖 소리, 만물의 소리

  당대시인 常建(상건,708-765)

<題破山寺後禪院제파산사후선원> 마지막은

  萬籟此都寂 만뢰차도적

  但餘鐘磬音 단여종경음

  온갖 소리 모두 잠잠한데

  그저 종경소리만이 남아있네

  라는 싯구로 끝맺는다.

宴寂(연적) : 평안히 입적함, 성자의 죽음

  《法華經법화경<化城喩品화성유품>

  於佛宴寂어불연적후

  宣揚助法化 선양조법화

  부처가 열반에 든 후에도

  부처의 교화를 도우려 널리 알려라.

  라 하는 사미들의 이어지는 설법을 적고 있다.

() : 새벽

群動(군동) : 모든 동물/여러 움직임/군중

  陶淵明도연명의 시 <飮酒음주> 7에는

  日入群動일입군중식

  歸鳥趨林鳴 귀조추림명

  해가 저무니 뭇 생명들이 쉬고

  돌아오는 새도 숲으로 날며 우짓네.

  라는 싯구가 있다.

() : , 시간

乘此() : 이때()를 틈타다, 이용하다

一念(일념) : 짧은 시간/하나의 생각

 일념(一念)은 산스크리트어eka-citta의 번역으로

 극히 짧은 순간에 이루어지는 생각()의 단위다.

  174장과 180장에도 언급된다.

廻光(회광) : 빛을 되돌리다

烱然(경연) : 빛나는, 밝은

返照(반조) : 동쪽으로 비치는 저녁 햇빛, 노을

 

廻光返照는 해지기 직전 잠깐 하늘이 밝아짐이다.

머지 않아 사라지지만 직전 그 세가 왕성함을,

죽기 직전 잠깐 기운을 돌이킴을 비유한다.

선종 불교에서는 언어나 문자에 의존하지 않고

자기 마음속의 靈性영성을 직시하는 것을 의미한다.

자신의 내면세계를 돌이켜보고 진실한 자신,

佛性불성을 발견하는 것을 아울러 의미한다.

 

당대 臨濟임제의 제자 慧然혜연이 쓴

鎭州臨濟慧照禪師語錄진주임제혜조선사어록

 

  爾言下便自光返照 이언하변자회광반조

  更不別求 갱불별구

  知身心與祖佛不別 지신심여조불불별

 

  너는 말이 떨어지면 곧 스스로 화광반조할 것이며,

  다시 다른 데서 구하지 말 것이니

  신심은 부처와 다르지 않음을 알아야 한다.

  라고 한말이 출처가 된다

  아울러 이책에 自繩自縛자승자박이 언급된다.

 

桎梏(질곡): 속박, 차꼬와 수갑

 桎은 발을 묶는 형구, 은 손을 묶는 것을 말함.

情欲(정욕) : 마음의 욕망, 四欲사욕의 하나

  사욕은 情欲 色欲 食欲 淫欲으로

  물건을 탐내는 마음을 정욕이라 한다.

嗜好(기호) : 무엇을 즐기고 좋아함으로

  주로 생리적 욕구에서 비롯됨을 말한다.

() : , 남김없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