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근담(菜根譚)/후집

271. 繁華之春 不若秋實 번화지춘 불약추실

허접떼기 2024. 1. 24. 18:11

 

春日氣象繁華 춘일기상번화

令人心神駘蕩 영인심신태탕

不若秋日 불약추일

雲白風淸 蘭芳桂馥 운백풍청 난방계복

水天一色 上下空明 수천일색 상하공명

使人神骨俱淸也 사인신골구청야

 

봄날 날씨는 벅적하고 화려하다.

사람의 마음을 늘어지고 좋게 만든다.

그러나 가을날만 못하다.

구름 희고 바람 맑으며 난초와 계수 향기롭고

물과 하늘이 한 색이며 위아래가 넓고 밝으니

사람의 마음과 몸을 모두 맑게 한다.

 

繁華(번화) : 번성하고 화려함, 선명하고 곱다

心神(심신) : 마음과 정신

駘蕩(태탕) : 자유분방하다, 제멋대로다, 화창하다

蘭芳(난방) : 난초의 그윽한 향기

桂馥(계복) : 계수나무 향기

蘭芳桂馥蘭薰桂馥(난훈계복), 桂馥蘭香(계복난향)

과 같은 말이며 은혜와 공로가 오래 전해짐을 이른다

空明(공명) : 공활하고 밝음/달에 비친 물이 맑음

(신골) : 마음과 몸(心身)

 

당대 백거이와 유종원과 더불어 삼걸로 불리며

시호(詩豪)로 불린 유우석(劉禹錫,772-842)

<추사2秋詞二首>의 첫 번째에 이리 적었다.

 

自古逢秋悲寂寥 자고봉추비적요

我言秋日勝春朝 아언추일성춘조

晴空一鶴排雲上 청공일학배운상

便引詩情到碧霄 변인시정도벽소

 

예부터 가을을 맞나면 쓸쓸하고 적막하다 하나

나는 가을날이 봄날 아침보다 낫다 말하리라!

맑은 하늘 두루미 한 마리 구름 위를 떠도니

곧 시적 정취가 이끌어 푸른 하늘에 닿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