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근담(菜根譚)/후집

273. 像由心生 像隨心滅 상유심생 상수심멸

허접떼기 2024. 1. 24. 13:37

機動的 기동적

弓影疑爲蛇蝎 궁영의위사갈

寢石視爲伏虎 침석시위복호

此中渾是殺氣 차중혼시살기

 

念息的 염식적

石虎可作海鷗 석호가작해구

蛙聲可當鼓吹 와성가당고취

觸處俱見眞機 촉처구견진기

 

심기가 흔들리는 사람은

활의 그림자를 뱀이나 전갈로 의심하고

누워 있는 돌을 엎드린 호랑이로 보니

이 안에는 온통 살기로 넘칠뿐이다.

 

마음을 비워버린 자는

후조 황제 석호도 갈매기로 만들고

개구리 울음소리는 북과 피리소리와 맞대니

닿는 곳 어디다 참된 진리를 보리라.

 

機動는 심기(心機)로 마음의 움직임을 말하고

은 움직임, 흔들리다, 놀라다를 말한다

본디 기민하다, 탄력적이다, 기계로 움직이다, 이다

()은 앞 단어의 상황이나 원인, 그런 사람을 말함

예로 大晴天的,突然就下起雨來

크게 맑은 날에 돌연 갑자기 비가 내린다는 말이다.

蛇蝎(사갈)은 뱀과 전갈. 불쾌한 이를 비유한다.

 

이 이야기는 杯弓蛇影(배궁사영)이란 말로

동한 말기 응소(應劭,151?-203?)가 지은

<풍속통의風俗通義> <괴신怪神>편에 나온다.

당대 방현령(房玄齡)이 쓴

서진(西晉) 악광(樂廣)의 전기에도 나온다.

배궁사영의 내용은 이렇다.

予之祖郴爲汲令 以夏至日请主簿杜宣賜酒

時北壁上有懸赤弩照于杯中 其形如蛇

宣畏惡之然不敢不飮 其日便得胸腹痛切妨損飮

大用羸露攻治万端不爲愈 後郴因事之至宣家窥視

問其變故云畏此蛇蛇入腹中

郴還聽事思惟良久 顧見懸弩必是也

則使門下支將鈴下侍徐扶輦載宣于故處設酒

杯中故復有蛇因謂宣此壁上弩影耳非有他怪

宣遂解甚夷怪由是瘳平

 

내 조부인 응침(應郴)이 명을 받아 하지에 두선(杜宣)에게 술을 내렸는데

마침 북쪽 벽 술잔에 붉은 활이 비춰 모양이 뱀과 같아

두선은 꺼림칙하였으나 감히 마시지 않을 수 없었다.

그날 가슴과 복부 통증이 일어 음식을 물리고

뼈가 드러나도록 수척하여 모든 방도로 치료하였지만

나이지지 않았다.

응침이 그일로 인해 두선의 집을 훔쳐보다

변고에 대해뱀이 두려웠는데 배 안으로 들어왔다고요?”

묻고 더 듣고 오래 생각하고

다시 활이 걸린 것을 보니 뭔가 틀림없었다.

문 아래 인솔자로 하여 휘장 아래에서

두선을 천천히 부축하여 가마에 태워

그 자리에 술자리를 만드니 술잔 안에 다시 뱀이 있어

두선에게

벽 위 붉은 활의 그림자이구려 괴이한 것이 아니오

두선이 드디어 이해를 하고 크게 기뻐하며 병이 나았다.

 

寢石伏虎(침석복호)에 대한 출처인

한영(韓嬰)<韓詩外傳>

간보(干寶,283-351)<수신기搜神記>

초의 명사수 웅거자에 대한 기록이 있다.

楚熊渠子夜行 초웅거자야행

見寢石以爲伏虎 견침석이위복호

彎弓射之没金鎩羽 만궁사지몰금쇄우

下視知其石也 하시지기석야

초의 웅거자가 밤에 걷다

누운 돌을 보고 범으로 여겨

활을 당겨 쏘니 쇠화살 날개까지 박혔다.

내려다보니 돌임을 알았다.

순자荀子<해폐解蔽>에도 이 내용이 있다.

 

() : 전부, 온통

殺氣(살기) : 독살스런 기운, 거친 기운/살기등등

念息(염식) : 마음에 만족 못하는 욕망이 없는 

石虎(석호) : 후조(後趙) 무제(武帝,295-349)

海鷗(해구) : 갈매기

후조 석호는 극도로 방탕하고 잔인하였으나

불교 확산에 기여한 황제로도 유명하다.

특히 서역승 도징(圖澄)이 석씨 집안과 친교가 잦았다.

남북조시대 유의경(劉義慶)<세설신어世說新語>

 

佛圖澄與諸石遊 불도징여제석유

林公曰 澄以石虎爲海鷗鳥 임공왈 징이석호위해구조

승려 도징이 여러 석씨 집안과 교유하였는데

임지둔이도징이 석호를 갈매기로 여겼다

고 적었다

 

鼓吹鳴蛙(고취명와)라는 성어가 있다.

남사南史49공규전孔珪傳에 나온다.

공규(孔珪,447-501)는 공치규(孔稚珪)라고도 하며

남조 송()-()시기 문장가다.

제백석의 와희도

珪風韻清疏好文咏 규풍운청소호문영

飮酒七八斗不樂世務 음주칠팔두불락세무

居宅盛營山水 거택성영산수

憑几獨酌 傍無雜事 빙궤독작 방무잡사

門庭之内 草萊不剪 문정지내 초래부전

中有蛙鳴或問之曰 중유와명혹문지왈

欲爲陳蕃乎 욕위진번호

珪笑答曰 규소답왈

我以此當兩部鼓吹何必效蕃 아이차당량부고취하필효번

王晏嘗鳴鼓吹候之 왕안상명고취후지

聞群蛙鳴曰 문군와명왈

此殊聒人耳 차수괄인이

珪曰 규왈

我聽鼓吹殆不及此 아청고취태불급차

晏甚有慚色 안심유참색

 

공규는 풍류와 운치가 맑고 글 읽기를 좋아하며

음주가 일곱 여덟 말이라세상사를 즐기지 않았네

집에 산수를 성대히 꾸미고 살았는데

탁자에 기대 홀로 술하며 아무런 일도 하지 않네

문안의 뜰에 풀이 자라도 자르지 않아

개구리 울음이 들려 누군가 물어보길

때를 기다린 한대 진번이 되고 싶은 겁니까?”

공규가 웃으며 답하길

나는 여길 두 곳으로 나눠 북치고 피리부려는데

하필이면 진번을 닮고 싶겠소?

왕안은 북과 피리 소리 울리길 기다렸다는데

떼로 개구리 소리 들려

이거 너무 시끄럽기만 하네요하니

공규가 말하길

난 북과 피리도 이에 못 미칠 거라 들리는데요

왕안은 심히 멋적은 모습을 지었다.

 

觸處(촉처) : (닿는 곳)어디든지

() : 모두

眞機(진기) : 참 뜻, 진리, 깨달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