世人只緣認得我字太眞 세인지연인득아자태진
故多種種嗜好種種煩惱 고다종종기호종종번뇌
前人云 전인운
不復知有我 安知物爲貴 불부지유아 안지물위귀
又云 우운
知身不是我 煩惱更何侵 지신불시아 번뇌갱하침
眞破的之言也 진파적지언야
세상사람들은 단지 ‘자기’만을 지나치게 알기에
종종 기호에 많이 빠지고 더러 번뇌에 많이 빠진다.
옛 사람이 이리 말했다.
“더는 내 존재도 모르는데 어찌 만물이 귀한 줄 알랴”
또 이리 말했다.
“이 몸이 내가 아님을 알면 번뇌가 다시 침범하겠나?”
정말 이치에 맞는 말이다.
只緣(지연) : 단지...로 인하여, 오직 ...때문에
認得(인득) : (주로 사람, 길, 글자 따위를) 알다
太眞(태진) : 극단적으로(백화문) 283편에도 나옴
種種(종종) : 가끔/갖가지
嗜好(기호) : 즐기고 좋아함, 도락(道樂)
不復(불복) : 더는 ...않는다. 다시...않다
不復知有我 安知物爲貴는
도연명(陶淵明,365?-427)의
<음주14飮酒十四>를 인용했다.
故人賞我趣 挈壺相與至 고인상아취 설호상여지
班荆坐松下 數斟已復醉 반형좌송하 삭짐이복취
父老雜亂言 觴酌失行次 부로잡란언 상작실행차
不覺知有我 安知物爲貴 불각지유아 안지물위귀
悠悠迷所留 酒中有深味 유유미소류 주중유심미
옛 친구는 내 취향을 즐겨 술병 들고 함께 왔었고
솔 아래 낙엽 깔고 앉아 자주 권하니 거듭 취하네.
어르신은 말이 뒤섞이고 뿔잔은 순서 없이 오가고
내가 있음도 알지 못하니 어찌 물건이 귀함을 알랴!
유유히 머문 곳을 헛갈리니 술 속에 깊은 맛이 있네.
라고 쓰고 있다.
身(신) : 나, 자기, 자신
破的(파적) : 말이 요령이 있고 이치에 맞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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