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근담(菜根譚)/후집

331. 人我一視 動靜兩忘 인아일시 동정양망

허접떼기 2023. 11. 19. 12:28

감숙성 병령사(炳靈寺) 석굴 앞

喜寂厭喧者 희적염훤자

往往避人以求靜 왕왕피인이구정

不知 부지

意在無人 便成我相 의재무인 변성아상

心著於靜 便是動根 심착어정 변시동근

如何到得人我一視 여하도득인아일시

動靜兩忘的境界 동정양망적경계

 

적막한 것을 기뻐하고 시끄러운 것을 싫어하는 자는

왕왕 사람을 피해 고요함을 찾는다.

모르는구나!

무인지경에 둔 뜻은 곧 자아 집착을 이룬다는 것을!

마음이 정적에 집착함은 곧 어지러움의 근원임을!

어찌하면 남과 나를 하나로 볼 것이며

어지러움과 고요함 둘 다 잊는 경계를 얻을까?

 

() : 시끄럽다, 떠들썩하다

我相(아상) : 자기 처지를 자랑하여 남을 무시하는 마음

사상(四相)의 하나로 오온(五蘊, 色 受 想 行 識으로 정태적 인간존재의 구성요건이다. 五取蘊이라 불리는데 오온을 자아로 집착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이 화합하여 몸과 마음에 '참다운 나'가 있다 집착하게 되는 견해를 말한다.

動根(동근) : 어지러움의 근원

如何(여하) : 어찌하면?

動靜兩忘(동정양망)動靜兩俱忘(동정양구망)과 같다.

은 움직임, 동요, 어지러움을

은 정적, 고요, 순수를 말한다.

송말원초 고승 석조흠(釋祖欽,1214-1287)의 시

<祖機上人조기상인>에 보인다.

靈妙這機 佛祖莫知
疾則蹉過 遲非所宜
靈在自己 妙在日用
吃飯著衣 一静一動
動靜兩忘 波停岳聳

신령스럽고 기묘한 저 실마리, 부처라도 알지 못하여

시샘하면 잘못에 빠지고 더딘다면 마땅하지 못하구나

영혼은 자기에게 존재하고 오묘함도 늘상 쓰는 것이라

밥 먹고 옷 입듯, 한 번 멈추다 한 번 움직이듯 하니

동정 둘 다 잊으면 파도가 멈추고 바위산이 솟느니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