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경(詩經)/국풍(國風)

2. 소남(召南) 7. 고양(羔羊)

허접떼기 2022. 7. 5. 15:14

團膳(단선/관청에서 식사를 제공하는 모습)/벽화《야연도》

羔羊之皮 絲五 고양지피 소사오타

退食自公 委蛇委蛇 퇴식자공 위이위이

 

羔羊之革 素絲五 고양지혁 소사오역

委蛇委蛇 自公退食 위이위이 자공퇴식

 

羔羊之 素絲五 고양지봉 소사오총

委蛇委蛇 退食自公 위이위이 퇴식자공

 

어린 양의 가죽을 흰 실 다섯 타래로 뀄네

퇴청해 집에서 밥 먹으며 스스로 만족하네

 

어린 양의 가죽을 흰 실 다섯 솔기로 뀄네

유유히 자득하며 퇴청해 집에서 밥 먹네

 

어린 양 가죽솔기 흰 실 다섯 묶음으로 뀄네

유유히 자득하며 집에서 밥 먹으려 퇴청하네

 

羔羊(고양) : 어린 양

(소) : 희다

(타) : 타래

五紽 五緎 五總은 수량을 표시한 것인데

 五絲가 一紽, 四紽가 一緎, 四緎이 一總.

 나아가 五를 午와 통하여 얽히다로 해한다

退食自公(퇴식자공) : 품행이 청렴함

고대 중국은 조정에서 경대부에게 식사를 제공했다

退食은 관청에서 나와 집에서 밥을 먹는 것이다

나랏돈을 아끼니 칭찬을 받은 것이다.

그러나 상반된 해석이 있다.

관청에서 밥을 제공한 것은

저녁을 먹으러 집으로 돌아갈 시간 없이

부지런히 공무를 수행하도록 한 것인데

녹봉은 받되 제공하는 식사를 먹을 정도로

할 일은 없어 집으로 돌아가 먹는다는 것이다.

公은 공조(公朝), 즉 조정이다

委蛇(위이) : 길이 구불구불하고 길게 이어짐

대로에서 의젓이 걷는 모습으로

유유자적하게 걷는 모습을 뜻한다

주자는 自得之貌 즉 스스로 만족한 모습이라 함

委와 蛇 모두 구불구불하다는 뜻이 있다

(역) : 솔기(옷을 지을 때 두 폭을 맞대고 꿰맨 줄)

(봉) : 솔기, 꿰맨 부분, 緎과 같다

(총) : 묶음

 

<毛詩序>는 당시 소남(召南)은 문왕(文王)의 교화로 각 지위의 관료마다 절약하고 정직했으니 <작소鵲巢>의 효과라 했다.

이 해석을 방옥윤(方玉潤,1811-1883)은 부회(附會)하다며 가소롭다 했다.

모정(牟庭,1759-1831)은 녹봉이 적음을 풍자한 것이라 했다.

 

이는 일도 없이 녹봉을 받음을 아울러 비꼰 것으로

<위풍,벌단>에서 녹읍이 적어 박달나무를 베며 살며 ‘素餐’을 노래한 상황과 비슷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