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그림 속 글

최치원으로 만난 최북과 김홍도

허접떼기 2019. 2. 3. 02:00



조선시대에 가야산 홍류동계곡은 대단한 명소였다.

아마도 칠칠선생이 이 계곡에 와서 그 홍류동을 그리며 孤雲의 시구를 적었나보다.


恐是非聲到耳(각공시비성도이) 도리어 시비 소리가 들리려나? 두려울 뿐으로

故敎流水盡籠山(고교류수진롱산) 흐르는 물로 산을 모두 뒤덮었구나!


칠칠께서 벙어리 聾자로 쓰시고 정정하려  옆에 점점.. 위 아래 찍고 옆에 대바구니 籠을 쓰셨다.

 

고운 최치원이 가야산 홍류동 계곡에 머물며 지었다는 題伽倻山讀書堂(제가야산독서당)라는 시가 있다.

용문폭포아래 흐르는 계곡 옆에 그 후손들이 장소를 추정하여 지은 농산정(農山亭)이 있는데

그 정자에 현판으로 걸려 있다.

狂奔疊石吼重巒(광분첩석후중만) (계곡물이)돌 틈을 치대며 겹겹의 뫼에 울어대니
人語難分咫尺間(인어난분지척간) 사람의 말은 지척에도 분간이 어렵구나.
常恐是非聲到耳(상공시비성도이) 늘 시비 소리가 들리려나? 두려울 뿐으로

故敎流水盡籠山(고교류수진롱산) 흐르는 물로 산을 모두 뒤덮었구나!

   정자에는 狂奔(광분)으로 적혀있다.


狂噴(광분) : 미칠 듯 노하여 / 狂奔(광분) : 미친 듯이 날뛰어

疊石(첩석) : 첩첩이 쌓인 돌

() : 울부짖다, 울다.

(,) : , 산등성이, 길게 뻗은 좁은 산

() : , 일찍이() / () : 발어사로 도리어, 다시, 반대로

() : 어조사로 ...일뿐.

() : 사역동사로 .....로 하여금 ....하게 함.

() : 동사로 뒤덮다.

   

그리고 단원 김홍도가 최치원의 이 시를 畵題로 적어 

그림의 제목이 <홍류동>이 된 그림이 있다.


아울러 신증동국여지승람 권30에는 狂奔狂噴으로 적혀 있다.

 

그리고 한강(寒岡) 정구(鄭逑1543-1620)는 유가야산록(遊伽倻山錄)~~으로 적었다.

 

칠칠께서 화제로 쓴 고운의 시를 계곡 바위에 누군가 새겨놓았다.

좌우에 여러 사람들이 자신의 이름을 새겨 놓아 어지러웠다.


덧붙혀 대구의 종현스님이 홍류동 및 가야산 일대 석각을 선비문화로 이해하자

<寶藏千秋(보장천추) : 비밀의 계곡>이라는 책을 썼다.


나는 스님의 주장에 찬동하지 않는다.

자연의 돌에다 글을 새긴다는 것은 현학이고, 권세를 자랑하며 유흥을 즐긴 자들의 오만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에 가면 아주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