涉世淺 點染亦淺 섭세천 점염역천
歷世深 機械亦深 역세심 기계역심
故君子 고군자
與其練達不若朴魯 여기연달불약박로
與其曲謹不若疎狂 여기곡근불약소광
세상 살이가 얕으면 더럽게 물드는 것도 얕다.
세상 겪기가 깊으면 세상 대하는 기교도 깊다.
그래서 군자는
단련하여 통달함보다는 소박하고 둔함을 쫓고
신중하고 조심함보다는 얽매이지 않음을 쫓는다.
涉世(섭세) : 세상을 살아나감, 세상살이
《晉書진서,孔衍傳공연전》에 진혜왕 夷吾이오를
博學不及衍 박학불급연
涉世聲譽過之 섭세성예과지
박학함은 공연에 미치지 못하나
세상을 겪은 명성은 그를 뛰넘는다. 라며
공자의 22대 후손 공연에 빗댄 글에 보인다.
淺(천) : 얕다, 작다.
點染(점염) : (진흙탕 세상에)조금씩 젖어 물듦
두보의 팔애시중 鄭虔정건을 기린 시에
蒼苔點染雲生靨 창태점염운생엽
老雨淋漓鐵漬痕 노우림리철지흔
푸른 이끼가 점점 물들어 구름에 보조개가 나고
늦은 비 뚝뚝 흥건하여 철갑에 자욱을 물들이네.
라고 적었다. <故著作郞貶台州司戶滎陽鄭公乾>
歷世(역세) : 세상살이를 겪다.
機械(기계) : 본디 기술이 장착된 도구나 책략이다.
이 글에서는 일을 처리하거나 사람 대하는 심사다.
송나라 邵雍(소옹,1011-1077)의 <旋風吟선풍음>에
安有太平人不平 안유태평인불평
人心平處固無爭 인심평처고무쟁
棊中機械不願看 기중기계불원간
琴裏語言時喜聽 금리어언시희청
어찌 태평에 사람의 불평이 있겠는가
사람 마음이 평온하니 진실로 다툼이 없노라
바둑판의 기교와 책략도 보길 바라지 않고
거문고 속의 말들도 때로는 기쁘게 들리노라
라는 싯구에서 보인다.
與(여) : ...보다는, 더불다, 더하다.
《史記사기,項羽本紀항우본기》에 항우와 장량이
항우의 숙부 항백에 대해 대화하는 대목은 이렇다.
沛公曰孰與君少長 패공왈숙여군소장
良曰長於臣 양왈장어신
패공이 묻길“누가 그대보다 나이가 적고 많은가?”
장량이 답하길“항백이 신보다 나이가 많습니다.”
라는 내용에 與의 쓰임과 같다.
《戰國策전국책,魏策위책》에 安陵君안릉군이
專諸전제, 聶政섭정, 要離요리 때의 징조를 말하며
與臣而將四矣 여신이장사의
신과 합하여 넷이 되는 것입니다. 라며 왕에게 말하는
與의 쓰임과 통한다.
練達(연달) : 단련하여 막힘없이 통달함.
不若(불약) : ...만 못하다, ...에 쫓지 않다
《孟子맹자·梁惠王下양혜왕하》에
獨樂樂 與人樂樂 독락안 여인락락
孰樂 不若與人 숙락 불약여인
與少樂樂 與衆樂樂 여소락락 여중락락
孰樂 不若與衆 술락 불약여중
혼자 음악을 즐기는 것과 사람과 함께 즐기는 것,
뭐가 즐겁습니까?“사람과 함께 듣는 것만 못하네.”
적은 이와 음악을 즐기는 것과 많은 이와 즐기는 것
어느 것이 즐겁습니까?“대중과 듣는 것만 못하네.
朴魯(박로) : 소박하고 둔함, 어리석고 미련함.
宋나라 명장 岳飛(악비,1103-1141)의
《辭少保第四札사소보제사찰》안에
臣性資朴魯 신성자박로
久叨寵榮 구도총영
每惧滿盈 弗克負荷 매구만영 불극부하
신의 성질이 소박하고 둔한데
오래도록 총애와 영화를 입어
매번 염려됨이 가득 차 짊어질 수가 없습니다.
라는 글이 출처 중의 하나다.
曲謹(곡근) : 신중하고 삼감(조심함)
朱熹(주희,1130-1200)의 <答或人답혹인>에
鄕原是一種小斂曲謹 향원시일종소렴곡근
阿世徇俗之人 아세순속지인
마을의 위선자들은 사소한 일에 얽매이고 삼가고
세속에 아첨하고 속됨을 쫓는 이들이다.
라는 글에 보인다.
疎狂(소광) : 제멋대로 얽매이지 않음
狂放不羈(광방불기)적인 풍모와
거칠고 경솔한 태도를 말한다.
당나라白居易(백거이,772-846)의 장편시
<代書詩一百韻寄微之대서시일백운기미지>에
疏狂屬年少소광속년소
閑散爲官卑한산위관비
제멋대로 얽매지 않음은 나이 어린 것에나 있는 것
한가로이 노닐다가는 벼슬이 낮아지리라.
라는 싯구가 초반에 적혔다.
- 81편에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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