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근담(菜根譚)/전집

127. 困苦窮乏 鍛鍊身心 곤고궁핍 단련신심

허접떼기 2024. 6. 16. 20:56

김득신의 대장간 일부

橫逆困窮 횡역곤궁

鍛鍊豪傑的一副鑪錘 시단련호걸적일부노추

能受其鍛鍊則身心능수기단련즉신심교익

不受其煅煉則身心交損 불수기단련즉신심교손

 

느닷없이 어그러져 궁하고 구차해진 처지를

호걸은 하나의 용광로요 쇠망치로 단련함이다.

단련을 받을 수 있다면 몸과 마음이 서로 이롭고

단련을 받지 못하면 몸과 마음 서로 잃는다.

 

橫逆(횡역) : 이치에 어그러짐, 뜻밖의 불행

困窮(곤궁) : 처지가 난처하고 딱함

 가난하여 살림이 구차함, 중국은 窮困으로 쓴다.

鍛鍊(단련) : 몸과 마음을 굳세게 함/단련하다.

  鍛煉 煅煉으로도 쓴다.

  後漢후한 王充(왕충25-220)은 그의 명저

  《論衡논형<率性솔성>

  夫鐵石天然 부철석천연

  尙爲鍛鍊者變易故質 상위단련자변역고질

  況人含五常之性 황인함오상지성

  賢聖未之熟鍛鍊耳 현성미지숙단련이

  奚患性之不善哉 해환성지불선재

  무릇 날 것의 쇠와 돌은

  반드시 단련을 하면 본디 바탕이 바뀌게 된다.

  하물며 오상의 본성을 품은 사람은

  성현이 아직 그를 익히 단련하지 않았을 뿐인데

  어찌 본성이 좋지 않다 걱정하는가?

  라 적고 있다.

一副(일부) : 따라붙는 하나의 수단, 능력(=一付)

鑪錘(노추) : 爐錘, 爐搥로도 쓴다

  단련하다, 직역은 용광로와 쇠망치다.

 鑪는 화로, 용광로로 와 같은 뜻을 가지며

 錘는 쇠망치, 쇠망치로 치다, 단련하다를 뜻한다.

 錘煉추련과 같다.

 송대 시인 蘇東坡(소동파, 蘇軾)

 <次韻孫莘老見贈時차운손신노견증시>

 爐錘一手賦形殊노추일수부형수

 造物無心敢忘渠 조물무심감망거

 하나의 뛰어난 모습을 갖추려 단련하였으나

 조물주는 무심히도 감히 그를 잊었노라!

 는 싯구가 있다.

() : 서로, 상호

 

 

이 글을 읽고 나면

孟子맹자<告子章고자장> 하편의

天將降大任于斯人也 천장강대임우사인야

必先勞其心志 필선로기심지

苦其筋骨 고기근골

餓其體膚 아기체부

窮乏其身行 궁핍기신행

拂亂其所不能 불란기소불능

是故動心忍性 시고동심인성

增益其所不能 증익기소불능

人恒過然後能改 인항과연후능개

困於心衡於慮而後作 곤어심형어려이후작

徵於色發於聲而後喩 징어색발어성이후유

하늘이 장차 이 사람에게 큰 일을 내리려 하면

반드시 먼저 그 마음과 의지를 지치게 하고

뼈마디가 꺾어지는 고난을 당하게 하며

그 몸을 굶주리게 하고

그 생활을 빈궁에 빠뜨려

하는 일 마다 어지럽게 하느니라.

이는 마음을 움직여 참을성을 길러주며

할 수 없었던 일도 할 수 있게 하기 위함이다.

사람들은 늘상 잘못한 후에야 고칠 수 있고

마음에 시달리고 걱정에 가늠한 후에야 하고

얼굴에 나타내고 소리를 낸 후에야 깨우친다.

라는 글귀가 떠오른다.

등소평도 자주 읽었다는 문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