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근담(菜根譚)/전집

129. 戒疏於慮 警傷於察 계소어려 경상어찰

허접떼기 2024. 6. 13. 19:56

精明渾厚 산동 빈주(濱州) 광통노가구점내 목판편액

 

害人之心不可해인지심불가유

人之心不可無 방인지심불가무

此戒차계소어려야

 

寧受人之 영수인지기

人之 무역인지사

此警傷於차경상어찰야

 

二語竝存 이어병존

精明渾厚 정명이혼후의

 

남을 해치려는 마음은 있으면 안 되고

남을 지키려는 마음은 없으면 안 된다.

이것은 염려하여 서로 멀어짐을 삼가함이다.

 

차라리 남의 기만을 받을지언정

미리 남의 속임을 헤아리지 마라!

이것은 지나치게 따져 다칠라 깨우치는 것이다.

 

이 두 말을 아울러 간직하여

세심하고 밝게 하고 수수하며 무거워야 한다.

 

不可(불가) : ..해서는 안 된다, ..할 수가 없다

() : 지키다, 막다

() : 친하지 않다. 사이가 멀다, 소홀하다

() : 걱정, 염려, 사고

() : 사기, 기만(欺瞞)

() : 미리 앞서 생각하다(揣度췌탁,豫測예측)

論語논어<憲問헌문>33장에

子曰不자왈불역사

不億不信 불억불신

抑亦先覺者是賢乎 억역선각자시현호

공자가 말하였다

남이 나를 속일까 미리 헤아리지 마라.

남이 나를 믿어주지 않을까 억측하지 마라.

또한 먼저 깨닫는 자는 어진 것이다.”

라는 글이 있고

 

금나라 학자 王若虛(왕약허,1174-1243)

《〈論語논어辨惑四변혹4

蓋此乃甚之辭 개차내심어사

非眞語師對也 비진어사대야

學者當以意학자당이의역지

대개 이것은 심한 말이며

스승이 답할 진정한 말은 아니다.

학자는 마땅히 뜻을 미리 헤아려야 한다.

는 내용이 있다. -五經辨惑오경변혹에서

왕약허는 고전의 어구의 잘못을 지적했다.

 

() : 속임, 거짓

() : 너무 자세히 보다(=察察찰찰)

  察은 본디 살피다를 뜻하는 데 

  이글에서는 편견, 독선의 의미도 포함한다.

 《莊子장자》<雜篇잡편>33 天下천하 제1장에

  道德不一 도덕불일

  天下多得一焉以自好 천하다득일찰언이자호

  도덕은 하나가 아니다.

  천하가 얼마나 하나를 너무 들여다보고

  절로 좋아하는가? 라는 구절이 있다.

 

竝存(병존) : 두 가지 이상 존재하다(보존하다)

精明(정명) : 세심하고 밝다(똑똑하다)

  깨끗하고 밝음, 참되고 거짓이 없음

  《國語국어<楚語초어>편에

  昭王소왕에게 觀謝父관사보가 답한 글로

  夫神以精明臨民者也 부신이정명임민자야

  故求備物 不求豊大 고구비물 불구풍대

  무릇 신은 자세하고 밝게 백성에게 임하기에

  마련된 제물을 바라지, 큰 것을 구하지 않습니다.

  라 적혔는 바 精明은 꼼꼼하고 분명함을 뜻한다.

 

  《禮記예기<祭統제통>편에

  是故君子之齊也 시고군자지제야

  專致其精明之德也 전치기정명지덕야

  ......

  齊者精明之至也 제자정명지지야

  然後可以交于神明也 연후가이교우신명

  그래서 군자는 몸을 가지런히 한다.

  오로지 정명의 덕을 다한다.

  ......

  가지런히 함은 정명의 끝이다.

  그런 뒤에 신명과 만날 수 있는 것이다.

  이 글에서 정명은 깨끗하고 밝음을 뜻한다.

 

渾厚(혼후) : 수수하고 성실하다

  (시와 문장이) 소박하고 무게있다.

 당송팔대가의 하나로 南豐남풍 선생이라 불린

 송대 曾鞏(증공,1019-1083)

  <館中祭丁元珍文관중제정원진문>

  子之爲人渾厚平夷 자지위인혼후평이

  不阻爲崖不巧爲機 부조위애불후위기

 그대의 사람됨이 수수하고 무게있고 편안하며

 험하지 않는 절벽이며 닳지 않는 틀이로다.

 라는 평가의 글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