山河大地已屬微塵 산하대지이속미진
而況塵中之塵 이황진중지진
血肉身軀且歸泡影 혈육신구차귀포영
而況影外之影 이황영외지영
非上上智無了了心 비상상지무요요심
온 산하 대지가 이미 작은 티끌에 속하는데
하물며 티끌 안의 티끌이니
피와 살, 몸 또한 물거품과 그림자로 돌아가는 데
하물며 그림자 밖의 그림자이니
최고의 지혜가 아니면 깨닫는 마음은 없으리.
微塵(미진) : 아주 작은 티끌이나 먼지
불교용어로 설일체유부(說一切有部)에서는
색(色)을 계속 나누었을 때 더 나눌 수 없는 것을
극미(極微)라 하고
중앙과 동서남북상하 6방의 극미가 모여진 물질을
微 또는 微塵(미진, anu-rajas)이라 한다.
況(황) : 하물며
血肉(혈육) : 피와 살, 혈육
身軀(신구) : 몸과 허우대, 체구
泡影(포영) : 물거품과 그림자. 덧없음을 이르는 말
泡影은 落空(낙공)과 같은 말로
《金剛經금강경》<應化非眞分응화비진분>에
一切有爲法 如夢幻泡影 일체유위법 여몽환포영
모든 중생이 미혹으로 거듭되는 윤회의 세계는
꿈이요 환상이요 물거품이요 그림자니라.
라는 사구게의 내용이 있다.
影外之影(영외지영) : 실체가 없는 것
사람에게서 명예와 이익과 권위 같은 것은
거울 속의 꽃이요 물 속의 달처럼
눈 깜짝할 사이에 사라지는 것이다.
약탄(若坦) 영해대사(影海大師,1668-1754)가 남긴
시집초(詩集抄) 서문에
天若覆釜焉
地若平盤焉 山如雲焉
舟如月焉 沙如雪焉 島如星焉
扶桑若薺焉
大鵬若蠛焉
此皆天地影外之影也
하늘은 솥을 엎어놓은 것 같고,
대지는 평평한 쟁반 같으며, 산은 구름 같고
배는 달 같고 모래밭은 눈 같고 섬은 별 같고
동해 신기한 나무는 냉이 같고
큰 붕새는 작은 날벌레 같으니,
이는 모든 천지 그림자 바깥의 그림자인 것이다.
라고 적었다.
上上(상상) : 가장 좋은,
부처의 깨달음을 無上上이라 한다
당나라 승려 한산(寒山)의 시<詩三百三> 275번째에
上上高節者 鬼神欽道德 상상고절자 귀신흠도덕
가장 절개가 높은 자는 귀신도 그 도덕을 공경하네.
라는 싯구가 있다.
了了(요료) : 분명히 알다, 맑고 빛나다
동진(東晉) 원굉(袁宏,328-376?)이 쓴
《後漢紀후한기》<獻帝紀헌제기>에
小時了了者 소시료료자
至大亦未能奇也 지대역미능기야
어려서 분명히 깨달은 자는
커서도 뜻밖일 수 없네
라 적었고
이백(李白,701-762)의 <代美人愁鏡대미인수경>은
明明金鵲鏡 了了玉臺前 명명금작경 요료옥대전
밝디 밝은 까치 무늬 거울이
옥대 앞에서 맑고 빛나네
로 시작한다.
'채근담(菜根譚) > 후집' 카테고리의 다른 글
235. 盛宴散後 興味索然 성연산후 흥미삭연 (1) | 2024.03.29 |
---|---|
236. 會個中趣 破眼前機 회개중취 파안전기 (1) | 2024.03.27 |
238. 苦短人生 何爭名利 고단인생 하쟁명리 (1) | 2024.03.26 |
239. 極端空寂 過猶不及 극단공적 과유불급 (0) | 2024.03.24 |
240. 得休便休 了時無了 득휴변휴 요시무료 (1) | 2024.03.2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