蘆花被下 臥雪眠雲 노화피하 와설면운
保全得一窩夜氣 보전득일와야기
竹葉杯中 吟風弄月 죽엽배중 음풍농월
躱離了萬丈紅塵 타리료만장홍진
갈대꽃 솜이불 아래 눈에 누워 구름 속에서 잠자면
둥지 하나로 밤의 좋은 기운을 온전히 지키리라
댓잎잔에 바람을 읊고 달을 보며 시를 짓노라면
벌겋게 치솟아 불거진 먼지 같은 속세를 피하리라!
蘆花(노화) : 갈대꽃
蘆花被는 갈대꽃 솜으로 만든 이불로
거칠고 질이 낮은 투박함을 말한다.
窩(와) : 움집, 둥지
一窩는 한 배, 한 우리를 일컫기도 한다
夜氣(야기) : 한밤에 자라는 좋은 기운,
맹자가 한 말로 모든 것이 잠든 밤이나 새벽의
청정하고 잡념없는 순수한 마음가짐을 말한다.
《맹자孟子,고자상告子上》편에
梏之反覆 곡지반복
則其夜氣不足以存 즉기야기부족이존
夜氣不足以存 야기부족이존
則其違禽獸不遠矣 즉기위금수불원의
얽매임이 반복되면
밤의 기운이 존재하기에 부족하고
밤의 기운이 존재하기에 부족하면
금수와 다름이 멀지 않다.
라는 글귀가 있다.
吟風(음풍) : 바람을 읊다, 시를 짓다
당나라 시인 양거원(楊巨源)의 <홍선전紅綫傳>에
忽聞曉角吟風 홀문효각음풍
一葉墮落 驚而試問 일엽타락 경이시문
即紅綫回矣 즉홍선회의
문득 새벽을 알리는 뿔나팔 소리가 바람을 읊어
한 잎이 떨어지자 놀라며 물어보자
홍선이 돌아갔다.
는 내용이 있다
弄月(농월) : 달을 감상하다
이태백의 《별산승別山僧》에
何處名僧到水西
乘舟弄月宿涇溪
어디가 고승이 이른 곳인가? 수서(압지하)로다.
배를 타고 달을 보며 경수에서 묵었노라
고 적었다.
吟風弄月은 당나라 범전정(范傳正)이 쓴
이태백 묘지명《이한림백묘지명李翰林白墓志銘》에
吟風詠月 음풍영월
席地幕天 석지막천
바람을 읊고 달을 노래하며
땅을 자리로 삼고 하늘로 장막을 쳤네.
라는 구절이 출처라면 출처다
躱離(타리) : 무언가로부터 떨어져 피하다
了(료) : 앞 동사가 완료되었음을 말한다.
《서유기西遊記》67에
話說三藏四衆 화설삼장사중
躱離了小西天 忻然上路 타리료소서천 흔연상로
말하노니 삼장과 사부중은
소서천을 멀리 피하여 기쁘게 길에 올랐다.
라는 내용이 있다.
萬丈紅塵(만장홍진) : 높이 솟아 오른 붉은 먼지
萬丈은 대단한 기세를 말하며
紅塵은 거마가 달려 햇볕에 벌겋게 보이는 먼지로
번거롭고 속된 세상을 비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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