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근담(菜根譚)/후집

288. 流水洛花 身心常靜 유수낙화 신심상정

허접떼기 2024. 1. 12. 01:12

장월강(張月崗)의 죽요월영정(竹搖月影靜)중에서

古德고덕운

竹影掃階塵不動 죽영소계진부동

月輪穿沼水無痕 월륜천소수무흔

吾儒오유운

水流常靜 수류임급경상정

花落雖頻自閒 화락수빈의자한

人常持此意 인상지차의

應事接物 이응사접물

身心何等自在 신심하등자재

 

옛 고승은 말했다.

대 그림자가 섬돌을 쓸어도 먼지는 움직이지 않고

둥근 달빛이 연못을 뚫어도 물은 흔적도 없다고

우리 유가에서 말했다.

물이 설사 급히 흘러도 심경은 늘 고요하고

꽃이 비록 자주 떨어져도 뜻은 절로 한가하다고

사람이 늘상 이런 뜻을 가지고

세상사에 맞춰 처리하고 교제한다면

심신이 얼마나 편안하겠는가!

 

古德(고덕) : 옛 고승(高僧)으로 송대 지선(志璇)

 지선의 시<게오수偈五首·기사其四>

 聲色頭上睡眠 성색두상수면

 虎狼群裏安禪호랑군리안선
 荊棘林内翻身 형극임내번신

 雪刃叢中遊戲설인총중유희
 竹影掃階塵不動 죽영소계진부동

 月穿潭底水無痕월천담저수무흔

 성색은 머리 위에서 잠들어도

 범과 이리떼 속에서 편히 참선하네.

 가시나무 숲속에 몸을 돌려도

 예리한 칼날 무리에서도 놀고 즐기네.

 대 그림자가 섬돌을 쓸어도 먼지는 움직이지 않고

 달빛이 연못 바닥을 뚫어도 물은 흔적도 없네.

에서 나온 글이다.

() : 빗질하다

() : 섬돌, 계단

() : 먼지, 티끌

吾儒(오유) : 우리 유가.

여기서는 북송대 학자인 소옹(邵雍,1011-1077)이다

소옹은 주돈이, 장재, 정호,정이와 북송5자라 불린다.

그의 시 <천진감사26天津感事二十六首>중 첫 번째

 水流任急境常静수류임급경상정

 花落雖頻意自閑화락수빈의자한
 不似世人忙裏老불사세인망리로

 生平未始得開顔생평미시득개안

 물이 설사 급히 흘러도 형편은 늘 고요하고

 꽃이 비록 자주 떨어져도 뜻은 절로 한가하다

 세인들이 바쁜 가운데 늙음과 같지 못하고

 평생토록 여태 얼굴이 피어본 적이 없네

() : 설사...해도, 마음대로 하다

() : 심경, 형편, 처지, 경우

() : 우러나오는 마음.

應事(응사) : 세상사를 처리하다

열자列子·설부說符

投隙抵時應事無方屬乎智 투극저시응사무방속호지

틈을 보아 때를 맞춰 일을 처리함에 구애가 없다면

지혜에 속할 것이다. 라는 내용이 있다.

接物(접물) : 남과 교제하다/사물에 접하다

태평어람太平御覽卷 七四윤문자尹文子

 盲者不觀 無以接物 맹자불관 무이접물

 눈이 먼 자는 볼 수 없으니

 사람과 사귈 수 없느니

라는 글에서 찾을 수 있다.

何等(하등) : 어떤, 얼마나 / 아무런

自在(자재) : 편안하다, 안락하다

 

판교 정섭(鄭燮)의 소상죽영(瀟湘竹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