眼看西晉之荊榛 안간서진지형진
猶矜白刃 유긍백인
身屬北邙之狐兎 신속북망지호토
尙惜黃金 상석황금
語云 어운
猛獸易伏 맹수이복
人心難降 인심난항
谿壑易塡 계학이전
人心難滿 인심난만
信哉 신재
서진의 황량한 가시덤불 보고나니
마치 시퍼런 칼 날을 뽐내듯 하네.
몸은 북망산 여우와 토끼 안에 있는데
아직도 황금을 아끼려는가!
옛말에
맹수는 굴복하기 쉬우나
사람의 마음은 항복하기 어렵고
계곡 골짜기 메우기는 쉽지만
사람의 마음 채우기는 어렵다 한다.
정말이구나!
眼看(안간) : 순식간에, 이제, 곧/눈으로 보다
西晉(265-316)은 위, 촉, 오의 삼국을 통일한다.
위나라 신하 사마의가 정권을 장악한 후
자식에게 권력을 물려주고
손자인 사마염에 의해 세워진 진나라는
사마염의 아들인 무능한 혜제가 위를 이어
황후의 농락과 신하의 선동으로
왕실의 권위는 무너지고
왕자의 난과 영가의 난이 겹쳐
끝내 흉노에게 멸망한다.
황족의 일원인 사마예가
강남 건업에서 진나라를 재건하여
동진을 세웠고(317년) 100년을 이어가다
남조의 송에게 멸망하였다(419년)
후한이 망하고 삼국시대를 거쳐
진에 의한 통일과 서진의 멸망에 이어
북쪽의 5호 16국, 동진의 탄생과
그 후 송-제-양-진의 남조가 난립한 시기를
위진남북조라 한다.
荊榛(형진) : (가시덤불)덩굴이 우거진 모양
황량한 어감을 전달한다.
위(魏)나라 조조의 아들 조식(曹植,192-232),
칠보시(七步詩)로 유명한 그가 지은
<귀사부歸思賦>에
城邑寂以空虛 성읍적이공허
草木穢而荆榛 초목예이형진
성읍이 적막하여 텅 비었고
초목은 거칠어 덤불이 우거졌네
라는 구절이 있다 荆蓁로 쓰기도 한다
矜(긍) : 뽐내다, 자만하다
白刃(백인) : 시퍼런(예리한) 칼날, 벗겨진 칼
北邙(북망) : 낙양 북쪽 산.
한(漢)이후 황제, 황후, 공경의 묘지로 쓰임
중국인에게 살아 소주 항주, 죽어 북망이란
생재소항 사장북망(生在蘇杭 死葬北邙)말이 있다
당대 시인 심전기(沈佺期)의 <망산邙山>에
北邙山上列墳塋 북망산상렬분영
萬古千秋對洛城 만고천추대낙성
城中日夕歌鍾起 성중일석가종기
山上唯聞松柏聲 산상유문송백성
북망산 위 늘어선 무덤들
만고의 세월 낙양성을 마주하는데,
성 안은 밤낮으로 풍류 소리 일지만
산 위는 그저 송백을 스치는 바람 소리뿐이네
라는 구절이 있다.
尙(상) : 오히려, 아직
惜(석) : 아끼다, 소중히 여기다
당대 서인(徐寅)의 <인생기하부(人生幾何賦)>에
眼看西晉之荊榛 ~ 尙惜黃金까지의 내용이 있다
伏(복) : 굴복하다
谿壑(계학) : 골짜기 계곡
아주 큰 욕심을 谿壑之慾계학지욕,
줄여 학욕壑欲이라 한다.
塡(전) : 메우다, 채우다
信(신) : 형용사로 확실하다, 정말이다
谿壑易塡 人心難滿의 출처를 찾아보면
남송대 고승 보제(普濟)의《五燈會元》권18에
불일선사(佛日禪師)와 제자승의 대화에 있다.
僧問 如何是祖師西來意
師曰 一宿二宿程 千山万山月
曰意旨如何
師曰朝看東南暮看西北
曰向上更有事也無
師曰人心難滿谿壑易塡
승려 “조사께서 서쪽으로 간 뜻은 무엇입니까?”
선사 “하루 자고 이틀 자면 온 산이 달이다.”
승려 “말씀의 요지는 무엇입니까?”
선사 “아침엔 동남쪽을 저물면 서북쪽을 보거라”
승려 “위를 보면 곧 일이 일어납니까? 없는데요”
선사 “인심 채우기 어렵고 골짜기 메우기는 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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