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근담(菜根譚)/후집

310. 人有眞境 卽可自愉 인유진경 즉가자유

허접떼기 2023. 12. 18. 17:59

자귀나무

人心有個眞境 인심유개진경

而自恬愉 비사비죽이자염유

而自淸芬 불연불명이자청분

念淨境空 수염정경공

慮忘形釋 여망형석

得以游衍其中 재득이유연기중

사람 마음에 있는 하나의 참된 지경은

악기를 연주하는 것이 아닌 절로 즐기는 것이다.

담배도 차도 아닌 절로 맑고 향기로운 것이다.

반드시 생각을 깨끗이 하고 경계를 비우며

근심을 잊고 자신의 존재를 잊어버려야만

겨우 그 안에서 노니며 즐길 수 있느니라.

 

() : 낱낱, 하나

眞境(진경) : 본바탕을 잘 나타낸 참다운 지경

絲竹(사죽) : 관현 악기

 絲는 현악기를 은 관악기를 말함

恬愉(염유) : 자족하며 즐거움을 말한다.

장자莊子<도척盜跖>

무족(無足)과 지화(知和)가 나누는 대화에

慘怛之疾 恬愉之安 不監於體

참달지질 념유지안 불감어체

참혹하고 슬픈 질병, 평온하고 즐거운 안락을

자신의 몸에 비춰보지 않고라는 글이 있다

성현영(成玄英,당대 도학자)

恬愉이라 주해했다.<莊子疏>

() : 연기, 담배

() : 차나무의 싹

 茗대신 이라 적은 책도 있다.

 이 때의 음식을 공손히 드린다의 뜻이다.

(청) : 고결한 덕행, 향기롭다.

북송 한기(韓琦,1008-1075)야합시夜合诗

所愛夜合花 淸芬踰衆芳 소애야합자 청분유중방

이란 싯구가 있다.

자귀나무 꽃을 아끼는 것은 뭇 꽃 향보다 맑아서네

라는 뜻이다. 이 때의 淸芬은 맑은 향기를 말한다.

西晉 육기(陸機,261-303)문부文賦

咏世德之駿烈 영세덕지준렬

誦先人之淸芬 송선인지청분 라는 문장이 있는데

이어진 덕의 빼어남을 읊고

선조의 맑은 향기를 칭송한다.라 해석되는데

여기서의 淸芬은 고결한 덕행을 말한다.

() : 반드시 ...하여야 한다

形釋(형석) : 자기 신체적 존재를 잊어버리다.

은 실체, 본체를 은 사라지다, 벗다를 뜻한다.

열자列子<황제皇帝>

心凝形釋 骨肉都融 심응형석 골육도융

응어리 없이 자신의 존재를 잊어버리고

뼈와 살이 모두 녹아내렸다는 데서 볼 수 있다.

() : 겨우, 조금

游衍(유연) : 놀고 즐기다.

其中(기중) : 眞境의 안